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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KBO리그에서 활동하게 된 일본인 코치는 총 6명. 최다였던 2015년의 15명에 비해 크게 줄었다. 첫번째 이유는 김성근 감독이 이끄는 한화의 코칭스태프 개편에 있다. 지금까지 많은 일본인 코치를 활용해온 김성근 감독인데, 올해는 나카시마 데루시 타격코치(55) 한명뿐이다. 올해 처음으로 한국팀 유니폼 입는 나카시마 코치는 어떤 야구인일까. 그의 경력과 그를 주변에서 지켜봤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소개한다.
화려한 아마추어 경력과 프로에서 경험한 다양한 보직이 눈에 띈다. 그는 실업야구 선수시절에 일본대표팀의 4번 타자로 1988년 서울올림픽에 출전했다. 노모 히데오와 후루타 아쓰야 등과 함께 은메달 획득에 공헌했다. 당시 장거리 우타자로 주목받은 나카시마 코치는 다음해 신인 드래프트 1위로 니혼햄에 입단했다. 하지만 프로 10년간 651경기에 출전해 타율 2할5푼1리, 52홈런에 그쳤다.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채 1998년 선수생활을 마쳤다.
나카시마 코치는 2011년부터 3년간 대만 프로야구 통이 세븐일레븐 라이온즈 코치, 감독을 맡았다. 당시 나카시마 코치에 대해 CPBL(중화직업봉구연맹) 국제부 류동양씨(41)는 이렇게 회고한다. "팀의 공격력을 높였고, 타격코치로 밝은 성격과 열의로 좋은 평가를 받았다. 미래의 4번 타자로 기대를 모았던 신인 장거리포 떵즈웨이(29)와 캠프 때 밤 늦게까지 맨투맨 훈련을 하던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2013년 대만을 떠난 나카시마 코치는 2014년부터 일본의 독립리그 시코쿠아일랜드리그 소속 도쿠시마 인디고삭스에서 타격코치와 감독으로 일했다. 도쿠시마의 아라이 겐지 공동구단주(37)는 나카시마 코치를 "스케일이 큰 인물"이라고 했다.
도쿠시마 구단에는 지난해 5월 야쿠르트에 입단한 외야수 하재훈(27) 외에 베네수엘라, 미국, 대만 등 여러나라에서 온 외국인 선수들이 있었다. 나카시마 코치는 통역없이 몸짓과 손짓으로 이들을 지도했다.
나카시마 코치를 현장취재한 도쿠시마 신문사의 후지하타 게이쓰게 기자(25)는 "현역 시절 경기에 나갈 수 없을 때도 계속 노력한 선수였다고 들었다. 그래서인지 기회를 잡을 수 없는 선수의 마음도 잘 이해하는 지도자인 것 같다. 또 위에서 위압적으로 지도하는 게 아니라 선수와 함께 싸우는 지도자라는 인상을 받았다"고 말했다.
1m88 장신에 긴 다리, 웃는 표정이 눈길을 잡아끄는 나카시마 코치. 그의 열의와 온화함, 포기하지 않는 자세와 소통력이 김성근 야구와 만나 한화 공격진에 어떤 변화를 줄까. <무로이 마사야 일본어판 한국프로야구 가이드북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