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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정빛 기자] 오피스룩으로 갈아입은 배우 이연희가 'K-직딩'의 공감대를 끌어올리고 있다.
박윤조 역할에 대해서는 "90년대생으로 나오는데, 마냥 요즘 친구들 같지 않다고 하더라. 윤조의 배경에 있어서 그런 것 같다. 든든한 지원이 있는 부모가 있지 않고, 자기가 가장이기도 하고, 대학을 나오지도 않고 직장 생활을 해온 친구다"라며 "힘든 상황에도 불구하고 캔디형으로 밝게 일어선 역할인 것 같다. 요즘 친구들을 빗댄다고 하면, '(윤조처럼) 과연 그럴까'라는 얘기를 하시는데 그런 캔디형 친구를 응원하고, 저 친구가 이겨냈으면 하는 마음으로 보는 것이 드라마라고 생각한다"고 짚었다.
이어 "오피스물 자체가 현실성이 많이 묻어 있는 드라마다 보니, 너무 현실적으로만 빗대어지면 드라마 자체가 무거워지기도 한다. 그래서 유머러스한 부분도 있다. 세 명의 친구와 같이 모여서 놀고 풀자 이런 생각도 한다"라며 "그래서 윤조에게 공감이 잘 됐다. 이런 친구도 있는 것 같다, 사회를 바라보는 걸 이성적으로 생각하는 친구들도 있으니, 윤조가 뜬금없는 것은 아닌 것 같다. 윤조 인물로 이해가 되고 공감될 수 있었다"라고 역할에 몰입한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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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보실 직원 역할을 위해 신경 쓴 점도 언급했다. 이연희는 "주변 홍보팀이 정말 이렇게 하는지는 잘 몰라서, 작가님께 이 직종에 일하는 분들을 잘 알고 싶다고 말씀드리니, 책을 알려주셨다. 홍보인들이 쓴 책이 있더라. 그들의 일과 삶, 힘든 것들을 녹여낸 현실성이 반영된 책들을 통해 이 직업군에 대해 많이 도움을 받았다. 보면서 '이렇게 힘든 홍보일이 뭐가 그리 좋을까, 왜 이 직업을 즐거워할까, 윤조도 즐거워하고 이 일을 사랑하는데, 그건 어디서 나올까, 이 직업의 매력이 뭘까'라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브랜드 하나를 만들어서 많은 사람에게 알리고, 사람들이 알게 됐을 때 성취감이 크더라. 브랜드가 됐든 사람이 됐든, 이분들은 정말 이걸 알리는 게 행복하시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그러면서 홍보하시는 분들께 감사하더라. 그분들에게 더 잘해야겠다고도 생각했다"라고 밝혔다.
또 캐릭터 이해도 중요했다고. 이연희는 "사실 90년대생 친구들이 이제는 너무 어리지도 않고 너무 나이도 많지 않고 중간 정도다. 직장에서는 대리 정도인데, 그 친구들이 갖는 고충이 뭘까라고 생각했을 때 윤조처럼 자신의 입지를 보여줘야 할 때더라. 마냥 신입도 아니고, 뭐 하나 인정받아야 팀장급으로 간다는 부담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라며 "거기서 오는 고충들이 있는 것 같다. 그런 부분을 잘 표현해내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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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신인 시절이 떠오르기도 했다는 이연희는 "제가 바라봤을 때는 모든 것이 다 서툴렀다. 선배님한테 물어보기도 하고, 그마저도 물어볼 줄 모르고, 혼자서 굉장히 끙끙 힘들어했던 것 같다. 알게 모르게 먼저 알고서 친절히 대해주신 선배들 덕분에, 내가 이 일을 계속 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회상했다.
신인 시절이 엊그제 같다지만, 2004년 데뷔해 햇수로 연기 인생 20년을 부쩍 넘겼다. 이제 선배급으로 불리는 것에 쑥스러워한 이연희는 "연기하는 친구도 그렇고 점점 다 젊어지더라. 동생 같은 경우는 사실 제가 더 어려웠다. 무슨 말을 해야 하지, 이 친구는 저와 더 친해지고 싶 어하는데, 제가 어떤 말을 무슨 말을 해야 하는지 모르겠더라. 머릿속에 맴맴 돌았다"며 "조언을 할 수도 없다고 생각해, 같은 직업의 동료라 생각하고 접근했다. (선후배 서로가) 배려하면 좋을 것 같다"고 털어놨다.
남은 회차의 관전포인트도 짚었다. "회가 거듭될수록 윤조로 시작해서, 다른 인물들의 각자 캐릭터적으로 설명이 나온다"는 이연희는 "직장 내에서도 어느 위치에 있든, 상황을 만드는 것처럼 고충이 있더라. 한편으로 치우치지 않고, 직장 내 힘든 것을 공감하면서 위로하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라며 "되게 억눌려 있는 대기업에서 윤조가 점점 위로 올라오고, 자기 목소리를 낸다. 거기서 오는 변화들이 어떨지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귀띔했다.
정빛 기자 rightlight@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