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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자는 타격의 기본을 배울 때 "중견수 방향으로 쳐라"는 말을 자주 듣는다. 하지만 실전에서 배운 대로 실행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런데 지난 3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에서 쉽지 않은 일이 현실이 됐다. 8회말 키움 공격 때 1번타자 이정후부터 5번타자 장영석까지 5타자 연속으로 안타가 나왔는데, 그 안타들이 모두 중견수 앞에 떨어졌다. 그 가운데 2번부터 5번이 친 안타가 모두 적시타였던 것도 드문 일이다.
박병호는 또 5타자 연속으로 같은 결과가 나온 점에 대해 "일부러 (중전안타를)치고 싶어도 칠 수 없고, 의식하지 않았지만 확실히 드문 장면이었다"고 말했다.
박병호에 이어 중전안타를 친 장영석은 "경기 후 (5타자 연속 중전안타를)알았고, 타석에서는 전혀 생각하지 않았다"고 했다. 5타자 연속 중전안타는 우연의 산물이었다.
반면 5개의 중전안타를 모두 잡은 삼성 중견수 박해민의 수비 위치는 '우연'이 아니었다. 이 장면을 영상으로 다시 보니 박해민은 타구가 떨어지는 지점 바로 뒤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박해민은 해당 타자들의 타구 방향 특성에 따라 수비 위치를 파악하고 미리 이동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수비 시프트를 말함이다. 이 점에 대해 박해민은 "전력 분석팀을 믿고 수비 위치를 움직였던 결과"라고 말했다.
박해민도 경기 중 자신이 5타자 연속 안타를 처리했다는 것을 "의식 안 했고, 지나고 나서 느꼈다" 고 한다. 이렇게 연속으로 타구 처리를 한 경험에 대해 "처음인 것 같다"고 말했다.
사실 이 장면은 5타자로 끝나지는 않았다. 6번타자 서건창이 친 타구도 중견수 플라이였으니, 6타자가 연속으로 중견수 방향으로 타구를 날린 셈이다.
5타자 연속 안타, 4타자 연속 적시타를 만든 키움 타선. 상대 삼성은 이를 어떻게 파악하고 있었을까. 삼성 오치아이 에이지 투수코치는 "이정후에게 기회를 주기 전에 이닝을 끝냈어야 하는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연속 안타를 시작한 이정후의 앞 타자인 9번 대타 허정협은 1사 1,3루에서 유격수 땅볼을 쳤다. 유격수-2루수-1루수로 이어지는 더블플레이로 이닝을 끝낼 수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2루수 김성훈의 1루 송구가 높아 타자주자가 살면서 2사 1루가 됐다. 이후 공격이 이정후로 연결됐다는 이야기다. 박병호도 "상대 수비 실수가 나왔고 투수가 흔들릴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날 키움 타선의 5타자 연속 중전안타는 매우 진귀한 장면임에 틀림없다. 그만큼 키움 타선의 집중력과 완성도가 높다는 걸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다.
<무로이 마사야 일본어판 한국프로야구 가이드북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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