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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현석 기자] 토트넘의 겨울 이적시장 계획이 시작부터 삐걱거릴 조짐이 보인다.
당초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산타에게 소원을 빌었다고 밝힐 정도로 이번 겨울 이적시장에서 센터백 영입을 강하게 원했었다. 포스테코글루는 "산타에게 편지를 썼다. 이제 내 아이들처럼 나도 내가 나쁜 짓을 했는지를 살펴봐야겠다"라며 산타에게 영입을 위한 편지를 썼다고 장난스레 답했다. 포스테코글루가 산타에게 원한 영입은 바로 센터백이었다.
센터백은 토트넘이 올 시즌 주전과 백업 자원의 격차가 가장 큰 포지션이기도 하다. 주전 로메로와 판더펜의 기량은 리그 상위권이지만, 백업 자원인 벤 데이비스, 에릭 다이어는 중위권팀 수준이라고 평가하기에도 부족하다. 데이비스는 꾸준히 선발로 나서며 경기력이 올라왔지만, 다이어의 경우 울버햄턴전 역전패를 통해 다시 한번 아쉬운 경기력만 증명하고 말았다.
이어 "조기 영입을 원하는 이유는 부상자와 결장할 선수들, 1월의 중요한 경기를 고려하면 1월 말에 영입 시 일부 경기에서 영향력이 없을 수 있기 때문이다. 구단의 모든 사람이 노력하고 있으니 지켜봐야 한다"라며 빠른 영입을 통해 1월 초부터 팀의 전력 공백을 최소화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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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구신은 유벤투스 유소년팀 출신으로 임대를 통해 꾸준히 경력을 쌓았다. 제노아세서 잠재력이 만개했다. 지난 시즌 임대 후 올 시즌은 완전 이적하며 두 시즌 연속 제노아 수비진에서 맹활약했다. 빠른 속도와 단단한 몸싸움, 제공권 등이 장점이며, 세리에A에서도 손꼽히는 수비수로 평가받는다.
드라구신 영입은 순탄하게 진행되는 듯 보였다. 유럽축구 이적시장 전문가 파브리치오 로마노 기자도 최근 "토트넘은 드라구신과 장기 계약에 개인 합의를 이룬 것으로 보인다"라며 토트넘의 드라구신 영입이 가까워졌다고 인정했으며, 영국 언론들도 토트넘이 드라구신 영입이 유력하다는 소식을 전했다.
하지만 최근 드라구신 에이전트의 발언과 경쟁팀의 합류로 토트넘의 계획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영국의 이브닝스탠더드는 4일(한국시각) '드라구신의 에이전트는 토트넘의 접촉을 인정했지만, 그가 제노아를 떠나고 싶지 않다고 밝혔다'라고 보도했다.
이브닝스탠더드에 따르면 드라구신의 에이전트 플로린 마네아는 "드라구신은 성장 전망과 그가 뛸 수 있는 팀에 대해서만 생각한다. 어쨌든 그는 시즌 중반에 제노아를 떠날 생각이 없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구단들이 접촉했지만, 현재로서는 떠날 계획이 없다"라고 설명했다.
이탈리아의 일 마티노도 마네아의 추가 인터뷰를 전했는데, 해당 인터뷰에서 마네아는 "지금 드라구신이 떠난다면 뭔가 미완성인 채로 제노아를 떠나는 것처럼 느껴질 것이다"라며 당장 드라구신이 떠날 타이밍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인터 밀란이나 AC밀란 같은 팀에서 뛰고 싶어 한다. 아니면 EPL 최고의 팀으로 향해야 한다. 그는 사우디아라비아에서도 전화가 왔지만, 그런 소식을 듣고 싶어 하지도 않았다"라며 여러 행선지에 대한 가능성은 열어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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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드라구신이 토트넘행 대신 제노아에 잔류해 더 시즌을 보내길 원하거나 나폴리행을 택한다면 토트넘은 센터백 보강을 위해 다른 선수를 영입해야 한다. 이미 토트넘은 이런 상황을 대비해 대안을 준비 중이다.
영국의 TBR 풋볼은 '토트넘은 드라구신의 대안을 주시하고 있다'며 '토트넘은 드라구신에 대해 많은 진전을 이룬 것처럼 보이지만, 여전히 다른 영입도 검토 중이다. 본머스의 로이드 켈리는 토트넘이 모니터링 중인 또 다른 수비수로 알려졌다. 켈리는 올 시즌이 끝난 후 계약이 만료되기에 다른 구단들과 이제 자유롭게 대화를 나눌 수 있다. 토트넘은 켈리 영입에 관심이 있고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켈리는 본머스 이적 이후 꾸준히 활약을 펼치는 수비수 중 한 명이다. 에디 하우 감독도 켈리에 대해 "최고의 선수가 되기 위한 모든 것을 갖췄다"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드라구신 영입이 무산된다면 충분히 노릴 수 있는 선수다.
토트넘에 확실히 도움이 될 수 있는 영입이지만, 순탄했던 영입 과정이 흔들리며 드라구신의 합류를 장담할 수 없게 된 가운데, 토트넘이 겨울 이적시장에서의 확실한 보강을 위해 어떤 행보를 보일지도 귀추가 주목된다.
이현석 기자 digh1229@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