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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한국야구위원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 시즌 등록 선수 614명 중 신인, 외국인 선수를 제외한 530명의 평균 연봉은 1억3883만원이다. 지난해 보다 9.7% 오른 금액이다. 외부 FA(자유계약선수)를 지속적으로 영입한 한화 이글스가 1억8430만원으로 가장 높다.
KIA 타이거즈 언더핸드스로 투수 임기영(24)을 보면, 한참 전에 몸값을 다 했다는 생각이 든다. 2012년 한화에 입단했다가, FA 송은범의 보상 선수로 KIA 이적. 이때까지만 해도 임기영은 1군 경험이 많지 않은, 평범한 유망주였다. 그런데 군 복무를 마치고 복귀 한 올 시즌 프로야구판을 뒤흔들고 있다. 그는 7일 친정팀 한화를 상대로 9이닝 완봉승을 거뒀다. 이번 시즌 12경기에 출전해 7승2패, 평균자책점 1.82. 다승 공동 2위, 평균자책점 3위다. 시즌을 절반도 안 치렀는데, 벌써 두 차례 완봉승을 거뒀다.
임기영의 올 해 연봉은 KBO리그 최저 연봉 2700만원을 살짝 넘긴 3100만원이다. 연간 평균 몸값이 70~80배 많은 선수들 사이에서, 임기영의 존재감이 도드라져 보이는 이유다. 그는 7일 한화전이 끝난 뒤 가진 인터뷰에서 "왜 이렇게 잘 하는 지 나도 모르겠다"고 했다. 상대 타자들이 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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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 알고 있을 것이다.
연봉 7000만원 선수가 홈런 1위다. 시즌 개막에 앞서 현재 한동민 모습을 그려본 야구인이 있었을까. SK 와이번스 외야수 한동민(28)은 8일 현재 타율 2할9푼4리(187타수 55안타), 18홈런, 47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팀 동료 최 정과 홈런 공동 1위고, 타점은 2위다. 경성대 출신으로 2012년 신인 드래프트 9라운드 85순위로 지명받아 와이번스 입단. 지명 순위가 보여주듯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 이만수 전 감독 시절 잠재력을 인정받았으나, 풀타임 시즌은 올 해가 처음이다.
상무를 거쳐 복귀한 올 해 한동민은 대박을 터트렸다. 지난 2013년 13홈런, 지난해까지 통산 17홈런을 기록하고 있었는데, 시즌 초반 이를 넘어섰다. 소속팀을 넘어 리그를 대표하는 홈런 타자로 도약했다.
1m65 단신 내야수 김선빈(28)은 요즘 '거인'처럼 보인다. 8일 한화전까지 58경기에 나서 타율 3할6푼4리(198타수 71안타), 1홈런, 33타점, 30득점을 기록했다. 억대 연봉을 받는 특급 스타들을 제치고 타격 2위에 랭크돼 있다. KIA 타이거즈 선수 중에서 안타 1위고, 득점권 타율은 4할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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푼4리로 최상위권이다.
임기영과 한동민, 김선빈 모두 병역 의무를 마치고 새로운 야구인생을 열었다.
가성비 '갑' 리스트에 추가할 선수가 또 있다. SK 외야수 김동엽(27)은 올 해 연봉 4700만원을 받는다. 개막 엔트리에 포함된 SK 선수 평균연봉(2억6273만원)의 5분의 1이 안 된다. 하지만 팀 기여도, 개인 성적은 억대 연봉 선수를 머쓱하게 한다. 8일까지 54경기에서 타율 2할6푼2리(191타수 50안타), 13홈런, 40타점. 웬만한 팀 4번 타자보다 좋은 성적이다.
kt 위즈 사람들은 라이언 피어밴드 얘기가 나오면 입꼬리가 올라간다. 피어밴드는 10경기에 등판해 7승3패, 평균자책점 1.54를 기록했다. 평균자책점 1위, 다승 공동 2위다. KBO에 등록된 피어밴드의 연봉 총액은 55만달러. 몸값 100만달러가 넘쳐나는 올 시즌 가성비 최고의 외국인 전력이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