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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①] 이윤지 "날 울게한 양동근..다음 작품도 같이 하고파"

문지연 기자

기사입력 2018-11-26 10:54


사진=나무엑터스 제공

[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JTBC '제3의 매력'을 마친 배우 이윤지를 만났다.

이윤지는 지난 2004년 MBC 청춘시트콤 '논스톱4'를 통해 데뷔한 뒤 MBC '한강수타령'(2004), SBS '건빵선생과 별사탕'(2005), MBC '궁'(2006), KBS1 '대왕세종'(2008), KBS2 '드림하이'(2011), MBC '더킹 투하츠'(2012), SBS '대풍수'(2012), KBS2 '왕가네 식구들'(2013), OCN '닥터 프로스트'(2014), MBC '행복을 주는 사람'(2016) 등에 출연하며 시청자들에게 각인됐다.

최근에는 JTBC '제3의 매력'을 통해 백주란 역을 맡아 열연했다. 백주란은 스타일에 살고 스타일에 죽는 천상 헤어디자이너로 이영재(이솜)와는 나이차이와 사장, 디자이너 사이를 넘은 절친이다. 특히 백주란은 영재의 오빠인 수재와 사랑에 빠지는가 하면, 극 후반부에 들어서면서 갑작스러운 암선고로 혼란스러워하는 모습이 담겼다. 이윤지는 밝음과 어두움을 동시에 표현하며 연기를 위해 삭발까지 감행해 시청자들에게 놀라움을 안겼다.

이윤지는 "종영한지 9일이 됐는데 많이 바빴다. 집으로 돌아가니까 이제 집으로 출근한다 했었는데 이제는 약간, 저는 항상 가정을 이루기 전에 집으로 돌아오는 기분이 허했는데 이제는 가정으로 돌아올 때 좀 더 든든한 느낌이 있다. 본연의 역할로 돌아와야 한다는 것 때문에 어릴 때는 방황하는 마음이 있었고, 집으로 돌아오는 것이 맞는지 이름을 잃은 느낌이었는데 요즙에는 집으로 돌아오는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이어 이윤지는 "작품 속에서 밝아지고 어두워졌는데 밝을 때 더 신경 써서 밝았었다. 초반에 밝음을 조절하는 게 힘들더라. 드라마를 할 때는 어렵게 느껴지는 부분이 그런 거였다. 연극과 달리 드라마는 자기 부분만 찍다 보니 그 정도치를 조절하는 것이 좀 계획대로 결과물이 안나온 거 같은 느낌이 들더라. 방송을 모니터하는 마음이 보여지면서 초반에 찍은 것들이 나올 때 전체적 흐름을 봤을 때 캐릭터가 너무 위로 뜨지 않도록 조율했던 거 같다. 이미 찍은 건 어쩔 수 없어서 속상했던 날도 있고 지인한테 전화해서 '어쩌냐. 너무 많이 갔다'고 울상을 짓기도 했다. 가늠이 안되더라. 게다가 제가 워낙 리딩을 처음 갔을 때 배우들 목소리 들으러 가는 목적이 제일 큰데 그날 가서 들으니까 솜이는 솜이대로, 강준 씨는 강준 씨대로. 그리고 동근 오빠의 목소리도 궁금했다. 제딴에는 목소리가 얼마나 튈지 계산을 했다. 뒤에 주란이의 슬픔이 예정됐으니 이변이 있지 않는 한 가게 될 테니. 그들과의 조화를 1번으로 생각하고, 뒤에서는 대비될 주린이의 전과 후를 조율했다. 여기서 대비를 위해 완전히 다르게 하고 싶었는데 초반이 이상해지더라"고 밝혔다.


이윤지는 "이번에는 반응을 좀 살피게 되더라. 전에는 전혀 안 그랬는데. 예전엔 태연했는데 이번에는 살피게 됐다. 아무래도 미니시리즈고 짧다 보니 기회가 적다는 생각이 들었다. 제가 조연할 때 어렵게 느끼는 것인데 그것도 기회가 적다는 것이었다. 감정이든 캐릭터든 뭐든 전달할 기회가 많지 않더라. 시간이 잘리다 보니 정확히 3등분은 아니지만, 세 개의 시점의 나에 대한 상황과 일상을 녹이면서 색을 다르게 하나. 이런 고민이 많았다. 제가 '드림하이'를 할 때가 제가 생각이 좀 나는 도드라지는 조연 역할인 거 같았다. 그때 정확히 '감초'라고 할 만한 선배들이 정말 어려우셨겠다고 생각이 들더라. 이런 게 익숙해지면 그런 게 가늠이 되고 맥이 잡힐까 기대를 하면서도 어렵다는 생각이 들더라"고 말했다.

기억에 남는 반응은 무엇이 있었을까. 이윤지는 "'왜저럼' 이런 느낌을 많이 받았다. 후반에 좋은 반응이 있어서 기대에 부응하려 확 분위기를 낮추니까 제가 생각한 부분이 안 나오더라. 1, 2회에서는 그런 것들이 보여지며 밝았다가 뒤로 가니 조화가 살더라. 솔직히 그런 반응에 휘둘릴 만한, 마음이 쓰였지만 그런 와중에도 조절을 하는 와중에 기다려주시면 제 진심이 닿겠다는 마음이 생기고 기대를 할 수 밖에 없더라. 워낙 튀는 캐릭터다 보니 고민이 컸다"고 밝혔다.

양동근과의 케미 역시 빠질 수 없는 부분, 이윤지는 "이래서 YDG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게끔 내공이 느껴지더라. 너무 튀면 상대와 어우러지지 않을 수 있다는 걱정이 있는데 제가 보니까 어울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워낙 자신의 색이 있다 보니 색을 내면서 어쩜 저렇게 자 묻어나는지, 이게 바로 그의 내공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연기에 대해서 영재도 많은 인터뷰를 했지만, 정말 많이 생각하고 선생님들께만 느낄 수 있는 듣기만 해도 연기가 되는 사람이었다. 그의 말을 들을 수 있다면 내가 다른 건 생각하지 않아도 됐을 거 같다는 생각이었다. 양동근 오빠가 거의 후발대에 캐스팅이 됐는데 삭발 후의 대사들을 누가 어떤 모습으로 랄지 생각했는데 동근오빠가 됐다는 소식을 듣고 나서 목소리는 알겠지만 톤과 박자가 가늠이 안되더라. 그래도 너무 좋았다. 아쉬운 점이 수재와 많은 장면을 찍지 못한 거였다. 너무 배울 것이 많았고 아주 섬세하게 생각하는 모습이 좋았고 아쉬웠다. 다시 만나고 싶다. 한 번만 더 만나고 싶다"고 말했다.


이윤지는 작품을 위해 삭발 투혼을 강행했다. 그는 "원래는 더 자를 예정이었다. 아예 삭발을 하려 했는데 그랬으면 감기가 걸렸을 거 같다. 생애 최고로 추운 나날이다"고 웃은 뒤 "사실은 저희 집에서 이사님이랑 다같이 가족들과 식사를 하는데 할 말이 있나 보다고 생각했다. 이사님이 '좋은 작품이 있는데 한가지 조건이 삭발이 있다'고 하더라. 그래서 저도 밥을 먹다가 좋다고 했다. 나만의 반항기일까 생각했는데, 저도 결혼 전에 역할을 핑계로 꼭 한 번 밀고 싶다고 생각했었다. 예전에 배우를 할 때는 박신양 씨의 대사나 그런 것들이 남녀불문하고 탐나는 것이 있는 꼬마였는데, 머리를 한 번 밀어보고 싶고, 결혼을 하게 되면 힘들지 않을까 생각했다. 여러 내적 표출이었던 거 같더라. 그 역할이 들어왔다는 걸 들었을 때 고민도 안하고, 시기가 4년 늦었지만, 그래도 바라면 온다고 생각했다. 결혼을 할 때도 그 생각을 했다. '기어이 삭발을 못하고 결혼을 하네' 생각했었다. 이게 캐릭터를 봤을 때 자주 오는 기회가 아니다. 삭발을 하는 신이 드라마에 있다는 것은 신 자체가 헤어디자이너에게 머리를 미는 장면이고, 절친에게 부탁하는 신이라는 게 너무 좋았다. 이걸 통해서 많은 것들을 담아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너무 좋았다. 고민도 없었다"고 밝혔다.

이어 이윤지는 "주변의 반응이 각양각색이더라. 주변에서 '멋있다'고 봐주시는 분들도 있고, 끝까지 '못한다 하라'고 하는 분도 있었다. 오히려 주변 사람들을 알아가는 시간이었다. 어떤 사람들은 생각외로 따라하고 싶다고 하고, 어떤 사람은 걱정된다고 계속 체크하더라. 아이 엄마들도 있으니 몰입을 해서 본 거 같다. 저는 재밌는 이벤트였고 다른 사람들의 모습도 볼 수 있는 기회였다"고 말했다.

이어 가족들의 반응에 대해서는 "그래도 한가지 고민은 라니가 무서워서 울까봐 걱정이었다. 한창 공주에 빠진 시기라 옷차림이 중요한 아이인데 무서워할까봐 걱정했다. 어느 날 TV를 보는데 중국 영화 예고가 지나가는데 황비홍 비주얼의 남자가 지나가서 '저 아저씨 어떠냐'고 물으면서 '너무 재밌고 웃기지'하면서 미리 보여줬었다. 민머리 아저씨나 김종도 사장님을 보여줬다. 삭발한 모델들을 보여주니 그래도 마음의 준비가 됐나 보더라. 남편이 걱정이었는데 남편이 '네 감정이 아플까봐 걱정이다'고 멋있게 말을 해주더라. 그래서 기뻐서 '하게 됐다'고 하니까 머리를 걱정을 하는지 계속 불안한 마음으로 말을 바꾸더라. 그래서 방책을 세우겠다고 생각해서 남편을 현장에 불렀다. 신이 기니까 과정을 보고 있으면 중간 단계를 볼 수 있으니 불러서 보여줬다. 그걸 의연하게 지켜보더니 미는 장면에서 완전히 삭발한 환자의 사진을 보여주면서 '왜 이렇게까지 밀지 않느냐'고 하더라. '내가 이렇게 독한 사람을 만났나' 싶었다. 남편이 나중에 말해준 것은 '왜 눈을 뜨느냐, 열에 아홉은 원래 눈을 못 뜬다'고 조언해주더라. 그래서 '내가 알아서 하겠다'고 했더니 이틀 뒤에 사과하더라. 희한하게 제가 염려했던 사람들은 괜찮다는 반응이었다. 약간 '뭐냐' 이런 반응이었다"고 말했다.

이윤지는 "한동안 기르고 싶지 않을 정도로 편하다. 집에 와서 샴푸를 하는데 진짜 조금 들고 머리를 넘기다가 놀랐는데 너무 편하다. 여자들 항상 사건이 있으면 자른다고 하지 않나. 그런 말이 있는데 저도 자를 때 센치를 보면서 '2개월을 잘라낸다' 이랬는데 이렇게 한번에 자른적은 없더라. 젊어진 느낌이다. 머리에 많은 일이 있지 않나. 그래서 계속 그걸 자르고 버리는 습관이 있었다. 머리카락 속에 시간과 세월이 들었다고 생각하는 거다. 머리를 밀고 싶은 것도 리셋하고 싶은 마음이었는데 두피 노출은 아니지만 비슷하게 되면서 가벼워지고 이걸 좀 핑계 삼아 털어낼 생각을 털고 싶다고 의미부여를 하면서 자르니까 좋았다. 너무 편하다. 안 기르고 싶다. 좀 더 일찍 잘랐다면 더 확 삭발했을 거 같다는 생각이 든다. 끝나기 전에 그렇게 된거라 여지가 없더라. 결혼식도 해야 되니 아쉽게 잘랐다"고 밝혀 웃음을 자아냈다.

지난 17일 JTBC 금토드라마 '제3의 매력'(박희권 박은영 극본, 표민수 연출)이 12년 연애 대서사시의 막을 내리며, 시청률 3.1%를 기록했다. (닐슨코리아, 유료가구 수도권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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