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스포츠조선 이현석 기자]황희찬을 향한 영국 언론의 평가가 냉혹하다. 다만 황희찬으로서도 아쉬운 부진을 변명할 핑계는 있다.
울버햄튼은 경기 초반부터 실점하며 끌려갔다. 전반 14분 카를로스 발레바에게 실점을 헌납했다. 이후 전반 31분 시몬 아딩그라가 추가골을 넣으며 울버햄튼은 흔들렸다. 전반 44분 곤살로 게데스가 추격골을 터트리며 1-2로 전반을 마쳤다.
하지만 울버햄튼은 끝까지 추격하는 데 실패했다. 후반 40분 페르디 카디오글루가 울버햄튼 골망을 흔들며 경기의 쐐기를 박았다. 황희찬은 후반 26분 교체되며 팀에 득점도 안기지 못하고 이미 그라운드를 떠난 뒤였다. 울버햄튼은 후반 추가시간 토미 도일의 득점이 터졌지만, 이미 승부는 기운 상태였다.
|
지난 시즌 활약과 비교하면 황희찬의 올 시즌 활약상은 더욱 아쉽다. 황희찬은 지난 시즌 리그 29경기에 출전해 12골 3도움을 기록했으며, 팀 내 득점 1위를 차지했다. 아시안컵 이후 후반기 득점 페이스가 떨어지며 더 많은 득점을 터트리지는 못했지만, 시즌 막판까지 꾸준히 팀 공격의 핵심임은 분명했다.
올 시즌은 분위기가 달라졌다. 당초 여름 이적시장에서 마르세유, 로베르트 데제르비 감독의 구애까지 거절하고 잔류를 택한 황희찬은 시즌 초반 2경기 부진과 함께 곧바로 벤치로 자리를 옮겼다. 아스널전 당시 날카로운 크로스로 득점 기회를 만들기도 했지만, 이것이 공격 포인트로 연결되지 못했고 부진이 시작됐다. 첼시전 활약까지 미미하며 이어진 번리와의 리그컵 경기부터 게리 오닐 감독은 황희찬을 제외한 선발 명단을 구성했다.
|
영국 언론에서도 황희찬의 활약에 아쉬움을 드러냈다. 영국의 몰리뉴뉴스는 19일 '오닐 감독은 황희찬이 어려움을 겪으며 문제에 직면했다'라고 보도했다.
몰리뉴뉴스는 '황희찬은 브라이튼전에서 정말로 고전했다. 그는 지난 시즌 오닐 감독이 가장 좋아하는 선수였지만, 힘겹게 새 시즌을 시작했고, 브라이튼과의 경기에서는 솔직히 끔찍한 모습이었다. 이런 폼으로는 경기에 출전할 수 없다. 논란의 여지 없이 황희찬은 올 시즌 울버햄튼 최악의 선수 중 한 명이다. 지난 시즌과 같은 위협적인 모습은 전혀 보이지 않았다'라고 지적했다.
문제는 포지션이었다. 몰리뉴뉴스는 '아마도 포지션 문제일 것이다. 황희찬은 최근 와이드한 위치에서 플레이할 때 효과적이지 않고, 드러나지 않는다는 지적이 있다. 지난 시즌 울버햄튼은 황희찬이 박스 안으로 더 자주 들어왔다. 하지만 올 시즌은 요르게 스트란드 라르센이 있기에 그런 방식을 많이 사용하지 않는다. 황희찬은 다시 자신의 방법을 찾아야 한다'라고 평가했다.
|
하지만 올 시즌은 임대생 라르센의 합류로 상황이 달라졌다. 전형적인 원톱인 라르센을 중앙에 기용하게 되자 황희찬과 장 리크너 벨레가르드, 혹은 마리오 르미나, 주앙 고메스 등이 클래식한 윙어 역할을 맡으며 크로스에 치중한 플레이가 늘어나고 있다. 달라진 전술에서 황희찬은 위력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울버햄튼도 해당 전술에서 리그 4경기 1무 3패로 부진하며, 리그 18위까지 쳐졌다. 오닐 감독도 전술 변화를 고려해야 할 시점이다. 지난 시즌 활약했던 황희찬과 쿠냐를 중심으로 팀을 다시 조립하는 것이 경기력 반등과 황희찬 부활 모두를 달성할 방법일 수도 있다.
지난 시즌 '코리안 가이'라는 별명까지 만들 정도로 엄청난 활약을 선보인 황희찬이 침묵 중이다. 황희찬이 살아나야, 울버햄튼도 다시 강등권을 벗어날 수 있을 가능성이 크다.
이현석 기자 digh1229@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