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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무로이의 가깝고도 먼 한일야구]LG 출신 오카모토, 또 방출된 그의 운명은

박진형 기자

기사입력 2011-12-26 12:33 | 최종수정 2011-12-26 12:33


"올시즌을 끝으로 현역을 은퇴하기로 했어요. 지난 여름쯤부터 만약에 재계약을 못하면 유니폼을 벗어야 겠다고 결심하고 있었어요."

작년 LG에서 뛰었다가 올해 일본 라쿠텐에 복귀했던 투수 오카모토 신야(37세)의 말이다.

LG에서 방출된 후 오카모토는 주니치 시절 스승인 호시노 센이치 감독이 라쿠텐 감독에 취임하자 입단테스트를 거쳐 유니폼을 입었다. 올시즌 초반에는 2군에서 좋은 컨디션을 유지했지만 5월쯤부터 성적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결국 한번도 1군에 올라가지 못하고 시즌을 마쳤다. 지난 10월9일 라쿠텐은 오카모토에게 전력외 통보를 했다.

"공식적으로 향후 진로에 대해 말할 기회가 없었어요." 그렇게 말하는 오카모토에게 이번은 세번째 방출이다. 진로를 물어 보기가 약간 어색하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그의 목소리는 은퇴 결심 시점부터 이미 긴 시간이 경과한 상태여서 그런지 내 생각과 달리 평온했다.

"중국 팀의 지도자나 구단의 보조스태프를 해보라는 제안도 있었는데 하지 않기로 했어요." 야구인이 현역을 그만둔 후에도 야구와 관련된 직업에 종사할 수 있다는 것은 행복한 일이다. 하지만 오카모토는 그걸 택하지 않았다.

"만약 중국에 가면 가족들과 또 다시 떨어져 살아야 하는데 이중생활은 좀 힘듭니다." 2001년에 주니치에 입단한 오카모토는 다른 선수보다 늦은 26세의 나이에 프로선수가 됐다. 그에게는 프로야구 선수가 되기 전부터 사귄 부인과 7세의 딸이 있다. 최근 2년 동안 한국과 센다이에서 혼자 살았던 오카모토이니 만큼 이제는 가족과 함께 살고 싶어할 만한 시점도 됐다.

또 보조스태프라는 직책은 오카모토의 성격상 어울리지 않는다. 오카모토는 중간계투나 마무리로 활약한 투수다. 팽팽한 긴장과 이완의 반복을 즐기는 스타일이다. 일정한 리듬이 요구되는 보조스태프는 특별한 능력이 필요한 직업이라는 것을 오카모토는 알고 있었다.

"지금은 야구와 상관없는 직업을 택하려고 지인들과 만나고 여기저기 다니고 있어요." 오카모토는 바쁜 연말을 보내고 있다.


일본인으로서 한국프로야구에서 뛴 6번째 선수인 오카모토. 그는 한국프로야구로 갔다가 일본프로야구에 복귀한 유일한 선수다. 하지만 대다수의 선수들처럼 팬들에게 작별인사를 할 기회도 없이 유니폼을 벗게 됐다.

필자 입장에서는 그의 마지막 무대를 준비해야 할 의무감을 느껴 내년 1월말쯤 일본에서 조촐하게 그의 은퇴식을 거행해줄 생각이다.<일본어판 한국프로야구 가이드북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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