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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성원 기자]17년의 오랜 기다림 끝에 마침내 정상에 오른 울산 현대가 더 무서운 기세로 40년 K리그 역사를 송두리째 흔들고 있다. 울산이 가는 길이 새로운 역사라는 말이 절로 나올 정도다.
최근 몇 년동안 우승을 다투던 라이벌 전북 현대(승점 30·9승3무8패)도 바라볼 수 없는 상대가 됐다. 울산과 승점 20점차인 전북은 FC서울(승점 33·9승6무5패)에 이어 4위에 위치해 있다.
20라운드의 울산은 1999년의 수원 삼성(승점 49·16승1무3패), 2000년의 서울(승점 47·14승5무1패)을 훌쩍 뛰어넘었다. 역대 최강팀이었던 2018년 전북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당시 전북의 20라운드 승점은 울산과 같은 50점(16승2무2패)이었다. 전북은 그 해 승점 86점(26승8무4패)으로 일찌감치 우승을 확정지었다. 2위 경남FC(승점 65·18승11무9패)와의 승점차는 무려 21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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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은 최근 '인종차별 논란'으로 홍역을 치렀다. 4명의 선수가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부상 또한 피할 수 없는 숙명이다. 울산은 '외풍'에도 견고할 뿐이다. 누가 나가든 제 몫을 한다. 그러면서 선수들간의 믿음도 자연스럽게 생겼다. 울산은 지난달 28일 제주 유나이티드와 120분 연장 혈투 끝에 1대1로 비긴 후 승부차기에서 5-6으로 패하며 FA컵 8강서 조기 탈락했다. K리그와 FA컵, '더블 우승'이 물거품됐다. 그 후유증이 꽤 클 것이라는 우려가 있었다.
나흘 만의 K리그, 발걸음은 무거웠다. 홈이점을 앞세운 광주FC의 강력한 압박에 전반 혼쭐이 났다. 그렇지만 두 경기 연속 좌절은 없었다. 울산은 뛰어난 위기관리 능력을 앞세워 1대0 승리하며 반전에 성공했다. '인종차별 논란'에 휩싸인 박용우가 '눈물의 속죄포'를 터트렸다.
다른 팀들과 마찬가지로 울산의 갈 길은 여전히 많이 남았다. 다만 지금까지의 흐름만 유지한다면 전북을 넘어 K리그1 사상 처음으로 '마의 승점 90점'을 돌파할 수 있다. 하지만 홍 감독은 '기록은 독'일 뿐이라는 생각이다. 차분한 분위기를 유지하자는 기조다.
"우리가 지난해 우승을 한 번 해봤다. 선수들이 잘 할 수 있게 옆에서 격려해주고 부족한 점 있으면 서로 얘기 나눠서 고치고 있다. 주위에서 잘한다고 하니 마음이 급해질 수 있고, 욕심도 생길 수 있다. 침착하게 해나갈 생각이다." 홍 감독은 '승점 50점'에도 정중동이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