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SC현장]"중고거래 병맛 코미디"…'오늘도 평화로운' 독립영화계의 '극한직업' 탄생(종합)

이승미 기자

기사입력 2019-03-26 16:31



[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C급 코미디 영화지만 웃음 만큼은 A급인, 살벌하게 웃긴 영화 '오늘도 평화로운'. 코미디 독립 영화계의 '극한직업'이 될 이 영화가 당신의 평화로운 일상에 코믹 폭탄을 투하한다.

중고 거래 사기로 노트북 살 돈을 날린 영준이 범인을 잡기 위해 직접 중국으로 떠나는 엉뚱하고 발칙한 복수혈전을 그린 코미디 독립 영화 '오늘도 평화로운'(백승기 감독, 꾸러기스튜디오 제작). 26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언론·배급시사회가 열렸다. 이날 시사회에는 손이용, 백승기 감독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오늘도 평화로운'은 제16회 부천국제판타스틱 영화제에서 후지필름 이터나상을 수상한 '숫호구'(2012), '시발, 놈: 인류의 시작'(2016) 등은 연출하며 가내수공업 C급 코미디 영화의 새로운 길을 개척한 백승기 감독의 신작 영화. 지난 제22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 초청되며 3회 차 전석 매진을 기록하며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오늘도 평화로운'이 관객들의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낼 수 있었던 이유는 젊은 세대가 모두 공감할 수 있을 만한 이야기이기 때문. 영화 감독을 꿈꾸는 영준이 중고 거래 사이트로 노트북을 사려다 전 재선 150만원을 모두 날린다는 설정은 백승기 감독의 뼈아픈 경험을 바탕으로 한 팩션이기 때문에 관객을 더 큰 공감을 자아낸다. 친근하지만 새로운 중고 거래 사기라는 영화 속 소재를 통해 백승기 감독은 기존 상업 영화에서는 볼 수 없는 A급 코미디 보다 더 빛나는 C급 병맛 코미디를 완성했다.
이날 메가폰을 든 백승기 감독은 "많은 분들도 아시겠지만 감독 실화 영화다. 2년전에 전작을 끝내고 공백기가 이썼다. 그때 새 작품 우주 영화에 관한 시나리오를 쓰려고 맥북을 사려고 했다. 그런데 너무 비싸서 중고로 알아봤다. 한달 정도 눈팅을 하다가 150만원짜리 중고가 나와서 결제를 했다가 사기를 당했다. 당시에는 죽고 싶었는데 그 감정을 컨트롤하지 못해서 이 영화가 탄생하게 됐다. 사실 이 영화는 제 계획에 없던 영화다. 그런데도 영화에 영감을 주신 그 사기꾼 분에게 감사드린다. 지금도 이 사실을 모르겠지만 꼭 만나 뵙고 싶다"고 연출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오늘도 평화로운'은 SNS를 통해 모집한 자원 배우들과 스태프들로 만들어진 의미 있는 작품. 백 감독은 "이 영화는 계획이 없이 중고 사기를 당한 감독과 복수라는 키워드만 가지고 만든 영화다. 그래서 투자를 받기가 힘들었다. 그래서 SNS에 이런 영화를 만들려고 하는데 제작비가 없다. 혹시 와서 영화를 도와주시고 출연해주실 분을 찾는다고 올렸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일주일만에 50분정도가 모였다. 총 70분 정도가 참여해주셨더라. 일주일만에 많은 스태프와 배우를 얻게 돼 기적적으로 영화를 만들게 됐다"며 "오신 분들을 한분도 안빼놓고 다 뽑게 됐다. 도와주시는 분들인데 어떻게 떨어뜨리겠냐. 이 자리에도 많은 분들이 오셨는데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덧붙였다.
주연을 맡은 손이용 배우는 "당시에 감독님이 150만원 사기를 당하고 바로 저에게 연락을 주셨다. 그때 목소리가 굉장히 안좋았다. 그리고 사기당했다고 하더라. 거의 죽으려고 하는 목소리였다. 그때 걱정을 많이 했는데 반면으로는 감독님이 사기 당한게 처음이 아니다. 홍삼 사기도 당했었다. 시즌이 돼서 생길일이 생겼구나 싶기도 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또한 손이용은 그중 머리 중앙만 삭발하는 파격적인 헤어 스타일에 대해 "영화 중간에 시장에서 걸어가는 장면이 있다. 연출된 상황이 아니라 정말 제가 지나가면 아주머니들이 '저 총각 저게 무슨 사정이 있어서 저 지경으로 걸어다니냐'는 눈빛으로 바라봤다. 사실 머리를 밀때는 살면서 내가 어떻게 이런 머리로 다녀보겠냐고 생각했다"며 "어머니도 밥먹을 때마다 저에게 밥풀을 뱉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다양한 영화를 패러디하고 영화 속 레퍼런스를 사용한 '오늘도 평화로운'. 백 감독은 패러디 영화 선택 기준에 대해 묻자 "오마주나 패러디 했던 영화의 기준은 '아저씨' '해바리기' '테이큰' '킹스맨' '킥애스' 등 복수가 핵심 키워드로 있는 영화다. 복수가 클리셰가 있는 영화는 싸그리 다 넣어야겠다고 생각했다. 또 오마주가 들어간 영화는 어렸을 때부터 좋아했던 주성치 감독의 영화들을 사용했다. 그리고 '파괴지왕'의 주인공 캐릭터가 많이 활영됐다"고 말했다.
또한 백 감독은 차기작에 대해서도 이야기 했다. "전작의 영화 마지막에도 우주 영화가 나올거라고 힌트가 나오고 끝난다. 그런데 중간에 맥북 사기가 당해서 이 영화가 나오게 됐다"는 그는 "그런데 급하게 나온 이 영화가 잘 되고 있다. 다음 영화는 우주를 배경으로 하는 SF가 될 것 같다. 사실 예전에 썼던 우주 영화 내용이 '인터스텔라'와 너무 비슷해서 포기했다. 이번에는 다른 감독에게 뺏기지 않고 꼭 만들려고 한다"고 셜명했다.

국내 최대 중고거래 온라인 커뮤니티 '중고나라'와 마케팅 협약을 맺으며 화제를 모은 바 있는 '오늘도 평화로운'. 백 승기 감독은 "사실 영화를 찍으면서는 기분나빠하거나 소송을 걸까봐 걱정을 많이 했다. 그래서 영화 속에서 단 한번도 중고나라라는 단어는 한번도 안나온다. 만들어 놓고도 최악은 중고나라에서 클레임을 거는 거고 최고는 중고나라와 마케팅하는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실제로 중고나라와 마케팅 협약을 맺게 됐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한편, '오늘도 평화로운'은 '숫호구'(2012), '시발, 놈: 인류의 시작'(2016) 등을 연출한 백승기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손이용, 민지혁, 박지나, 감승민 등이 출연한다. 4월 4일 개봉.

smlee0326@sportschosun.com


무료로 보는 명품 커플 궁합

눈으로 보는 동영상 뉴스 핫템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