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인터뷰 종합]"세금내는 국민으로 억울하지 않나요?"…이하늬가 말한 '블랙머니'(ft.윤계상♥)

이승미 기자

기사입력 2019-10-31 12:52


[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국민이라면 꼭 알아야 이야기라고 생각해요, 세금 내는 국민으로서 억울하지 않나요?"

자신이 담당했던 피의자의 자살로 곤경에 처하게 된 검사 양민혁(조진웅)이 누명을 얻기 위해 사건의 내막을 파헤치다 거대한 금융 비리의 실체와 마주하게 되는 내용을 그린 금융 범죄 실화극 '블랙머니'(정지우 감독, 질라라비·아우라픽처스 제작). 극중 냉철한 이성을 가진 슈퍼 엘리트 변호사 김나리 역을 맡은 이하늬가 3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진행된 라운드 인터뷰에서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전했다.

올해 초 개봉해 1626만 관객을 모은 영화 '극한직업'(이병헌 감독)부터 최고 시청률 22%를 기록한 드라마 '열혈사제'까지, 작품을 통해 밝고 유쾌한 에너지로 연타석 흥행에 성공한 대세 배우 이하늬. 그가 여오하 '블랙머니'를 통해 빛나는 지성과 냉철한 판단력을 가진 슈퍼 엘리트 변호사 김나리 역을 맡아 지금까지 본적 없었던 새로운 매력을 보여준다.

극중 김나리는 태어날 때부터 엘리트의 길을 걸어온 국내 최대 로펌의 국제 통상 전문 변호사 이자 대한은행의 법률 대리인. 언제나 냉철한 이성과 판단력으로 언제나 흔들림 없이 자신만의 확고한 소신을 지켜온 그는 대한은행 매각 사건을 파헤치는 양민혁 검사를 만나게 되면서 자신이 믿고 있던 확신이 의심으로 바뀌고 정의와 진실을 위해 양민혁과 함께 공조에 나선다.
영화 스틸
이날 이하늬는 올해 연이은 흥행 성공에 이어 새 작품을 선보이는 것에 대해 부담은 없냐는 질문에 "이 작품은 '나의 연기력을 선보이리라', '흥행에 성공하리라' 라는 식의 마음으로 임했다기 보다는 감독님하고 진웅 오빠와 함께 하는 작업 자체가 귀하게 느껴지는 작품이다. 이 시나리오가 세상에 나오기만 해도 좋겠다는 마음이 컸다"고 말했다. 이어 "그래서 이 작품은 다른 작품에 비해 흥행 면에 대해서는 큰 부담이 되지 않는다. 세상에 나왔다는 것 자체가 반은 했다고 생각이 된다. 물론 이 작품이 많이 알려져서 의미를 나눌 수 있으면 더욱 좋겠다"며 웃었다.

또한 그는 "이 영화 이야기 자체가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세금을 내는 입장에서 정말 억울하더라. 왜 이 이야기를 이렇게까지 몰랐을까 싶다. 이 이야기를 많은 사람들이 잘 알고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더라. 이 이야기는 대중이 알아야만 하는 이야기다"라며 "이 사건은 사실은 굉장히 심플한 사건이다. 70조짜리 우리나라 은행이 1조7천억에 외국 자본에 넘어간 사건이다. 이와 관련해 내년에 국재중재재판이 열리고 국가(한국)와 기업(외국 기업)이 싸우게 된다. 그런데 그런 재판이 열리면 국가가 패소하는 경우가 99%라고 하더라. 우리나라가 패소할 경우 5조라는 어마어마한 금액을 보상해야 하고 그걸 국민의 세금이 물어야 되는 상황이 오는 거다. 그게 국민으로서 너무 억울하지 않나"고 말했다.
이하늬는 인상적인 나리의 첫 등장신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원어민에 가까운 완벽하고 유창하 긴 영어대사를 하면서 등장하는 나리. 이하늬는 "등장이 첫 장면이기도 했고 나리의 캐릭터를 대변하는 장면이라서 신경을 정말 많이 썼다. 극중 나리를 한국에서 살다가 유학을 갔고 현재에도 그곳에서 일하고 있는 여자이기 때문에 아주 유창하게 영어를 해야 했다. 그래서 신경을 썼다"고 말했다.

"원래 영어 실력이 그 정도로 유창하지 않냐"는 기자의 질문에 이하늬는 "그 정도는 아니다"며 손사래를 쳤다. 이어 "경제 용어는 이번에 처음 안 것도 대부분 이었다. 그래서 공부를 많이 했다. 아주 일상적인 단어처럼 그런 단어를 써야했기 때문에 입에 자연스럽게 붙이기 위해 노력을 했다"고 덧붙였다.

경제 용어나 영어 연기에 노력을 많이 기울인 건 사실이지만 그 보다 더 중요한건 캐릭터의 선택과 감정이었다는 이하늬. "보여 지는 영어대사나 경제 용어보다 더 중요하게 생각했던 부분이다. 나리는 정의와 선의가 있는 법조인인데도 마지막에 '그런 선택'을 내린다. 만약 나라면 어땠을까라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되더라. 아주 선한 사람이거나 악한 사람으로, 사람은 이분법적으로 나뉘지 않지 않는 것 같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영화의 결말부 나리의 선택에 대해 "한국에서 국제적인 통상 로펌을 만드는 게 김나리라는 인물의 꿈이고 그게 나라를 부강하게 하는 일이고 그게 대의라고 믿는 사람이다. 마지막 나리의 선택도 나리 입장에서는 그것이 대의라고 생각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영화 스틸
'열혈사제' 검사 이후 이번 작품에서 변호사 연기를 하게 된 그는 "제가 주로 전문직 여성을 많이 맡게 되는 것 같다. 직업적인 면도 극중 인물을 잡아갈 때 중요하지만 저는 기본적으로 그 캐릭터만이 가진 특징을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설명했했다. 그러면서 "예전에는 '차도녀' 스타일의 냉정하고 지적인 캐릭터를 많이 했다. 그래서 그때는 왜 나는 그런 캐릭터만 하지라는 걱정도 했다. 그런데 최근에 했던 작품은 밝고 양기를 분출하는 연기와 캐릭터를 많이 하지 않았다. 그래서 오랜만에 연기한 이런 캐릭터가 참 반가웠다"고 말했다.


'거장' 정지우 감독과 호흡을 맞추게 된 이하늬는 정 감독과의 첫 만남을 떠올리기도 했다. "감독님은 저를 썩 내키지 않은데 주변에서 저를 추천을 많이 하셔서 어떤 뒷풀이 자리에서 저를 만나러 오셨다. 정지우 감독님을 보고 살아있는 전설과 대면하는 느낌이라 떨렸던 기억이 난다. 저를 처음 보고 5분 동안 뚫어져라 쳐다보시고는 웃으시 더라"고 떠올렸다.

이어 그는 "그런데 현장에서 감독님은 정말 순수하다. 제가 '청년 정지우'라는 별명도 지었다. 그런 분이라서 이렇게 뚝심 있게 이런 영화를 하신 건가 싶다. 그리고 대화를 하고 소통하는데 있어서 70대 노인 같은 느낌이 전혀 만든다. 정말 친구 같았다. 현장에서 오래 동안 잘 일하시는 선배님들을 보면 본인을 아래 후배들과 이물 없이 잘 터득하시는 것 같더라"고 덧붙였다.
윤계상과 7년째 공개 연애 중인 이하늬. 그는 앞서 SNS 결별설 해프닝에 대해서도 해명했다. 이하늰 앞서 자신의 SNS에 반려견 사진과 함께 "모든 건 변하니까. 설령 항상 함께하는 관계라도 그때와 지금, 나도 너도 다르니 달라지는 것이 당연하겠지만 지나고 보면 사무치게 그리운 날들. 다시 돌아오지 않는 날들. 그런 오늘"이라는 글을 남겨 본의 아니게 윤계상과 결별설에 휩싸이기도 했다. 이에 대해 그는 "여전히 (윤계상과) 아주 잘 만나고 있다"며 웃었다.

"저도 그 해프닝이 굉장히 놀랐다. 저는 그냥 강아지 사진을 올린 거다. 그 강아지가 어릴 때 되게 까맸다가 크면서 하얗게 되더라. 이 아이를 보면서도 어릴 때 모습은 이제 볼 수가 없구나라는 생각이 들더라. 그리고 5년 전 제 모습도 너무 어리더라. 그래서 그와 관련해 SNS에 올린 건데 그렇게 많은 분들에게 심려를 끼칠지 몰랐다"며 "그렇게 뜻하지 않은 오해를 받게 되니까 이제 SNS에 어디까지 마음을 나눠야 하나 싶더라. 좋은 쪽이든 나쁜 쪽이든 고민이다. 스스로 SNS에 포스팅 할 때 검수를 많이 하는 편인데 그게 왜 결별설로 이어질지 모르겠더라"고 설명했다.

국악을 전공해서 현재 배우로서 승승장구하고 있는 이하늬는 "국악을 오래했고 악기를 하면서 소리도 배웠다. 어떻게 보면 국악은 종합 복합적인 예술이다. 그런면에서 자연스럽게 연기를 하게 됐다. 연기를 하면 음악도 할 수 있고 한정적이라고 생각해선 부분까지도 완전히 표현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지금은 저한테 완전히 맞는 예술의 형태를 찾은 것 같다"며 "제가 20년 넘게 가야금을 전공을 했지만 가야금은 제가 가진 에너지보다 너무 예민했던 것 같다. 제가 그 에너지를 그 악기에 맞추려고 했었다. 저는 원래를 타악이나 소리를 했어야 하는 에너지였던 것 같다. 요즘은 가야금을 안으면 마음이 아프다"며 웃었다.
건강한 삶을 지향하며 살고 있는 것으로 유명한 이하늬. 채식하는 식이 습관을 밝히기고 했던 그는 "지금도 채식을 하고 있냐"는 질문에 "지금은 하고 있지 않다. 채식을 하다가 건강상 이슈가 있어서 멈췄다. 하지만 여전히 채식 위주로 먹으면서 채식을 지향하는 삶을 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그러다가 최근에 요가 트레이닝하면서 한달 동안 완벽한 채식을 했었는데 몸이 정말 유연해지더라. 몸이 확실히 좋아진다. 다만 지금 채식을 해야만 한다는 압박은 없다. 제가 '채식'을 언급하니까 자유로워지려고 하는 채식이 어느 순간 강박을 하거나 자유롭지 못하게 되는 것도 있더라. 말을 내뱉는 순간 나를 속박하게 되는 것 같다. 그래서 이제는 '나는 채식주의자'라는 말은 하지는 않는다. 다만 지향하고 있다. 환경을 생각하면 채식을 한다는 건 정말 좋은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블랙머니'는 '남영동1985'(2012), '부러진 화살'(2011), '블랙잭'(1997), '헐리우드 키드의 생애'(1994), '하얀 전쟁'(1992), '남부군'(1990) 등을 연출한 정지우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조진웅, 이하늬, 이경영, 강신일, 최덕문, 조한철, 허성태 등이 출연한다. 11월 23일 개봉.

이승미 기자 smlee0326@sportschosun.com, 사진 제공=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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