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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로이칼럼]내년 올림픽에선 '한국은 투수도 좋다'는 말 들었으면

노재형 기자

기사입력 2019-11-19 06:06


'2019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슈퍼라운드 대한민국과 미국의 경기가 11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렸다. 9회초 한국 최일언 코치가 마운드를 찾아 조상우를 격려하고 있다. 도쿄(일본)=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19.11.11/

지난 17일 도쿄돔에서 열린 프리미어12 결승에서 한국은 일본에 3대5로 무릎을 꿇어 대회 2연패에 실패했다.

한국 내에서는 한일전이 열릴 때마다 "일본은 투수가 좋다"는 말이 심심치 않게 나온다. 하지만 필자가 보기에는 이번 대회에서 한국 대표팀에도 일본 못지 않은 인상적인 투구를 한 투수가 있었다. 특히 대표팀에서는 정규시즌과 달리 평소 호흡을 맞추지 않은 포수와 배터리를 이뤄야 하는데, 그럼에도 새로운 면모를 드러낸 투수가 주목받았다.

한국 대표팀의 마무리 조상우(키움)였다. 그는 누구나 인정하는 빠른 직구를 갖고 있는 투수다. 하지만 이번 대회에서 조상우는 슬라이더도 코스와 휘는 각이 좋다는 평가를 받았다. TV 해설차 결승전 관전을 위해 도쿄돔을 찾은 일본 프로야구 명포수 출신 후루타 아쓰야 전 야쿠르트 감독은 조상우의 투구를 보고 "이 투수는 공이 빠를 뿐만 아니라 슬라이더도 좋다"며 높이 평가했다.

조상우의 올 정규시즌서 직구의 비율은 73.8%였다. 하지만 일본과의 결승전에서 직구와 슬라이더의 비율은 똑같이 50%였다. 슬라이더를 평소보다 많이 구사한 것이다. 팀이 뒤진 상황에서 등판했으나, 직구 못지 않게 강력한 슬라이더를 던져 인상을 남겼다.

경기가 끝난 뒤 한국 포수 양의지(NC)에게 조상우의 슬라이더에 관해 물었다. 그는 "(조)상우는 직구가 좋으니까 그걸 살리기 위해 슬라이더를 많이 사용했다"고 말했다. 강한 팀을 상대할 때 다양한 구종을 던질 줄 안다는 건 그만큼 볼배합에서 유리하다. 하지만 큰 무대에서 시행착오 없이 구사한다는 게 쉬운 것은 아니다.

조상우에게도 이번 대회에서 던진 슬라이더에 대해 물어봤다. 조상우는 "계속 연습하고 있는 중"이라며 짧게 답하고 경기장을 떠났다. 조상우는 이날 슬라이더의 위력을 드러내기는 했지만, 7회말 2사 3루에서 일본 5번 타자 아사무라 히데토에 155㎞ 직구를 가운데 높은 코스로 던지다 적시타를 맞고 추가점을 내준 것이 아쉬웠다. 양의지도 "(아사무라에게 던진)초구가 아쉬웠다"고 했다.

내년 여름 도쿄올림픽이 열린다. 도쿄올림픽 야구는 6개국이 참가한다. 이미 한국과 일본, 멕시코, 이스라엘이 본선행 티켓을 확보했다. 도쿄올림픽까지 충분한 시간이 있다. 이같은 대회에서 평상시와 다른 투구 패턴도 쓸 수 있다면 큰 무기가 될 것이다.

"한국은 투수도 좋다." 내년 도쿄올림픽에서 이 말을 들게 되길 기대해 본다.

<무로이 마사야 일본어판 한국프로야구 가이드북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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