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리그의 10개팀이 사용하는 야구장 9곳 중 8곳에는 천연잔디가 깔려있다. 넥센의 홈구장인 고척 스카이돔에만 유일하게 인조잔디를 깔았다. 한국 내야수가 인조잔디 위에서 수비할 기회가 예전에 비해 많이 줄어들었다.
내야수의 경우 수비하기 쉬운 땅은 발디리스가 말한대로 인조잔디다. 두산 유격수 김재호는 "인조잔디 구장의 경우 정면으로 오는 타구는 기다리고 있으면 잡을 수 있다. 나에게는 잠실구장이 익숙해 편하지만 타구 방향이 어떻게 될 지 모르는 천연잔디 구장보다 인조잔디 구장이 수비하기 쉬운게 사실이다"고 했다.
실제로 지난 2일 삼성-두산전(대구)에서는 1회말에 삼성 백상원의 타구가 두산 2루수 오재원 앞에서 불규칙 바운드로 크게 튀는 바람에 안타가 됐다. 인조잔디 구장이었다면 일어나지 않을 바운드였다.
그런 후쿠하라 코치의 주장에 kt 김민재 수비코치도 동의했다. "동양인의 경우 어깨 위주로 하는 것보다 발로 움직이면서 타구에 대응해야한다. 우리 팀의 박기혁 박경수 같은 선수는 풋워크의 중요성을 알고 있는데, 젊은 선수들은 타구를 기다리고 잡는 경향이 많다. 학생시절에 인조잔디 구장에서 야구를 하는 경우가 많아서 그런 것 같다"고 말했다.
일본의 경우 어렸을 때 흙 위에서 야구를 많이 하고 프로에서는 주로 인조잔디에서 야구를 한다. 그런데 한국은 반대로 기초를 배워야 되는 어릴 때 인조잔디를 경험해 풋워크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프로에 오게 된다.
인조잔디 구장이 과거의 산물이 된 한국. 만약 한국의 어린 선수들이 흙과 천연잔디를 의식한 풋워크를 더 많이 배운다면 한국의 내야수가 일본 선수보다 한층 더 높은 수준이 될 수 있지 않을까.
<무로이 마사야 일본어판 한국프로야구 가이드북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