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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자의 타격 연습 방법에 '티 배팅(Tee Batting)'이 있다.
티 배팅은 허리 높이의 받침대 위에 볼을 놓고 그물을 향해서 공을 치는 것을 가리킨다. 초등학생 등이 수업시간에 즐기는 티볼도 그렇게 공을 친다. 그래서 티 배팅은 야구를 쉽게 느낄 수 있는 것 중 하나로 꼽힌다.
롯데 자이언츠 전준우는 티 배팅을 할 때 경기와 다른 체중 이동을 하는 경우가 있다. 우타자인 전준우는 경기에서 타격 전엔 오른쪽 다리에 중심을 뒀다가 공을 치는 순간에 중심을 몸의 가운데로 이동한다. 하지만 티 배팅 때의 전준우는 사진처럼 극단적으로 앞다리(왼다리)에 체중을 실은 상태에서 타격을 하고 이후엔 오른다리를 앞으로 들어 올린다. 이 방법으로 치는 것은 어떤 효과가 있을까.
전준우는 "작년 시즌 중반부터 이렇게 하기 시작했다"면서 "시즌 초반에 땅볼이 많았는데 이렇게 티 배팅을 하면서 뜬 공이 많아졌다"라고 말했다.
전준우는 지난해 4월까지 타율 2할6푼6리에 홈런이 1개도 없었다. 하지만 5월에 타율 3할9푼4리를 기록하면서 상승세를 탔고, 장타도 터져 지난해 자신의 커리어 하이인 33개의 홈런을 때려냈다. 전준우는 "이렇게 티 배팅을 하는 것이 어깨를 누르고 배트가 몸에 감기는 것도 줄었다"고 말했다.
이런 티 배팅은 공에 힘을 강하게 전달하도록 하는 방법이다. 타격의 기본 동작과는 다르게 체중 이동을 해야 하지만 근력이 있고 장타를 원하는 타자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연습법이다.
반대로 짧게 치는 타자인 한화 이글스 이용규는 티 배팅 때 사타구니에 직경 10㎝ 정도의 고무공을 끼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 훈련은 전준우의 체중 이동을 위한 방법과 정반대로 자세가 흔들리지 않도록 하는 것에 도움이 된다. 허리를 회전하면서도 가랑이 사이에 있는 고무공이 떨어지지 않도록 스윙을 하려면 양 허벅지 얀쪽으로 강한 힘을 줘야 한다. 티 배팅을 할 때마다 신경을 써 실전에서도 효과를 얻을 수 있다.
티 배팅 중엔 코치가 가까운 위치에서 볼을 가볍게 던져주는 것을 치는 토스 배팅도 있다. 토스 배팅에도 여러 방법이 있는데 일본에서는 야쿠르트 스왈로즈의 야마다 데쓰토의 '11종류의 티 배팅'이 관심을 모았던 적이 있었다.
토스 배팅이라고 해서 코치가 앞쪽에서 던지는 것만은 아니다. 뒤쪽에서 공을 던져주는 경우도 있는데 LG 트윈스 신경식 타격코치는 "타격이 인 사이드 아웃으로 되지 않는 타자나 타격 때 몸이 열리는 타자에게 효과적이다"고 설명했다.
인 사이드 아웃은 스윙을 할 때 배트의 그립을 몸에 가까운 위치(인 사이드)에서 나오면서 마지막으로 배트의 헤드 부분이 외측(아웃 사이드)으로 나오는 것을 가리킨다. 이렇게 스윙을 해야 최단거리로 공을 맞힐 수 있다.
KBO리그는 12일부터 시범경기, 23일부터 정규시즌을 시작한다. 관중들은 보통 경기 개시 2시간 전 야구장에 입장할 수 있는데 그땐 홈 팀의 훈련이 거의 끝날 때라 홈 팬들은 타자들이 티 배팅하는 장면을 잘 볼 수 없다. 하지만 선수들은 티 배팅에서도 자신의 타격 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무로이 마사야 일본어판 한국프로야구 가이드북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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