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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타이거즈가 반전 드라마를 쓸 수 있을까.
이날 경기서 KIA는 6회정도까지만 리드를 지킨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임창용이 선발로 빠졌고, 팻 딘도 헥터 노에시의 부상으로 인해 선발로 나선 상태라 불펜이 어려울 수도 있지만 김윤동-임기준-윤석민의 불펜진은 3이닝 정도는 충분히 막아낼 수 있는 힘이 있다.
그중에서도 마무리 윤석민이 핵심이다. 윤석민은 후반기 4차례 등판에서 모두 무실점하며 3세이브를 거뒀다. 17일 광주 삼성전서 1이닝 무안타 무실점으로 후반기 첫 경기서 세이브를 챙긴 윤석민은 20일 광주 KT전에서도 1이닝을 무안타 무실점으로 2점차(6대4) 승리를 지켜냈다. 27일 대구 삼성전에선 8-8 동점이던 9회 등판해 마무리로 전환한 이후 처음으로 2이닝을 던지면서 2안타 무실점을 기록했다.
윤석민의 장점은 빠른 승부다. 인터벌도 그리 길지 않은 상황에서 빠르게 타자들을 제압한다. 후반기 17타자를 상대하는데 투구수가 58개였다. 한 타자당 3.4개의 투구를 했다는 뜻이다. 27일 삼성전에서는 2이닝 동안 8명의 타자를 상대하는데 단 20개의 공만 던지기도 했다. 이젠 윤석민이 올라오면 곧 끝난다고 생각할 수 있을 정도가 됐다. 8회까지만 막아내면 승리를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긴다.
선발 임기영이 호투를 펼치면서 선발진에도 희망이 보이기 시작했다. 열흘간 2군에서 몸과 마음을 가다듬고 올라와 지난해와같은 안정된 피칭을 하며 후반기에 대한 기대감을 갖게 한 것. 임기영의 이날 퀄리티스타트는 후반기에서 양현종이 두차례 기록한 이후 다른 투수가 기록한 첫 기록이었다.
KIA가 좋은 불펜을 가지고 있었으면서도 후반기에 5승8패의 부진한 성적을 거둔 것은 선발이 안정적이지 못했기 때문이다.
윤석민이 버티는 불펜은 확실히 안정감을 가지고 있다. 선발이 어느정도 안정감을 찾는다면 충분히 해볼 수 있는 후반기다. 더이상 부상 등의 악재가 터지지만 않는다면 말이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