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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로이칼럼]日 사상 첫 KBO리그 출신 다카쓰 야쿠르트 감독, 내년이 주목된다

김진회 기자

기사입력 2019-10-08 07:40



일본 프로야구 사상 처음으로 KBO리그 출신 선수가 감독에 취임했다. 2008년 우리 히어로즈(현 키움) 소속으로 18경기에 출전했던 다카쓰 신고 야쿠르트 스왈로즈 2군 감독(51)이 다음 시즌 1군 감독으로 승격됐다.

1991년 야쿠르트에서 프로생활을 시작한 다카쓰 감독은 현역 시절 일본을 대표하는 사이드암 기교파 마무리 투수였다. 2004년 미국 메이저리그에 진출했고 2년 만에 일본에 복귀한 뒤 다시 미국에서 소속 팀을 찾는 과정에서 한국 무대를 노크하게 됐다. 다카쓰 감독이 마흔 살 때 얘기다. 일본에서 달성한 286세이브는 역대 2위에 해당하는 기록. 2010년 대만리그에서도 뛴 다카쓰 감독은 일본, 미국, 한국, 대만의 4개 리그에서 347세이브를 달성했다.

2008년 6월 히어로즈에 입단한 다카쓰 감독이 한국에서 보낸 시간은 5개월에 불과하다. 그러나 아직도 한국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동료들에게 애정을 갖고 있다. 지난해 10월 일본 미야자키에서 교육리그(피닉스리그)가 열렸을 당시 야쿠르트 2군 사령탑이였던 다카쓰 감독은 필자와의 전화통화에서 "두산과 경기를 하는데 두산에는 나와 같이 했던 선수가 있는가"라고 물었다. 다카쓰 감독에게서 전화가 온 다음날 아침, 필자는 다카쓰 감독이 히어로즈에서 첫 세이브를 올렸을 때 선발투수였던 이현승(현 두산 베어스)을 데리고 다카쓰 감독과 만났다. 다카쓰 감독은 10년 만에 재회한 이현승에게 "몸 관리를 잘 하고 길게 현역생활을 보내라"고 격려했다.

이현승도 다카쓰 감독과 함께 했던 시절을 회상했다. "당시 나는 선발이었고 다카쓰 감독은 마무리 투수를 맡았다. 마무리라는 역할은 진짜 힘든 일이었다. 하지만 그걸 계속해온 다카쓰 감독은 좋은 결과가 안 나와도 바로 기분 전환을 하고 '야구는 재미있게 하자'고 말했다. 역시 대단한 선수라고 느꼈다"고 전했다.


2008년 히어로즈 시절 다카쓰 신고의 모습. 스포츠조선DB
다카쓰 감독이 소속된 2008년의 히어로즈는 창단 첫 해였다. 팀 성적은 8구단 중 7위였다. 그래서 클로저였던 다카쓰 감독이 등판할 기회는 많지 않았다. 등판수는 18경기. 성적은 1승 8세이브 평균자책점 0.86이었다. 황두성 삼성 라이온즈 코치도 당시 다카쓰 감독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을 정도. 황 코치는 "일본과 미국에서 활약한 슈퍼스타인데 나이가 있어도 한국에서 선수생활을 하는 모습에 존경했다. 감독이 된다는 일본 기사를 봤었을 때 언젠가 감독이 될 사람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놀라지 않았다"고 말했다.

감독이 된 다카쓰는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다양한 리그에서 뛰고 많은 고생을 했다는 것은 사실이고 그런 기억을 갖고 지도자 생활을 하고 싶다. 하지만 선수에게 고생은 시키고 싶지 않다. 선수의 마음을 이해하는 감독이 되고 싶다."

KBO리그 출신이고 히어로즈 원년 멤버이기도 하는 다카쓰 감독. 그가 지휘봉을 잡을 내년 시즌을 주목하고 싶다.

<무로이 마사야 일본어판 한국프로야구 가이드북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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