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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속 150km를 찍었지만, 우리팀에선 나는 기교파 투수다."
투수로는 비교적 아담한 체격(1m78, 73kg)이다보니, 와일드한 투구 동작이 더 눈에 띄었다. 올해 KBO리그 등록선수의 평균 키가 1m82.5다. 체격이 좋으면 유리한 면이 있겠지만, 투수에게 필요충분조건은 아니다. 윤산흠이 온 몸으로 보여준다.
20일 대전구장에서 열린 시범경기 SSG 랜더스전.
3월 13일 KIA 타이거즈전, 16일 KT 위즈전, 18일 키움 히어로즈전에 이어 4경기 연속 무실점을 기록했다. 등판 때마다 1이닝씩 확실하게 책임졌다.
시범경기에 4차례 등판해 1승3홀드. 4이닝 4안타 무실점에, 평균자책점이 '0'이다. 볼넷 3개를 내주고, 삼진 5개를 잡았다. 일찌감치 직구 최고 구속이 150km까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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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는 상황에서 등판하고 있는데 재미있다. 마운드에서 좀 더 즐기려고 한다. 그러다 보니 더 괜찮은 결과가 나오는 것 같다."
팀이 올린 5승(2패) 중 4승에 관여했다. 가장 많은 경기에 등판했다.
이전보다 1~2주 정도 빨리 시즌을 준비했다. 지난해 12월 중순부터 훈련을 시작했다. 지난해 이맘 때보다 직구 구속이 1~2km 더 나온다.
그는 "비시즌에 웨이트 트레이닝을 많이 하면서 필라테스를 병행했다. 단점을 보완하려고 노력했다. 캠프에선 순발력을 기르는 운동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하이 패스트볼이 효과를 보고 있다. 포수 미트 위치보다 공 1~2개 정도 살짝 높게 보고 던진다. 그래야 공이 잘 눌려 낮게 들어간다"고 했다.
2년간 유지했던 긴 머리카락을 단정하게 정리했다. 변화를 주고싶어 짧게 했는데, 몰라보는 팬들이 많다며 웃었다.
"우리 팀에 강속구 투수들이 늘었다. 이제 나 정도 스피드면 '기교파'라고 해야할 것 같다. 빠른볼을 던지는 형들을 보면서 많이 배우고 있다."
올해도 윤산흠은 씩씩하게 던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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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