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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SSG팬들에게는 감사한 마음 뿐이고, 잊을 수 없을 것 같습니다."
2001년 프로 데뷔 이후 23년간 SSG(전신 SK 포함) 한 팀에서만 뛰었던 선수. 불혹을 넘겨 처음으로 팀을 옮기게 된 셈이다.
처음에는 충격도 컸다. 은퇴 가능성 등 진로에 대한 논의가 정리되지 못한 사이 2차 드래프트에 열렸고, 보호 선수 명단에서 풀린 김강민이 덜컥 한화 지명을 받았다. 충격적 이적이었다.
하지만 이제 시간이 흘렀다. 2개월 동안 마음을 다잡았다. 프로이기 때문이다. 김강민은 밝은 표정으로 수트를 갖춰입고 30일 공항에 나타나 취재진과 인터뷰를 했다.
한화 이적 이후 첫 미디어 대면 인터뷰였다. 그는 "그간 인터뷰 요청이 많았었는데 전부 거절할 수밖에 없었다. 죄송했다"고 했다. 김강민은 "설렘도 있고, 기대도 있다. 호주를 처음 가본다. 새로운 팀에서 선수들과 처음 가는 캠프라서 기대도 된다. 제가 팀을 옮긴 것은 처음이라 어떤 야구를 하게 될지 기대가 크다"고 출국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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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적이 확정된 이후, 개인 훈련에 몰두했다. 40세가 넘은 나이지만 여전히 필요로 하는 팀이 있다는 책임감. 그리고 다시 한번 보여주고 싶다는 욕심이 났다. 김강민은 "웨이트 트레이닝과 몸을 가꾸는데 시간을 많이 투자했다. 경기를 좀 더 많이 나갈 수 있도록 준비를 많이 했다. SSG랑은 다른 팀이니까 제 나름대로 생각도 많이 했다"고 했다. 김강민은 최근 대전에서 가진 '포토데이'에서 한화 유니폼을 처음 입어 봤다. "주황색 유니폼을 입은 것은 처음이라 어색했다"면서도 잘 어울린다는 칭찬에 "유니폼 재질이나 이런게 되게 편하더라"며 웃었다.
SSG에서 줄곧 상징과 같은 등번호 0번을 고수했다. 타팀에서도 쉽게 보기 힘든 독특한 번호라 애착이 컸다.
그러나 한화에서는 9번을 선택했다. 특별한 이유는 없다고 한다. 김강민은 "0번은 SK, SSG에서 달았던 번호고 새 팀에서는 새 번호를 달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다. 0번은 SSG 팬분들이 저를 기억하는 번호가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있었다. 또 한화에서는 새 번호로 좀 더 잘해보고 싶은 생각도 있었다. 저는 번호를 못바꿔 볼 줄 알았는데, 이렇게 바꿀 기회가 생겼다. 한화에서는 다른 번호로 기억되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그리고 SSG팬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남겼다. 김강민은 "팬분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씀 드리고 싶고, 저도 이 긴 시간을 잊을 수 없을 것 같다. 저는 SSG라는 팀을 지금도 굉장히 좋아한다. 안 좋은 감정은 없다. 팬분들께도 좋은 감정을 많이 가지고 있다. 앞으로도 야구장에서 뵐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감사를 전했다.
인천공항=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