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KBO리그 한국시리즈 5차전 SSG 랜더스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가 7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렸다. 9회말 무사 1,3루 대타 SSG 김강민이 끝내기 스리런포를 날린 뒤 환호하고 있다. 인천=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2.11.07/
한국시리즈 5차전 키움과 SSG의 경기가 7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렸다. 9회말 SSG 김강민이 키움 최원태를 상대로 역전 3점홈런을 날렸다. 타구를 바라보고 있는 김강민. 인천=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2.11.07/
[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2009년 KIA 나지완 이후 역대급 짜릿한 끝내기 홈런이었다.
'불혹의 짐승' SSG랜더스 김강민(40)의 한방이 시리즈 흐름을 바꿨다. 2-4로 패색이 짙던 9회말 무사 1,3루. 김강민이 최원태의 슬라이더를 당겨 왼쪽 펜스를 훌쩍 넘겼다.
맞는 순간 끝내기 홈런임을 직감한 김강민은 양팔을 번쩍 들며 환호했다. 5대4 짜릿한 역전승 속에 시리즈 전적 3승2패. SSG가 벼랑 끝에서 탈출하며 시리즈 제패에 절대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는 순간이었다.
김강민이 만들어낸 갱 없는 드라마. 과정이 있었다. 극적인 홈런이 터지기까지 볼 3개가 운명을 바꿨다.
아쉽게 패하며 벼랑 끝에 몰린 키움 홍원기 감독은 "야구라는 게 공 하나로 승패가 바뀐다. 김강민 이전 타석에 최주환의 헛스윙 파울 여부도 아쉽고, 그 전에 박성한에게 볼넷을 내준 것도 아쉽다"며 "최원태는 최선을 다했다. 모든 선수들에게 감독으로서 경의를 표한다"고 말했다.
홍 감독에게 아쉬움을 남긴, 시리즈 흐름을 바꾼 9회말 공 3개를 재구성해봤다.
2022 KBO리그 한국시리즈 5차전 SSG 랜더스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가 7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렸다. 7회말 SSG 박성한이 안타를 날린 뒤 환호하고 있다. 인천=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2.11.07/
#1. 선두 박성한 3B1S, 몸쪽 145㎞ 투심 볼
2-4로 뒤진 SSG의 9회말 마지막 공격.
바뀐 키움 투수 최원태의 영점이 살짝 흔들렸다. 선두타자 박성한에게 3B1S. 5구째 145㎞ 투심패스트볼이 박성한의 몸쪽 무릎쪽 보더라인을 날카롭게 파고들었다. 주심의 오른손이 올라갔다. 하지만 스트라이크 콜이 아닌 타자에게 1루로 나가라는 볼넷 사인이었다.
최원태가 원래 동그란 눈을 더 동그랗게 뜨며 억울함을 표했다. 무사 1루. 키움에는 불안감을, SSG에는 희망을 안긴 선두타자 출루였다.
2022 KBO리그 한국시리즈 5차전 SSG 랜더스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가 7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렸다. 9회말 무사 1루 SSG 최주환이 타격 후 파울을 주장하고 있다. 인천=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2.11.07/
2022 KBO리그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5차전 키움과 SSG의 경기가 7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렸다. 9회말 무사 1루 키움 홍원기 감독이 SSG 최주환의 파울때 비디오 판독 요청을 하고 있다. 인천=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2.11.07/
#2. 무사 1루, 최주환 1B2S, 유인구 커브 파울
무사 1루. 한방이 있는 최주환이 타석에 섰다. 1볼에서 최주환은 한가운데 투심 스트라이크를 흘려보냈다. 무척 아쉬워하는 표정이 흘렀다. 1B2S에서 4구째 123㎞ 커브 유인구를 바운드될 정도로 낮게 떨어뜨렸다. 최주환이 배트가 시동을 걸었다. 자세를 낮춰 땅에 맞기 직전에 배트에 스쳤다. 최주환이 배트에 맞았음을 주장했다. 원심 파울 판정.
키움 벤치가 비디오 판독을 요청했다. 한참 돌려본 끝에야 배트 끝에 살짝 묻었음이 확인됐다.
헛스윙 삼진에서 기사회생한 최주환은 10구째 끈질긴 승부 끝에 2B2S에서 143㎞ 슬라이더를 당겨 오른쪽 담장을 맞혔다. 무사 1,3루 찬스를 만든 결정적 한방이었다.
키움 배터리로선 딱 하나 더 떨어지는 유인구 승부를 펼쳤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 순간이었다.
한국시리즈 5차전 키움과 SSG의 경기가 7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렸다. 9회말 SSG 김강민이 키움 최원태를 상대로 역전 3점홈런을 날렸다. 힘차게 타격하는 김강민. 인천=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2.11.07/
#2. 무사 1,3루, 김강민 0B2S, 143㎞ 슬라이더
무사 1,3루 마지막 찬스. SSG벤치가 마지막 승부수를 띄웠다.
이 때 쯤이면 생각나는 타자, 김강민 카드였다. 최경모 타석 때 "오늘은 잊어버린 게 아니고 아껴뒀던" 대타 카드를 꺼내 들었다.
하지만 키움 투수 최원태는 씩씩했다.
투심 2개로 0B2S 유리한 카운트를 빠르게 점령했다. 자신감이 넘쳤을까. 승부가 지나치게 빨랐다.
떨어지는 커브 유인구 대신 143㎞ 슬라이더를 뿌렸다. 이 공이 하필 회전이 덜 걸린 채 가운데 높은 쪽에 형성되고 말았다. 집중력을 최대 한도로 끌어올린 김강민이 이를 놓칠리 없었다. 전광석화 처럼 돌아간 배트 중심에 정확하게 걸렸다. 비행을 시작하는 순간 타자는 알았다. 양 팔을 치켜올리며 극적인 순간 기쁨을 만끽했다.
홈런이 잘 터지는 타자 친화적 구장임을 감안하면 다소 성급한 승부였다. 유인구 1~2개 없이 바로 승부에 들어간 선택은 두고두고 키움 벤치에 아쉬움으로 남게 됐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7일 인천 SSG 랜더스필드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 SSG 랜더스의 한국시리즈 5차전. 9회말 1사 1, 3루 김강민이 끝내기 3점 홈런을 치며 SSG가 승리했다. 최원태가 고개 숙이고 있다. 인천=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2.1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