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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어떻게 감히 히딩크 감독님과 비교가 됩니까."
'박항서 매직'에 베트남은 난리가 났다. 박항서 감독은 일약 베트남의 국민영웅으로 떠올랐다. 결승행 이튿날인 24일 인터뷰에 응한 박 감독은 담담했다. "감사하다. 우리 선수들이 최대한 열심히 해 줘서 이런 결과가 나왔다고 생각하고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소감을 밝혔다. 우즈베키스탄과의 결승전을 앞두고 평정심을 유지했다. "시합이 계속 있으니까 시합을 차분하게 준비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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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 국가가 아시아챔피언십 결승에 진출한 것은 사상 최초이고, 이 때문에 베트남 국민들이 박 감독의 리더십에 열광하고 있는 칭찬에도 박 감독은 "저는 히딩크 감독님 모셔봤다. 저는 그 정도의 역량이 되지 않고 제가 모셨던 감독님들께 아직도 배울 점이 많다고 생각하고 있다"면서 "히딩크 감독님은 제가 가장 존경하는 감독님 중 한 분이시다. 저는 아직 멀었다. 노력 중이다"라고 겸허하게 답했다.
베트남 축구의 비약적 성장 비결에 대해 박 감독은 포메이션 변화를 이야기했다. "한국에서 같이 오랫동안 있었던 이영진 수석코치(전 대구 감독)와 여러 가지 문제점을 논의하고 있다. 우리 베트남 선수들의 가장 큰 문제가 체력이라고 모든 사람들이 이야기를 했다. 제가 볼 때는 체력적인 문제는 그렇게 없는데 어떤 부분을 최대한 극대화시킬 수 있을지에 대해서 고민하다가 포메이션 전환을 꾀했다"고 밝혔다. "베트남에서도 포지션등 저희들 이번 대회 준비했던 계획들에 대해서는 많은 부분이 알려지지 않았다. 많은 비판도 받았는데. 그런 부분들을 우리 선수들이 잘 숙지하고 경기장에서 행동으로 잘 옮겨줬다"고 덧붙였다.
'김봉길호'의 결승행 불발에 대해서는 아쉬움을 드러냈다. 기대했던 베트남과의 결승 맞대결도 불발됐다. 결승전에서 맞대결했다면 어땠을 것 같냐는 질문에 박 감독은 "제가 1차전에서 한국에 졌다. 베트남에서 떠나올 때도 베트남 언론으로부터 그런 질문을 많이 받았다, 내가 태어난 곳, 내 조국이 대한민국이고 내 가족도 거기 살고 있고 부모님도 계시고 있기 때문에 저는 대한민국을 너무 사랑하고 있고 조국을 사랑한다. 그리고 현재 일은 베트남 감독이기 때문에 또 일에 대해서는 책임감 갖고 제가 최선을 다하는 게 도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어제 유튜브로 한국전도 봤다. 여기서 봤는데, 참 아쉽고 김봉길 감독은 제가 좋아하는 후배 중 하나인데 좀 아쉽기도 하고 안타깝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우즈벡과의 결승전, 각오를 묻는 질문에 박 감독은 "이때까지 한 경기, 한 경기를 보고 여기까지 왔다. 미리 앞을 내다보고 하지는 않는다. 저희들은 늘 그렇게 생각하고 준비해왔다. 한 경기 남았으니까 한 경기 차분하게 준비한다고 생각하고 저나 우리 코칭 스태프들이 그렇게 준비해 나갈 생각"이라고 했다. 조심스럽게 우승 욕심도 드러냈다. "결승까지 왔으니 이제 한 번 이기면 우승이다. 한 경기 남았으니까 한 경기 잘 준비해 보겠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