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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나의나라' 장혁이 '사극 장인'이란 호칭에 대해 "다음 사극에선 왕 역할을 하고 싶다"는 욕심을 드러냈다.
"전 처음부터 다작했어요. '모델' 이후에 영화 '짱' 찍고, '학교'에 '정글쥬스', '명랑소녀 성공기', '대망'까지 쉴새없이 찍었죠. 군대 갔다와서도 '불한당', '타짜', '추노', '마이더스', 중국 드라마 '애상여주파' 줄줄이 했죠. 23년 동안 쉰 적이 군대 있을 때밖에 없어요."
쉴새없는 다작의 포인트는 '출근'이다. 장혁은 일찌감치 집을 떠나 서울에서 연기자로 활동했고, 오랫동안 한 회사에 몸담고 있다. 때문에 "집보다 소속사 사무실이 편해 매일매일 출근한다"는 뜻밖의 속내를 드러냈다. 연습실도 따로 있고, 들어오는 대본들 살펴보기도 좋다는 것. 장혁은 "현장에서 배우는 게 워낙 많다. 지금 내 연기력은 현장에서의 배움으로 완성됐다"고 강조했다.
"제가 무술을 하긴 하지만, 무술과 액션, 무용은 또 다른 거거든요. 막연하게 그림으로만 나오면 안되고, 그 액션과 함께 감정이 어떻게 표출되어야할까 항상 고민해야도는데, 그런 건 현장에서 배워야돼요. 또 내 연기 보완할 점을 찾고, 몰랐던 직업 같은 거 공부하고…배우는 결국 경험 많이 쌓고 노력하는 사람이 이기는 직업입니다. 어제와 오늘의 나는 그리 다르지 않겠지만, 1년 2년 3년 쌓인 시선과 트렌드와 경험이 완전히 다른 배우를 탄생시키거든요. 전 맞는 작품이 있다면 계속 하고 싶어요."
이처럼 많은 작품에 출연했지만, 장혁에겐 '사극 장인'의 이미지가 있다. '추노'와 '뿌리깊은 나무', '빛나거나 미치거나', '장사의 신-객주' 등에서 보여준 연기가 시청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 덕분이다. '나의 나라'는 그런 장혁의 커리어에 또하나의 빛나는 한줄로 기억될 예정이다. 그가 유독 사극을 선호하는 이유가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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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혁이 말하는 사극은 정통과 퓨전을 가리지 않는다. '나의 나라'는 주요 인물인 서휘(양세종), 남선호(우도환), 한희재(김설현) 등이 허구 인물이지만, 장혁이 맡은 이방원과 김영철의 이성계가 교차하는 씬만 보면 더할나위없는 정통 사극처럼 보인다. 하지만 장혁은 "그렇다고 '나의 나라'가 '조선왕조 500년'은 아니지 않나. 대하 사극도 아니고. 정통이니 퓨전이니를 따지고 싶진 않다"며 웃었다.
"아마 시청자들은 말투 면에서 가장 다르게 느끼는 것 같아요. 예를 들어 '객주'를 할 때는 상인 역을 맡았는데, 배우들의 평균 나이가 40대 중반에서 50대더라구요. 어린 배우들은 많지 않고. 그러다보니 연기 톤 자체가 대하사극처럼 되더라구요. '나의 나라'도 왕가에서 쓰는 말투와 민초들이 쓰는 말투는 좀 다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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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나거나 미치거나'만 고려시대고. 나머진 다 조선시대였어요. 그런데 사실 조선이 재미있는 것 같아요. 다만 해보고 싶다면 진짜 왕 연기를 한번 해보고 싶긴 해요. 이방원도 했고 광종도 했지만, 다 왕이 되기 전에 극이 끝나버렸거든요."
장혁이 그간 선보인 사극 캐릭터 중 가장 사랑받는 것은 역시 '추노'의 이대길이다. 한때 장혁에겐 '연기하는 캐릭터마다 이대길이 보인다'는 평이 꼬리표처럼 따라다니기도 했다. 하지만 '나의 나라'를 통해 장혁은 10여년간 드리워졌던 '이대길(추노)'의 그림자를 벗어던졌다. 장혁은 "전 대길이를 오래 전에 잊었다. 다음 작품을 해야되니까"라며 "'추노'가 벌써 11년 됐는데, 오랫동안 기억해주는 팬들이 많아 감사하다"며 웃었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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