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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운동을 멀리 하던 직장인 고현주씨(29)는 친구의 권유로 유명 마라톤 대회에 준비 없이 참가했다 발목이 접질리는 부상을 입었다. 완주를 포기하고 집에 돌아와 냉찜질을 했더니 통증이 사라졌다. 하지만 얼마 후 통증이 다시 시작되더니 한 달간이나 계속됐다. 고씨는 결국 병원에서 관절주사 치료를 받아야 했다.
▲초보 마라토너가 자주 입는 부상, 발목염좌
사전에 철저한 준비 없이 마라톤에 도전하는 초보 러너가 가장 흔하게 겪는 부상은 발목염좌다. 흔히 '삐었다'고 표현하는 발목염좌는 발목 바깥쪽 복숭아뼈 주변에 있는 3개의 인대가 부분적 손상을 입어 발생한다. 발목을 삔 후 발가락을 들어 올릴 때 통증이 느껴지고 복숭아뼈 주위가 붓는다면 발목염좌일 가능성이 높다.
발목염좌가 발생하면 얼음으로 삔 부위를 찜질하고 붕대로 압박해 부종을 억제하는 것이 중요하다. 냉찜질 후 통증이 일시적으로 사라졌다고 해도 병원을 찾아 정확히 진단을 받아야 추가적인 손상이나 재발을 막을 수 있다.
연골손상 초기라면 비수술 치료인 관절윤활주사가 효과적이다. 관절윤활주사는 점탄성이 있는 주사액을 주입해 관절에 윤활제 역할을 해주는 것으로, 연골 세포를 자극해 연골 물질을 생성하고 파괴를 늦춰 준다. 이미 연골손상이 진행된 경우에는 관절내시경을 이용한 연골재생술이 필요하다.
▲베테랑도 피해 갈 수 없는 반월상연골파열
훈련이 잘 돼 있는 마라토너라고 해도 부상의 위험에서 자유로운 것은 아니다. 달릴 때는 평소보다 2배 이상 많은 압력이 무릎에 가해지기 때문에 쿠션 역할을 해주는 반월상연골이 손상되기도 한다.
반월상연골판은 무릎관절 내 허벅지뼈와 종아리뼈 사이에 있는 초승달 모양의 연골이다. 쿠션 기능이 있어 무릎에 가해지는 충격을 흡수하고, 관절이 원활하게 움직일 수 있도록 윤활기능을 한다. 연골 손상이 진행되면 무릎에 통증 및 부종이 나타나고, 급성인 경우 무릎관절에 피가 고이는 경우도 있다.
손상된 연골판은 주로 관절경을 이용한 수술적 치료를 진행하지만 불완전한 파열이나 작은 부위의 파열일 때는 보조기 착용과 운동요법만으로도 회복될 수 있다. 연골손상은 심하지 않으나 염증으로 인해 통증이 심하다면 인대강화주사를 고려해 볼 수 있다. 인대강화주사는 염증이 있는 부위까지 주사바늘로 접근해서 국소적으로 염증을 빠르게 없애주는 비수술 치료법이다.
부상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올바른 마라톤 자세를 숙지하고 러닝 전후 준비운동과 마무리운동을 통해 관절과 근육의 긴장을 풀어줘야 한다.
올바른 주행법은, 달릴 때 시선은 항상 전방 18~20m 정도를 응시하고 어깨와 엉덩이는 일직선을 유지한 상태에서 상체가 지면과 수직을 이루도록 하는 것이다. 팔은 가볍게 흔들고, 상체가 좌우로 흔들리지 않도록 한다. 보폭을 크게 하는 동작은 오랫동안 달려야 하는 마라톤에 적합하지 않다. 또 착지할 때는 발 뒤축부터 또는 전체 발바닥을 함께 디뎌야 충격을 덜 수 있다.
부상 예방을 위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충분한 준비운동(웜업)과 마무리 운동(쿨링다운)이다. 청담튼튼병원 정범영 원장은 "최근에는 척추뿐 아니라 관절 질환도 간단한 주사치료가 많이 시술되고 있으므로, 부상을 입었다면 초기에 정확한 진단을 통해 적절한 치료를 진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임정식 기자 dad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