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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블레스 오블리주' 실천하는 원주 정병원 정우문 원장

최재성 기자

기사입력 2017-08-23 11:20


착한가게 캠페인-14. 강원도 원주시 단계동 '정병원'

원주 정병원은 '착한가게'이자 '착한일터'다.

그리고 정우문 원장(56)은 1억 원 기부자 클럽인 '아너 소사이어티' 회원이다.

사랑의열매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서 펼치는 나눔 캠페인에 병원 식구 모두가 다각도로 참여하고 있다.

정 원장이 사랑의열매와 인연은 맺은 건 2011년. 강원사회복지공동모금회장이던 송정부 상지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로부터 권유를 받고 매월 10만 원씩 기부하기로 약속하며 '착한가게 캠페인'에 동참했다.

3년 전부터는 직원들도 뜻을 같이하면서 정병원은 '착한일터'로도 지정됐다. 전 직원이 매월 적게는 5,000원부터 많게는 5만 원까지 자율적으로 기부금을 낸다. 이렇게 모인 돈은 30만 원 정도. 직원들의 마음 씀씀이가 고마워 정 원장은 모인 액수만큼 주머닛돈을 보태 공동모금회로 보낸다. 착한가게 기부금 10만 원 이외에 또 30만 원을 내는 것이다.

그가 사회복지공동모금회 나눔 캠페인의 백미인 아너 소사이어티 회원이 된 건 2014년 7월. 강원도에서 12번째, 원주에선 3번째다.

"아너 소사이어티 가입 과정에 에피소드가 하나 있습니다. 송 교수님께 7월 초에 가입하겠다고 6월 말쯤 얘기했어요. 한데 7월 3일에 세무조사가 나온 겁니다. 2010년에 국세청장으로부터 표창장까지 받았을 정도로 성실납세를 했는데도 매출이 자꾸 오르다 보니 수 억 원의 세금을 추징당한 거예요. 결국, 빚을 내서 냈죠. 그렇다고 기부를 안 할 수가 있습니까. 이미 약속한 건데…."


정 원장은 군의관 시절 이미 근무지 인근 강원도 양구와 춘천으로 의료봉사를 다녔다. 2002년엔 사할린 동포 영구귀국프로그램에 뛰어들어 정착지 강촌으로 의료지원하러 다녔고, 2009년엔 원주가톨릭종합사회복지관 운영위원으로 들어가면서 지원과 봉사를 이어갔다.

최근엔 원주나눔봉사단을 통해 특수시설에서 의료봉사를 하고 있다. 얼마 전 정 원장이 단장으로 취임한 이 봉사단은 각계각층의 단원 30명이 의료봉사를 비롯해 이발과 세무상담까지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지난 6월에는 나환자촌을 찾아 50여 명의 노인을 보살피기도 했다.

병원 자체적으로는 '사랑의 병실'을 운영하고 있다. 병원비도 못 낼 만큼 형편이 어려운 사람, 칩거 생활로 의료 혜택을 못 받는 사람들을 치료해 주기 위해 지정한 나눔 공간이다. 관내 거주자들을 잘 파악하고 있는 주민센터에도 해당자 추천을 의뢰하고 있다.

정 원장은 대한걷기연맹 부회장, 강원육상연맹 부회장, 원주시 생활체육회 자문위원, 격투기 로드FC 링닥터 등 다양한 직함이 말해주듯 스포츠 분야에도 깊숙이 개입하고 있다. 이 또한 다른 각도의 봉사이자 의료지원이다.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을 앞두고는 마라톤대표팀 정만화 감독과의 인연으로 팀에 합류, 메디컬테스트를 시작으로 체계적인 의료적 분석과 지원을 통해 지영준이 우승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기도 했다.

10년간 마라톤을 하면서 얻은 다양한 경험이 바탕을 이루고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지금도 마라톤을 비롯해 수상스포츠, 스키, 패러글라이딩, 산악자전거 등 다양한 스포츠를 경험하며 많은 선수를 만나고 있다.

경주의 농부 아들로 태어난 그는 10세 때 아버지를 여읜 후 나무도 하고 농사도 거들며 고달픈 소년기를 보냈다.

그런 여건에도 불구하고 나름 사회적 지위를 갖게 된 건 모두 주위의 도움 때문이었다고 단정 짓는다. 사실 딱히 뭔가를 받은 건 없다. 하지만 보이지 않는 도움들이 있었기에 지금의 내가 존재할 수 있지 않았겠느냐는 논리다. 심지어 대학에 입학하면서 받은 장학금조차도 큰 혜택으로 여긴다. 그러한 도움과 혜택을 되갚기 위해 적극적으로 기부와 봉사에 나서는 것이다.

정 원장이 실천하는 노블레스 오블리주가 더욱 값진 이유다.
원주=최재성 기자 kkachi@sportschosun.com


◇정우문 원주 졍병원 원장은 "이제 의사들도 주민과 호흡하고 소통하며 더불어 살아야 한다. 그래야 더욱 행복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착한가게란?

중소 규모의 자영업소 가운데 매월 3만 원 이상 일정액을 기부해 나눔을 실천하는 가게를 뜻한다. 2005년 1호를 시작으로 13년째인 올해 4월 2만 호 착한가게가 탄생했다. 착한가게에 가입하면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서 인증 현판을 달아주고 해당 업소의 소식을 온?오프라인 소식지에 실어 홍보한다. 특히 오는 6월부터 9월까지 펼쳐지는 집중 가입 기간에는 골목이나 거리에 있는 가게들이 단체로 가입하여 새로운 착한골목과 착한거리도 탄생할 예정이다. 주요 협회 단위의 회원 가게들이 동참하는 단체형 가입도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가입문의 : 홈페이지(http://store.chest.or.kr/), 사랑의열매 콜센터(080-890-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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