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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천=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볼을 빵빵하게 바람을 넣고 쳤다."
갑자기 뜬 '시범경기 홈런왕'이란 타이틀이 오히려 독이 된 게 아닐까. 아무래도 기대가 크다보니 송찬의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지않을까.
마무리 훈련에서 열심히 타격에 매진 중인 송찬의는 고개를 저었다. "매년 반복되는 것 같다. 해내야 된다는 마음에 쫓기는 것 같다. 매년 달라지자는 생각을 하는데 마음대로 안되더라"면서도 "시범경기 홈런왕이란 결과가 없었다면 여기까지 오기도 힘들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그걸로 인해 내가 뭔가 더 결과에 집착을 하다보니 쫓기게 된 것 같기는 하다"라고 했다. 시범경기 홈런왕으로 인해 기회를 얻었고 본인이 그 기회를 잡지 못했다는 것.
그동안 타격 기술적인 부분에 집중했던 송찬의는 이제 멘탈에서 이유를 찾기 시작했다. 송찬의는 "1군에서 못하는 이유가 뭘까 생각을 하는데 일단 여유가 없다고 생각했다. 결과를 내야하고, 결과를 내지 못하더라도 납득이 가는 플레이를 해야 한다는 생각에 여유가 없었던 것 같다. 그렇다고 여유있게 하자고 마음을 먹는다고 그렇게 되는 것도 아니다"라고 답답함을 표현했다.
이어 "내 스타일이 3구 이내에 승부를 보는 공격적인 스타일이다. 거기에 1군에서 너무 잘하고 싶은 의욕이 크다보니 힘이 들어가는 것 같았다"며 "1,2군을 오가던 심판께서 나를 보시고는 1군과 2군에서의 내 스윙의 느낌이 다르다고 말씀해 주셨다. 나는 분명히 똑같이 친다고 생각했었는데 심판께서 그렇게 말씀 하셔서 놀랐다. 나도 모르게 힘이 들어갔던 것"이라고 했다.
8월에 마지막 1군 경기를 하고 다시 2군에 내려왔을 때부터 황병일 코치의 조언으로 방향을 바꿨다. 송찬의는 "황병일 코치님께서 이제 연차가 쌓였으니 기술적으로 말할 단계는 아니라고 하시며 어떻게 해서든지 타석에서 힘을 빼고 스트라이크 들어오는 걸 놓치지 않고 칠 수 있는지를 생각해야된다고 하셨다"면서 "그때부터 힘을 빼고 스윙하는 것을 연습했다. 그런데 내가 힘을 빼고 싶다고 빠지는게 아니라서 고민이 많았다"라고 했다.
그때 문득 생각난게 문성주였다. 문성주가 혀를 약간 내밀고 치는 게 기억났다. 송찬의는 "(문)성주형에게 왜 혀를 내고 치는지 물어본 적이 있는데 그때 그러면 힘이 빠진다고 했었다"며 "그래서 나도 다른 방법을 생각했었는데 볼에 바람을 넣고 치는 것"이라고 했다. 실제로 볼이 빵빵해질 때까지 공기를 넣어서 2군 경기서 실제로 쳐봤다고. 송찬의는 "그렇게 하니 기분 탓인지는 몰라도 힘이 빠지는 것 같았다. 결과도 좋았다"라면서 "지금 마무리캠프에서는 볼에 바람을 안넣고 힘을 빼는 방법을 찾고 있다. 감독님께서도 항상 오버스윙을 할 필요가 없다. 기본 스윙으로 정타만 맞혀도 내 힘으로는 배트 스피드가 좋고 타구 스피드가 좋아서 좋은 타구가 나온다고 얘기해 주셨다"라고 했다.
현재까지는 만족스러운 캠프다. "인아웃스윙과 오버스윙 하지 않는 것을 위주로 하고 있는데 모창민 코치님께서 지금까지는 좋다고 하셨다"면서 "앞으로 투수들의 공을 쳐봐야 확실히 알겠지만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어떤 방법을 써서라도 잘하는 것 밖에 없다. 많은 분들이 나를 도와주고 계신다. 나에게 맞는 것을 찾아서 1군에서 뛰고 싶다"라고 간절하게 말했다.
내년이면 25세가 되는 송찬의에게 우타자 경쟁자들은 더 늘었다. '고유명사' 김범석에 제대후 불같은 타격을 한 문정빈, 롯데에서 온 김민수 등과의 경쟁에서 이겨야 한다.
이천=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