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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6일 창원 NC전을 앞두고 롯데 측에 전날 콜업된 이학주(32)에게 인터뷰 요청을 했다.
베테랑 선수 조차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었던 이적 후 첫 선발 데뷔전.
이학주를 긴장하게 한 요소는 또 있었다. 방출 이적생 유격수 박승욱(30)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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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의외의 복병은 박승욱이었다.
캠프 막판 손가락 부상으로 잠시 빠져 있는 새 강력한 존재감으로 주전 유격수 자리에 도전장을 냈다.
시범경기에서 0.303의 타율과 8타점, 2도루에 안정된 수비까지 공수주 맹활약을 펼치며 개막 유격수에 이름을 올렸다. 개막 후 3경기까지 주전 유격수는 박승욱이었다.
바로 전날인 5일 NC전까지 박승욱은 1회 선제 득점과 7회 환상적인 캐치와 점프 스로잉을 선보이며 강렬한 활약을 펼쳤다.
이런 분위기 속에 성사된 첫 선발 출전. 천하의 이학주도 긴장하지 않을 수 없었다.
공교롭게도 첫 타자 첫 타구가 이학주를 향했다. 1회 선두타자 손아섭의 짧은 땅볼. 빠르게 대시한 이학주는 전광석화 같은 러닝스로우로 발 빠른 손아섭을 여유있게 잡아냈다.
타석에서도 존재감을 뽐냈다.
0-1로 뒤진 3회초 1사 후 두번째 타석에서 기습번트 안타를 성공시켰다. 투수의 송구 실책을 유발하며 헤드퍼스트로 1루 베이스를 쓸고 베이스를 쓸고 지나가는 모습에서 간절함이 느껴졌다. 슬라이딩 과정에서 튄 흙이 눈에 들어갔지만 2루까지 전력질주 한뒤 안약으로 씻어내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이학주는 5회 1사 1루에서는 차분하게 볼 4개를 골라 1,2루 찬스를 만들었다. 3타수1안타 1볼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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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은 아쉽게 패했지만 롯데 유니폼을 입고 첫 선발 출전한 이학주의 공-수 활약은 환한 봄 햇살 처럼 빛났다.
유격수 자리를 놓고 일찌감치 뜨거워진 경쟁구도. 좀처럼 가늠할 수 없는 팽팽한 균형추가 이어질 전망이다.
롯데 래리 서튼 감독은 5일 "건강한 경쟁은 모든 선수의 최고점을 이끌어낸다"며 "당장이 선발이나 주전이 아닌 향후 6개월을 봐야한다. 두명의 수비 잘하는 유격수가 번갈아 나갈 수 있다는 건 길게 봤을 때 다양한 기용이 가능하다는 옵션을 준다. 팀이 강해질 수 있다"고 반가워 했다. 그 말 그대로다.
수비 잘하는 두 유격수 카드를 손에 쥔 서튼 감독의 행복한 고민. 당분간 이어질 공산이 크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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