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출범한 국내 최초의 독립구단인 고양 원더스. 외국인선수가 3명 있는 점이 눈에 띈다. 젊은 선수에게 기회를 주는 것을 취지로 탄생한 독립리그 팀에 외국인선수가 왜 존재할까.
그 이유를 김성근 감독은 이렇게 설명한다. "이기는 경기를 하지 않으면 상대팀이 진지하게 승부하지 않게 된다. 선수들 역시 이겨야 성장할 수 있다."
그의 야구인생은 아주 특이하다. 98년 지바 롯데에 우완투수로 입단했지만 1군 등판을 못한 채 2002년 가을 전력외 통보를 받았다. 2003년부터 3년간 배팅볼 투수로 주니치에서 일했고, 현역생활을 연장하기 위해 미국 독립리그로 건너갔다. 2007년에는 일본의 독립리그, 2008, 2009년에는 대만리그에서 뛰면서 2년 통산 19승15패의 성적을 남겼다.2010년부터 작년까지는 멕시칸리그에서 뛰기도 했다.
입단 테스트를 통해 고양 선수가 된 고바야시는 예전부터 한국야구에 관심이 있었다고 한다. "한국은 파워가 있고 아주 재미있는 야구를 한다는 인상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제 주무기인 슈트(역회전 공)로 승부하고 싶습니다."
해외 이곳저곳을 떠돈 선수들이 대개 그렇듯 단지 야구를 계속하기 위한 방편으로 고양을 택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고바야시는 이를 부인한다. "어디서 하고 싶다는 명확한 목표가 그때 그때 필요합니다. 지금의 저는 한국프로야구에서 던지고 싶습니다."
그의 말은 아주 논리적이며, 성격 역시 어떤 환경에든 맞출 수 있을만큼 밝았다. "미국 독립리그 때는 비자 관계로 캐나다 팀에 소속돼 있었는데 비슷한 사정을 가진 여러 나라의 선수들이 있었습니다. 그 팀에서는 날마다 해고되는 선수가 나오고, 다들 그걸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거기서는 도미니카나 콜롬비아 등지에서 온 선수들과도 서툰 영어로 의사소통을 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이런 성격이 된 것 같아요."
훈련 중에 고바야시는 다른 미국인 투수에게 맛사지를 해주고 있었다. 팀동료 투수를 경쟁자인 동시에 서로 돕는 존재로 삼고 살아왔던 고바야시 다운 행동이었다.
고바야시는 필자에게 KBO의 외국인 선수 등록 마감이 언제인지 물었다. 올시즌에 한국프로야구에 입단하는 희망을 버리지 않고 있었다. 김성근 감독도 "지난 6일의 피칭 내용이라면 1군에서도 통할 수 있다"고 호평했다.
"직구가 150㎞ 나올 때도 있지만 평균은 140㎞ 초반이고 아직 완벽하지는 않습니다. 슈트의 정밀도와 직구 스피드가 지금의 과제입니다."
외국인 선수의 교체 마감 시한은 8월 15일이다. '외국인 투수는 나도 있다'고 외치는 듯한 고바야시의 어필은 계속된다.
<일본어판 한국프로야구 가이드북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