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룡영화상후보작

스포츠조선

[단독취재]시크릿, 카메라 밖에선 뭐하는 줄 알아?

백지은 기자

기사입력 2011-01-09 18:24


걸그룹 시크릿 밀착취재. 미용실에 들른 멤버들이 각자 메이크업과 머리 손질을 하고 있다. 그런데 효성이 그만 잠에 골아떨어져 의자에 눕혀놓고 메이크업을 했다.(작은 사진).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송지은 전효성 징거 한선화. 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

'매직'과 '마돈나'에선 블링블링한 액세서리와 화려한 무대의상으로 시크 섹시한 매력을 한껏 뽐냈던 여성 4인조 시크릿. 이번엔 좋아하는 남자로부터 사랑 고백을 받고 싶어하는 수줍은 여자의 마음을 노래한 '샤이 보이(Shy Boy)'를 통해 180도 변신을 감행했다. 컬리 헤어와 귀여운 원색 액세서리, 파스텔톤 의상으로 '깜찍이' 변신을 한 것. 대변신을 감행한만큼 컴백에 대한 부담도 상당했다는 시크릿의 숨가쁜 컴백 무대를 스포츠조선이 추적해봤다.


걸그룹 시크릿 밀착취재. 오늘의 유일한 한 끼는 닭가슴살 샐러드. 전효성이 힘없는 표정으로 샐러드를 먹고 있다.

걸그룹 시크릿 밀착취재. 이날의 유일한 한 끼는 닭가슴살 샐러드. 새벽 4시부터 강행군을 펼친 시크릿이 오후 2시30분 경 끼니를 때우고 있다. 먹고 싶은 것은 많지만 방송을 앞두고 얼굴이 부을까봐 많이 먹지도 못한다. 힘 없는 모습으로 샐러드를 먹는 멤버들의 모습이 애처롭다.
일찍 일어난 새가 더 졸리다

시크릿은 지난 6일 Mnet '엠카운트다운'을 통해 첫 컴백무대를 가졌다. 이날 무대는 오전 7시 30분부터 사전녹화로 진행됐기 때문에 이른 아침부터 서둘러 준비를 해야했다. 전날(5일) 막바지 준비로 밤샘 연습을 했음에도 멤버들은 오전 3시에 졸린 눈을 억지로 떠가며 강남구 신사동에 있는 '아름다운 규니영' 숍을 찾았다. 4명의 멤버가 메이크업을 받는데 걸리는 시간만 3시간. 그래도 잠시나마 눈을 붙일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다.

메이크업이 끝나자마자 상암동 E&M 센터로 달려가 사전녹화를 마친 이들이 용산구 한남동에 있는 사무실에 도착한 시간은 오후 2시. 이미 눈꺼풀이 내려올대로 내려온 상태다. 하지만 시크릿은 취재진을 향해 "안녕하세요"라며 밝게 인사를 건넨다. 꼭두새벽부터 간단한 요기거리조차 입에 대지 못한 멤버들을 위해 샐러드가 배달됐다. 이날 이들의 식사는 '조스 샌드위치 앤 커피'의 5500원짜리 치킨샐러드. 양상추와 토마토 4조각, 닭가슴살에 허니머스타드 소스로 마무리된 브런치 도시락을 받자 간신히 눈을 부비며 일어난다. 샐러드 한 팩씩을 나눠갖고 늦은 식사를 시작했지만 피곤한 탓인지 입맛은 없어보인다. 결국 반정도도 먹지 못하고 포크를 내려놨다.

이유를 묻자 다이어트 때문이란다. 지은은 "사실 평소엔 이것보다도 안먹으려고 해요. 달걀 흰자를 몇 개 먹는다든가 두유 한 팩을 마시는 정도에요. 샐러드도 하루에 한끼 정도만 먹고 더이상은 먹지 않고 드레싱도 발사믹이나 오리엔탈 드레싱같이 칼로리가 낮은 것들을 주로 먹어요"라고 설명했다.

이러다 쓰러지진 않을까 걱정이 된다. 하지만 선화는 "지금은 그래도 좀 나은데 크리스마스 시즌이 정말 힘들었어요. 작년 12월 25일에 뮤직비디오 촬영을 했는데 그때가 마침 연말 시상식 시즌이었거든요. 저희 뮤직비디오 촬영하랴, 시상식 무대 준비하랴 8일밤을 샜어요. 차라리 쓰러지고 싶은데 쓰러지지도 않더라고요"라며 밝게 웃었다.

그러고보니 징거의 두 눈은 토끼눈처럼 빨갛게 충혈됐다. '잠시 엎드려서라도 눈을 붙이는 것이 어떠냐'고 말해도 고개를 절레절레 젓는다. "엎드려서 자는건 금물이에요. 얼굴이 붓거든요. 어제(5일)도 새벽까지 연습하고 숙소에서 잠깐 눈만 붙이고 나왔어요. 그래도 다른 친구들 역시 피곤한건 마찬가지니까 티를 낼 순 없죠."


걸그룹 시크릿 밀착취재. '샐러드만 먹고는 못살아!' 한선화가 미용실을 가던 도중 편의점에 들러 매콤한 소스를 뿌린 햇반을 전자렌지에 데워 꺼내고 있다. 선화는 하루에 한 끼는 꼭 밥을 먹어야 한다고.

걸그룹 시크릿 밀착취재. 징거의 전재산은 9만원. 과자를 산 징거가 지갑에서 지폐를 꺼내고 있다.

걸그룹 시크릿 밀착취재. 간단히 식사를 마친 멤버들이 오후 3시 10분경 사무실을 나서고 있다.
잠을 못자도 밥은 먹어야죠.


식사를 마치고 잠시 셀카 등을 찍으며 시간을 보내던 시크릿이 오후 3시. 이동 준비를 시작했다. 오후 6시로 예정된 '엠카운트다운' 생방송 시간에 맞추기 위해 메이크업 수정을 받아야 했던 것. 해맑게 인사하며 차에 올라탄 멤버들. 그런데 차가 향하는 방향이 조금 이상하다. 어쩐지. 출발 3분만에 차는 회사 근처 편의점 앞에 멈췄다. "다이어트 한다더니!"라며 이들을 냉큼 따라가니 선화가 전자렌지에 즉석 김치제육덮밥을 데우고 있었다. 카메라에 딱 걸린 그는 수줍게 웃으며 "전 하루에 한 끼는 꼭 밥을 먹어야 해요. 안그러면 허전해서 군것질을 더 하게 되더라고요. '마돈나' 컴백 전에 한창 다이어트를 할 때도 아침밥은 꼭 먹었어요"라며 적극 해명에 나섰다.

선화가 밥을 기다리고 있는 동안 징거와 지은도 '편의점 습격'을 시작했다. 지은은 "아직도 편의점 사랑은 식지 않았어요. 자주 편의점에 들려서 간식거리를 사요"라고 전했다. 하지만 데뷔때부터 '편의점 종결자'라 스스로를 칭해왔던 이들도 다이어트의 압박 때문인지 각각 99칼로리 다이어트바와 구운 양파만 집어들었다. 각자 자신의 체크카드로 계산을 마무리한 세 사람은 서둘러 효성이 잠들어 있는 이동차량에 올라탔다.

오후 4시. '아름다운 규니영' 숍에 다시 도착했다. 차안에서 정말 숙면을 취했는지 비몽사몽 걸어들어온다. 효성과 징거는 숍 안쪽에 자리잡은 메이크업실로 들어갔고 지은과 선화는 헤어스타일을 수정하기 시작했다. 이들의 헤어를 담당한 관계자는 "멤버들 모두 헤어스타일에 따라 이미지가 많이 달라진다. 징거는 머리를 묶고 안묶고의 차이가 나고, 효성이와 지은이는 앞머리 유무에 따라 이미지가 많이 다르다. 특히 선화는 자신이 원하는 스타일이 분명하다. 앞머리가 없되 머리 양쪽을 눌러서 얼굴선을 가리는 스타일을 좋아한다"라고 귀띔했다.

두 사람이 헤어스타일을 수정하고 있는 동안 메이크업실로 살짝 들어가보니 효성은 이미 꿈나라 삼매경이었다. 자꾸만 떨어지는 목을 가눌 수 없었던지 편안하게 목배게까지 벤 모습이다. 이에 담당 아티스트는 의자를 뒤로 젖혀 효성을 눕힌 뒤 수정 메이크업을 하는 신공을 발휘했다.

옆자리에서 효성이 잠들어있는 동안 징거는 아이패드와 사랑에 빠졌다. "대기실이나 숍에서 여분 시간이 남으면 주로 게임을 한다"는 그가 가장 좋아하는 종목은 의외로 '스트리트파이터'. 특히 블랑카와 달심 캐릭터를 좋아한다. 심심할때 '요가파이어'를 쏘고나면 기분이 가뿐해진다고. 그는 "멤버마다 스타일이 조금씩 다른데 선화와 지은이는 원래 잠이 많지 않고 저는 주로 게임을 하거나 수다를 떨어요. 효성이 언니는 틈이 날때마다 잠을 자는데 신기하게 꿈도 꾸고 숙면을 취하더라고요"라며 웃었다.

메이크업 수정이 끝나자 의상을 손본다. 끈이 없는 튜브톱 미니원피스를 입고 있던 탓에 옷매무새에 신경이 많이 쓰인다고. 징거는 "옷핀 등으로 의상을 고정시키는데 무대에서 춤을 추다보면 가끔 고정됐던 핀이 떨어져나가는 경우가 있어요. 그러면 정말 당황스러운데 최대한 티내지 않으려고 노력해요"라며 웃었다.


걸그룹 시크릿 밀착취재. 미용실을 나온 멤버들이 차안에서 잠을 자고 있다. 효성은 조수석에 자리를 잡았고, 지은 선화 징거가 뒷좌석에 자리를 잡고 잠을 청했다. 아직 잠들지 않은 징거가 V자를 그려보이고 있다.

걸그룹 시크릿 밀착취재. 엠카운트다운 대기실에서 시크릿이 방송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자신들의 뇌구조를 직접 그려서 보여주며 웃고 있는 모습.

걸그룹 시크릿 밀착취재. 엠카운트다운 방송을 위해 준비하던 시크릿이 잠시 시간을 내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걸그룹 시크릿 밀착취재. '추위 엄살은 지은이가 최고!' 상암동 E 분홍색 모포를 뒤집어 쓴 지은이 추위에 떨며 걸어가고 있고, 뒤에서 징거와 함께 걸어오는 효성은 언제 잠에 취해 있었냐는 듯이 웃음을 터트리고 있다.
이제는 우리가 헤어져야 할 시간

약 한 시간동안 메이크업과 헤어스타일 수정을 마친 멤버들이 숍을 나섰다. 선화는 앞머리를 누르기 위해 깜직하게 핀을 꼽은 상태다. 갑자기 추워진 날씨에 멤버들은 "꺅"하고 비명을 지르며 차에 올라탔다. 걸그룹의 차안은 뭐가 다를까? 살며시 차문을 열어봤다. 그런데 이런. 다들 곤히 잠들었다. 애써 완성한 스타일이 망가지기라도 할까봐 서로 목배게를 베고 고개는 살짝 뒤로 젖혔다. 특히 짧은 의상으로 인한 추위를 막아보고자 담요를 꽁꽁 두른 모습이다. 스케줄이 바빠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하기 때문에 차안에서는 주로 못다 채운 수면욕구를 보충한다. 시크릿의 차를 보더라도 차문은 두들기지 말자.

잠든 멤버들을 태운 차는 서둘러 상암동 E&M센터로 향한다. 대기실에 이들이 도착한 시간은 오후 5시 30분. 조금 쉬려나 했더니 곧바로 케이블방송 인터뷰가 시작된다. 빠듯한 일정으로 피곤할 법도 한데 전혀 지친기색없이 성심성의껏 인터뷰에 응한다. 인터뷰를 두개나 마치고 다시 의상을 갈아입었다. 비비드한 컬러에 몸에 꼭 맞게 피트되는 미니원피스 대신 무릎까지 내려오는 로맨틱한 파스텔톤 쉬폰 치마에 등을 시원하게 파낸 홀터넥 흰색 상의를 매치해 좀더 소녀같은 분위기를 연출했다.

오후 6시에 시작되는 컴백 무대에 서기전, 소감은 어떨까? 선화는 "'매직' 활동때만해도 무대에 올라가기 전에 정말 많이 떨렸어요. '어떡하지? 어떡하지?' 하면서요. 그런데 이제는 떨리기보다는 즐겁게 무대에 설 수 있게 된 것 같아요"라고 당찬 모습을 보였다. 이날 컴백 무대는 대성공이었다. 사전 녹화를 진행했기 때문에 1절 정도만 본무대에 올랐다 내려왔지만 수많은 팬들이 시크릿의 컴백을 반겼다. 하지만 아직 안심하긴 이르다고. 지은은 "'매직'과 '마돈나'를 부른 시크릿은 아시더라도 멤버가 누군지까지는 아직 잘 모르세요. 좀더 열심히 해야할 것 같아요"라고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음악 프로그램 스케줄이 끝난 오후 7시 30분. 이번엔 두명씩 갈라져 이동차량에 올라탔다. 선화와 지은이 MBC '세상을 바꾸는 퀴즈(이하 세바퀴)' 스케줄이 있었기 때문. 기가 세기로 소문난 게스트들이 많이 나오기로 유명한 프로그램인데, 아직 어린 이 둘이 기죽지는 않을까? 선화는 "'세바퀴'에 처음 출연하기 전에는 저도 정말 많이 긴장하고 걱정도 했어요. 하지만 모두 잘해주셔서 너무 좋아요"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두 사람이 일산 MBC 드림센터로 향하는 동안 효성과 징거는 또다시 연습실로 돌아간다. KBS2 '뮤직뱅크', MBC '쇼!음악중심', SBS '인기가요' 등 아직 컴백 무대가 많이 남아있는데다 방송사별로 인트로 부분이 조금씩 달라 완벽한 무대를 꾸미려면 연습이 더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7일 오전 1시 30분. 선화와 지은의 '세바퀴' 스케줄이 끝나고 다시 연습실에서 네 명의 멤버가 만났다. 결국 이들은 밤을 꼬박 지새운 뒤에야 숙소로 돌아갔다.
이정혁 기자 jjangga@sportschosun.com
백지은 기자 silk781220@sportschosun.com


걸그룹 시크릿 밀착취재. 무대의상을 갈아입은 전효성이 거울을 보며 마무리를 하고 있다.

걸그룹 시크릿 밀착취재. 효성이 팬이 크리스마스 선물로 보내 준 숯불구이 사진을 가리키며 웃고 있다.

걸그룹 시크릿 밀착취재. 무대의상을 갈아입은 멤버들이 거울을 보며 마무리를 하고 있다.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