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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로이칼럼]마에스트리 사례로 본 외국인 투수의 성공과 실패

노주환 기자

기사입력 2016-10-03 2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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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퍼트 21승, 보우덴 18승, 헥터 15승….

올 시즌 한국프로야구 10개 구단이 거둔 694승 중 외국인 투수가 기록한 승수는 앞서 나온 세 투수를 필두로 199승이다. 전체 승수의 약 28.7%가 외국인 투수의 어깨에서 나왔다. 이를 보면 외국인 투수 활약이 팀의 포스트시즌 진출의 열쇠였다는 게 확실하다. 그래서 시즌 막판인 가을이 되면 '혹시 그 외국인 투수가 몇 승을 더 했었으면"하는 아쉬움이 있는 구단도 있을 것이다.

그 중에 한 명이 일본프로야구(NPB)에서 4시즌을 뛰고, 올해 한화 이글스에 입단한 이탈리아인 투수 알렉스 마에스트리(31)다. 한화에서 9경기에 등판해 2승2패-평균자책점 9.42. 마에스트리는 기대에 부응하는 성적을 내지 못하고 지난 6월 20일 방출됐다.

마에스트리는 지금 일본에서 우승의 기쁨 속에 있다. 그의 소속팀은 일본의 독립리그인 BC리그 소속 군마 다이아몬드페가수스다. 마에스트리는 원래 올해 초에 군마와 계약을 했는데, 개막 직전에 한화로 방향을 틀었다. 결국 시즌중에 원래 계약하려던 팀으로 간 것이다.

마에스트리의 소속팀 군마는 지난 9월 25일에 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10월 1일부터 또 다른 독립리그인 시코쿠아일랜드리그플러스의 우승팀과 독립리그 왕자결정전(그랜드챔피언십·5전3선승제)을 치르고 있다.

마에스트리의 현재 역할에 대해 히라노 켄 감독(전 KIA 타이거즈 코치)은 "중간 투수로서 중요할 때 기용하고 있다. 지금의 마에스트리는 볼 끝이 좋아 NPB에서도 통하는 수준이다"고 말했다.

BC리그는 한 시즌 팀당 72경기를 치른다. 선발투수가 많이 필요하지 않다. 그런 이유로 불펜투수로 던진 마에스트리는 12경기에 등판해 승패는 없지만 평균자책점 2.33이라는 좋은 성적을 남겼다. 눈에 띄는 게 볼넷 감소다. 한화 소속으로 28⅔이닝 동안 볼넷 34개 내줬는데, 군마에서는 19⅓이닝 5개로 크게 줄었다.

이 부분에 대해 히라노 감독은 "마에스트리는 한국에서 우리 팀에 들어왔을 때 제구력이 나빴다. 그는 아주 조용하고 느긋한 성격인데 급한 한국 스타일이 맞지 않아 자신의 능력을 발휘 못 했을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히라노 감독과 함께 KIA 코치 경험이 있는 다카하시 마사히로 코치도 "마에스트리는 성실한 성격이고 중간투수로서 언떤 상황에서 나가든지 불만을 나타나지 않고 열심이 던진다. 한국에서 못 했던 이유 중에는 정신적으로 맞지 않았던 부분도 있었을 것 같다. 기술면에서는 또 한가지 결정구가 부족했다는 점도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외국인 투수 중에는 한일 양국에서 좋은 활약을 한 릭 밴덴헐크(소프트뱅크)가 있는 반면, 한국에서 잘 했지만 일본에서는 부진했던 앤디 밴헤켄(넥센)같은 투수도 있다. 마에스트리는 일본이 잘 맞았지만 한국에서는 성공하지 못했다.

외국인 투수의 성공과 실패는 예측하기도 어렵고, 설명하기도 어려운 것 같다. <무로이 마사야 일본어판 한국프로야구 가이드북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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