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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시탈' 마지막까지 실망시키지 않은 '최고의 결말'

임기태 기자

기사입력 2012-09-07 17:16



드디어 각시탈이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과연 어떤 결말을 시청자들에게 제시해줄까가 상당히 궁금했는데 각시탈 제잔진이 제시한 결말은 기대 이상이라 할 수 있었다. 원작이라 할 수 있는 만화 각시탈이나 쇠퉁소와는 또 다른 결말을 제시하였는데 이토록 항일정신과 역사의식을 제대로 보여준 드라마는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어느 정도 비극적인 결말을 예상했는데 각시탈은 비극이면서도 비극이라고만도 볼 수 없는 결말을 제시하였고 그 결말은 상당히 각시탈다웠다. 어느새 드라마들의 결말이 열린 결말이 되는 것이 트렌드가 된 것 같기도 한데 분명 각시탈도 열린 결말를 제시하였다. 그런데 이러한 열린 결말이 시청자로 하여금 '또 열린 결말이야'라는 반응이 아닌 '가슴이 뭉클해지는 결말이다'라는 반응을 이끌어냈다. 열린 결말이지만 그 결말이 시청자들에게 이미 정해져있는 상황이라 할 수 있었는데 가상의 이야기이지만 동시에 과거의 사실을 담고 있었던 드라마 각시탈만이 보여줄 수 있는 결말이었다고 생각한다.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가 일제강점기를 어떻게 봐야하는지를 제시했다고까지 말할 수 있을 것 같았는데 역사적 사실보다는 허구로 치우쳐졌다고 할 수 있는 마지막화는 이러한 메시지를 위해서였다고 할 수 있었다. 방송이 끝나고 사람들이 계속 호평을 하는 모습이었는데 명품드라마이자 국민드라마라는 수식어가 붙었던 각시탈은 마지막까지 그 수식어가 아깝지 않은 모습을 보여준 셈이었다.

사실 어제 방송 전 결말을 예상해보면서 비극적인 엔딩을 생각하였다. 줄초상이 보여지지않을까 생각했는데 이러한 예상은 반은 맞고 반은 틀린 셈이 됐다. 거의 맞았다고도 할 수 있지만 어찌보면 아예 틀렸다고도 할 수 있을 것 같기도 하다. 예상대로 진세연이 연기하는 목단이 주원이 연기하는 이강토를 구하기 위해서 박기웅이 연기하는 기무라 šœ지에 죽는데 이 부분은 예상 그대로였다. 그리고 šœ지가 이끌고 온 무리에 의해서 독립군이 몰살을 당하는 것도 맞았는데 아주 중요한 한 가지가 달랐다. 바로 이강토가 살아남은 것이고 šœ지와 그 자리에서 결착을 내는 것이 아니라 후일을 도모하게 되었다는 것이었다. 이 한 가지 차이점은 결말이 전혀 다른 방향이 되게 하였다고 할 수 있다. 가장 행복한 순간에 사랑하는 사람을 보내야만 했고 그 사랑하는 사람은 끝까지 자신을 위하는 모습을 봐야하는 이강토의 모습은 무척이나 애처롭다 할 수 있었다. 반면에 전혀 의도치 않게 자신의 손으로 사랑하는 사람을 쏴 죽여야했던 기무라 šœ지는 그야말로 이성을 완전히 잃은 모습을 보여주었는데 이러한 둘의 대결은 뒤로 미루어지게 된다. 이강토는 백건의 도움으로 목단의 주검을 안고 자리를 뜰 수 있었고 šœ지가 데려온 무리들은 그사이에 동진결사대와 학병들을 학살하였다. 이강토와 šœ지가 보여주는 감정은 분명 강렬했지만 영웅물의 마지막 대결에 가질 감정은 아니었다. 지극히 개인적인 감정을 보이는 상태에서 둘이 대결하였다면 의미가 무척이나 퇴색될 수 있었다. 주원과 박기웅이 감정연기를 확실히 해주었기에 그 순간 결착을 내지 않아도 시청자들이 이해를 할 수 있었다.

각시탈이라는 조선 민중의 영웅에서 이강토라는 개인으로 다시 변화하는 과정을 겪고 있었고 결혼식이 영웅에서 한명의 개인으로 변모한 마침표라 볼 수 있는 상황에서 이강토가 목단의 죽음에 슬퍼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었다. 목단의 주검을 땅에 묻고 그 무덤을 부여안고 서럽게 통곡을 하는 모습은 무척이나 그 슬픔이 커보였다. 그런데 목단의 죽음과 이것을 이겨내는 모습은 다시금 이강토가 조선의 영웅 각시탈로 변모를 한다고 할 수 있었다. 목단이 죽기 전에 했던 말들과 이제 자신이 해야 할 일들을 생각하는 모습은 슬픔을 억지로 이겨내는 모습이었고 그렇기에 무척이나 애절했다. 목단이 자신의 목숨을 버리면서까지 구해준 자신의 목숨이 어떤 의미인지를 생각하고 자신의 남은 사명을 위해 살려는 모습은 슬픈 영웅의 비애라고 할 수 있으면서도 영웅다운 비장함이 있었다. 동진과 양백에게 자신의 살아있음을 보이고 그들과 다시 한번 힘을 합쳐서 조선의 독립을 위해 움직이는 모습은 짠하다 할 수 있었다. 여전히 슬픔이 묻어나지만 비장한 각오를 한 눈빛을 주원은 잘 살려주었는데 영웅이지만 동시에 한 개인인 인물을 이토록 잘 표현할 수가 없었을 것이다. 시청자들이 그 이중적인 부분을 고스란히 느끼고 슬픈 영웅의 모습을 느낄 수 있었다고 생각하는데 한쪽으로 치우쳐지지 않은 이러한 균형을 잡은 주원의 연기는 정말 대단한 것이라 할 수 있었다.

다시금 영웅으로 돌아온 이강토는 기무라 šœ지와의 마지막 결착 이전에 그보다 더 중요한 일이 있다고 말을 한다. 이 모든 일의 원흉을 먼저 처단해야한다는 것이었는데 그 대상은 당연히 키쇼카이의 우에노 회장이었다. 우에노 회장은 때마침 한채아가 연기하는 채홍주를 처분하려는 찰나였는데 키쇼카이 내부의 분열 속에서 이강토는 손쉽게 긴페이를 처치하고 우에노 회장의 앞에 설 수 있었다. 우에노 회장을 처단하는 장면은 무척이나 싱겁다고 할 수도 있었는데 주목할 것은 우에노 회장과 각시탈의 대사가 무척이나 인상적이었다는 것이다. 우에노 회장이 말하는 정쟁에 대한 이야기는 당시 일본 제국주의자들의 미친 광기를 고스란히 보여주는 것이었고 또한 최근 들어 일본의 우익들이 보이는 마인드라고 할 수 있을 것이었다. 전쟁을 선으로 생각하는 그러한 마인드가 타국을 침략하고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주는 것인데 어디까지나 전쟁은 미친 짓일 뿐이다. 아무리 좋은 명분을 붙여 넣어도 일본의 당시 아시아 침략은 그들의 야욕과 광기를 보여주는 것이고 이것을 포장할 수는 없는 것이다. 비록 우에노 회장은 각시탈의 쇠퉁소 한방에 쓰러졌지만 현실은 그럴 수 없기에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는 항상 경계를 해야만 하는 것이다. 또한 당시 제국주의자들의 생각을 제대로 보고 그들의 포장된 면을 벗겨 그 진실을 봐야하는 것이 후대의 사람인 우리의 몫이 아닐까 생각하는데 각시탈과 우에노 회장의 장면은 이 때문에 무척이나 짧지만 강렬하였다.


우에노 회장이 죽고 나서 이제 남은 것은 기무라 šœ지 뿐이었다. 홍주는 결국 경성을 떠나고 šœ지에게도 피하라 하지만 šœ지는 다 생각이 있다면서 자신의 집에 그대로 남는다. 한때 둘도 없는 친구였지만 이제는 원수가 되어버린 이강토와 기무라 šœ지의 만남은 드라마의 마지막을 장식할만하였는데 여기서 무척이나 의외의 전개가 나타났다. 자신을 죽이러 온 이강토에게 술 한잔을 권하고 자신이 실수로 죽인 목단에 대해서 사과하는 모습을 šœ지는 보리는데 그가 이강토에게 건내주는 것은 이강토와 목단의 결혼식 사진이었다. 이러한 사진은 일종의 사죄라고도 할 수 있었는데 문제는 이강토가 더 이상 목단의 원수만을 생각하며 움직이는 상황이 아니었다는 것이다. 비록 자신의 정체를 모두 알고 있는 šœ지이기 때문에 각시탈을 벗고 마주앉았지만 그는 독립군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각시탈로 졸로서 고등계 경부 기무라 šœ지 앞에 앉아있는 것이었고 그렇기에 이강토는 šœ지에게 목단이만이 죽은 것이 아니라며 이제 끝을 봐야하는 이유를 설명할 수 있었다. 피할 수 없는 마지막이라 할 수 있었는데 둘은 šœ지의 집 앞 마당에서 마지막 결착을 짓기로 하는데 바로 šœ지를 처단하지 않는 것은 그래도 이강토가 아직 šœ지에게 최소한의 정이라는 것은 남아있기 때문이었다고 본다. 이강토가 방을 나서자 šœ지는 미리 준비해둔 권총을 꺼내는데 그리고 그 권총으로 자결을 선택하게 된다. 이 의외의 상황은 순간적으로 당황스럽게 만들었는데 사실 생각해보면 기무라 šœ지도 제국주의의 망령에 피해자라고 할 수 있었다. 그저 소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것을 좋아하던 인물이 광기에 사로잡혀 독립군을 죽여야 했던 것은 시대의 아픔이라 할 수 있는 것이고 자신이 더 이상 돌아갈 수 없다는 사실을 알고서 šœ지는 자살을 선택했다고 본다. 조금은 허무하다 할 수 있는 둘의 관계정리는 어떤 의미로는 여운을 남겨준다고 할 수 있었다.

이제 모든 인물이 다 정리가 된 상태에서 이강토와 동진, 그리고 양백은 최종거사를 도모하게 된다. 일본은 미국 진주만 공습을 스스로 자축하고 또 한번 합방 기념식을 거행하고 있는 상황에서 수많은 조선의 젊은이들이 독립을 위해 나서는 모습은 무척이나 인상적었다. 물론 실제로 이러한 사건은 없었지만 허구와 역사가 섞인 각시탈이기에 나올만한 장면이었다. 수많은 사람들이 희옷에 각시탈을 쓰고 태극기를 펄럭리며 기념식장으로 가는 장면은 목담사리가 죽으면서 말했던 이야기가 생각났다. 모래알같이 많은 각시탈이라는 것이 시청자에게 보여지는 것인데 각시탈이라는 영웅적 존재는 조선민중들이 일제에 대항할 수 있는 용기를 만들어주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수많은 각시탈들과 같이 걸어가는 이강토의 모습은 진정한 영웅이 무엇인가를 생각하게 해주면서 이제 남은 부분은 우리의 몫이라는 것을 말해주는 듯했다. 한명의 영웅이 아닌 수많은 사람들의 힘이 있어야만 나라를 지킬 수 있다는 메세지를 전해주는 것만 같았는데 일본이 독도문제처럼 그들의 침략본성을 들어낼때 전국민이 하나로 힘을 모아 대항을 해야하는 것이고 또한 위안부문제처럼 그들이 역사를 왜곡하고자 할 때 그들에 맞서 싸워야한다는 것을 말하는 것만 같았다. 각시탈의 이러한 열린 결말은 시청자로 하여금 항일정신과 역사의식을 강하게 느낄 수 있게 해주었고 또한 애국심이라는 것이 무엇인지를 드라마를 통해 느낄 수 있게 해주었다. 각시탈이 그간 풀어 놓은 그 전개가 있었기에 가능했던 이러한 결말은 아마 역대 드라마 최고의 결말이라고 말해주고 싶었다.

끝나는 순간까지 시청자들이 가슴 속 뜨거운 눈물을 흘리게 만든 각시탈은 진정한 항일드라마라고 할 수 있었을 것이다. 일제강점기라는 시대를 다루는 드라마는 꽤 있었지만 이토록 적나라하고도 동시에 사실적으로 시대를 반영한 드라마는 없었다고 본다. 동시에 허구의 존재가 있기에 이를 통해서 하고 싶은 말을 분명히 했던 제작진의 용기는 한때나마 '드라마가 항일이 아니라 친일이다'라고 했던 비난들을 무색하게 만들었다고 본다. 주원과 박기웅 그리고 한채아 등 젊은 배우들은 기대이상의 연기력을 선보여주면서 톱스타가 없기에 우려다라는 말도 날려주었다고 할 수 있는데 각시탈을 통해서 주원과 박기웅은 스스로가 톱스타가 되어주었다고 할 수 있다. 매회 미친 연기력을 선보여준 두 배우는 앞으로도 분명 더 성장할 것이고 진정한 명품배우로 거듭날 것이라고 생각한다. 한류를 생각해서 각시탈을 거절해준 그 어떤 한류배우가 정말 눈물나게 고맙다고 생각하는데 한류를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에 속 시원한 드라마가 탄생할 수 있었을 것이다. 스토리, 연출, 연기까지 모든 것이 완벽했던 드라마 각시탈은 결국 끝이 났지만 각시탈이 형성해놓은 역사의식과 애국심은 상당히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역사라는 것이 약간 소홀히 다루어지던 현실에서 각시탈은 우리 사회에 무척이나 좋은 충격을 주었다고 할 수 있다. 각시탈이 남겨준 의미들을 생각하면서 그럼 이만 아쉬움 속에서 글을 마치겠다. <김현주 객원기자, 이것저것 세상보기(http://delaytimes.tistory.com/)>

※객원기자는 이슈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위해 스포츠조선닷컴이 섭외한 파워블로거입니다. 객원기자의 기사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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