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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로이칼럼]사직구장의 LED조명 쇼. 포스트시즌에 볼 수 있을까

권인하 기자

기사입력 2017-10-10 21:01


롯데 자이언츠는 LED 조명을 이용해 5회말 라이팅쇼를 통해 팬들에게 새로운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과거 나치 독일의 독재자 아돌프 히틀러는 자신의 연설회에서 '빛과 어둠'을 잘 이용해 민중들의 마음을 장악했다고 한다. 70년 이상 지난 현대에도 이벤트 때 분위기를 고양시키기 위해 빛과 어둠을 활용하고 연출한다. 야구장에서도 마찬가지다.

롯데 자이언츠의 홈구장인 부산 사직구장은 2016년 KBO리그 야구장 중 처음으로 조명을 LED로 교체했다. LED의 장점은 소비전력의 절약도 있지만, 기존의 메탈할라이드 조명과 달리 점등 스피드가 빠른 점이 특징이다. 이런 LED의 특성 덕분에 사직구장은 빛과 어둠을 순간적으로 만들 수 있게 됐다.

조명에 따른 연출에는 5회말 종료 후 이어지는 라이팅쇼과 롯데 선수가 홈런을 쳤을 때나 팀이 승리했을 때 점멸이 대표적이다. 조명이 야구장을 한 순간에 라이브 콘서트장처럼 만들고, 팬들을 흥분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다.

일본 야구계도 야구장 조명의 LED화에 대한 관심이 크다. 지난 9월 일본의 한 구단직원이 사직구장을 찾아 왔다. 이 구단은 내년 시즌부터 홈 구장 조명을 LED로 바꾼다. 직원은 사직구장에서 LED 조명을 이용하는 것을 보고 한국과 일본의 큰 문화 차이를 느꼈다고 했다.

이 직원은 "팬들이 스마트폰을 흔들고 노래를 부르는 모습을 아주 재미있게 봤습니다. 하지만 5회말이 끝난 뒤 이어지는 라이팅쇼는 상대 수비수가 더그아웃에 들어가기 전에 조명을 끄고 6회초가 시작되기 전 투수가 연습 투구를 할 때도 조명이 켜지지 않았습니다. 일본이라면 현장에서 '완전히 밝게 하라'는 강한 지시가 있었을 것입니다"라고 했다. 일본도 빛과 어둠의 큰 연출효과는 인정하고 있지만 사직구장과 같은 경기중의 사용은 쉽지 않다는 의견이 대세다.

요코하마스타디움은 2015년 일본에서 처음으로 LED 조명을 채용했다. 요코하마스타디움을 홈구장으로 쓰는 요코하마 DeNA 베이스타즈의 아오노 데루노부 홍보부장은 "경기 중의 조명 암전은 곤란해서 실시하고 있지 않습니다"라고 했다.

아오노 부장은 LED 조명의 사용법에 대해 "경기후 빛의 연출이나 불꽃놀이 때 효과를 내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경기후 조명을 끈 뒤 팀의 심볼 컬러인 파란색으로 야구장 관중석을 물들이는 퍼포먼스가 인기인데 관객들도 참가해 일체감있는 빛의 공간을 만들었습니다. 파란 빛이 나오는 기념품 판매에도 도움이 됩니다"라고 했다.

한국과 일본의 LED를 사용한 구장 연출에는 적극성의 차이는 있지만 야구장 전체의 일체감을 만들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었다. 또 우연이지만 롯데와 요코하마 DeNA는 모두 팀 성적과 흥행면에서 좋은 결과를 내고 있다. 사직구장을 사용하는 롯데는 5년 만에 포스트시즌에 진출했고, 홈 관중도 5년 만에 100만명을 넘겼다. 요코하마 DeNA도 2년 연속 클라이맥스 시리즈 진출에 성공했다. 관중수도 매년 늘어나고 올시즌엔 홈에서 열린 71경기 중 63경기가 매진됐다.

준플레이오프 1,2차전을 1승1패로 끝낸 롯데. 롯데가 실력에 더해 빛과 어둠의 힘을 얻을 수 있는 홈 야간경기는 이번 준PO엔 없다. 공교롭게도 롯데의 홈경기가 모두 낮경기로만 펼쳐진다. 플레이오프에 진출해야 3차전에서 야간경기를 할 수 있다. 롯데 서정근 홍보팀장은 "포스트시즌에서도 조명 연출은 정규시즌과 변화없이 할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는 포스트시즌에서도 LED 조명을 이용한 쇼를 할 수 있을까. 준 PO3차전이 주목된다. <무로이 마사야 일본어판 한국프로야구 가이드북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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