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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생활 잘 하네" VS "롤모델" 레전드 전주원X임영희의 유쾌한 수다

김가을 기자

기사입력 2019-08-20 06:40


아산 우리은행의 전주원 코치(왼쪽)와 임영희 코치.

[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어머, (임)영희가 사회생활을 잘 하는 것 같네요."

전주원 아산 우리은행 코치가 깜짝 놀란 듯 말했다. '호호' 그의 웃음소리가 체육관에 울려 퍼졌다.

2019~2020시즌. 우리은행 코치진에 변화가 있다. 지난 시즌을 끝으로 은퇴한 임영희가 지도자로 변신, 우리은행 벤치에 앉는다. 이로써 우리은행은 기존 전주원 코치에 임 코치가 합류하며 두 명의 여성 코치가 탄생했다. WKBL을 대표하는 두 명의 '레전드' 전주원과 임영희가 지키는 벤치는 또 다른 기대감을 갖게 한다.

노력도 하는 무서운 천재, 전주원 코치

전 코치는 요즘 하루 24시간이 부족하다. 코앞으로 다가온 박신자컵에서 위성우 감독을 대신해 지휘봉을 잡아야 하기 때문. 전 코치는 대학팀과의 연습 경기에서 실전 감각을 익히며 선수단을 지휘하고 있다.

사실 밖에서 보는 전 코치는 '꽃 길'만 걸은 엘리트다. 그는 일찌감치 '천재가드'로 이름을 날렸다. 긴 설명이 필요 없는 선수였다. 국가대표로서의 활약도 빼어났다. 2000년 시드니올림픽에서는 한국 농구 사상 최초로 트리플더블을 달성했다. 1999년 아시아선수권 우승, 2002년 아시안게임 준우승을 차지했다. 그야말로 얼굴이 명함인 대표 레전드다. 코치 생활을 시작한 뒤에도 줄곧 우승컵을 들어 올리며 성공적으로 커리어를 쌓고 있다.

쉽게 이뤄진 것은 없다. 위 감독은 "전 코치는 뭐든 잘한다. 천재다. 부럽다. 그런데 노력까지 한다. 그래서 더 대단하다"고 칭찬했다. 그렇다. 전 코치는 지금도 선후배들을 보며 장점을 흡수하고 있다. 이제 막 지도자의 길에 접어든 임영희를 보면서도 배운다.

"영희에 대한 평가는 한결같아요. 제가 선수일 때도, 코치일 때도 '성실한 선수'라는 말이 가장 먼저 나왔어요. 맞아요. 성실하게 자기 관리를 하지 않으면 마지막까지 최고의 모습으로 뛸 수가 없어요. 긴 시간을 한결 같이 뛰었잖아요. 정말 대단해요. 코치로서도 마찬가지에요. 농구할 때처럼 성실하고 똑똑하게 잘 하고 있어요. 저도 영희를 보면서 많이 배워요."


아직은 낯선 '코치' 임영희, 롤모델 있기에 든든

임 코치는 전 코치와는 사뭇 다른 길을 걸었다. 뒤늦게 전성기를 맞이한 대기만성형 레전드다. 지난 2009~2010시즌 우리은행으로 이적한 뒤 만개했다. 전 코치의 말처럼 성실함이 원동력이다. 그는 WKBL 사상 최초로 정규리그 600경기 출전의 금자탑을 쌓기도 했다. 지난해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에서는 남북단일팀의 맏언니로 활약했다.

길었던 선수 생활을 마감하고 이제 막 지도자 길에 접어든 임 코치. 아직은 모든 것이 낯선 듯했다. "많이 어색하기는 한데 그래도 지금은 많이 나아진 편이에요. 처음에는 어디에 서 있어야 할지도 잘 모르겠더라고요."

임 코치를 이끌어주는 빛은 다름 아닌 전 코치다. "얼마 전에 감독님께서 '선수로, 지도자로 늘 최고의 길을 걷는 사람이 있다'고 말씀하셨어요. 저는 그 말을 듣는 순간 바로 전 코치님을 떠올렸죠. 선수로도 최고셨지만, 지도자로도 잘 걸어가고 있다고 생각해요. WKBL 선수들에게 늘 모범이 되세요. 선수 때 코치님으로 뵐 때도 그랬지만, 코치 입장이 돼 보니 더 대단하세요. 전 코치님은 제 롤모델이세요. 제가 늘 쫓아다니고 있어요."

후배의 존경어린 눈빛을 한 몸에 받은 전 코치. "어머, 영희가 사회생활을 잘 하는 것 같네요." '호호' 웃었다. 모범이 되는 선배, 그 길을 따르고 싶은 후배. WKBL 두 명의 레전드가 만들어가는 새 시즌은 이제 막 시작됐다.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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