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막을 내린 광주 유니버시아드 야구경기. 대학야구의 유망주들이 모이는 이 대회에서 일본의 프로구단 스카우트들도 올 가을의 드래프트를 준비하기 위해 한국을 방문했다. 그 중에는 다르빗슈 유(텍사스)나 투타겸업의 오타니 쇼헤이 등 젊은 선수 육성에 높은 평가를 받을 니혼햄 파이터스의 스카우트도 있었다. 그는 일본의 대학생을 체크하면서도 경기가 없는 시간엔 한국의 선수육성 환경을 적극적으로 시찰했다. 그의 눈에 비친 한국 야구의 모습은 어땠을까.
니혼햄의 오후치 다카시 아마츄어 스카우트 디렉터(45)는 전라남도 함평군에 있는 KIA의 육성시설인 KIA 챌린저스 필드를 방문했다. "처음에 놀랐습니다. 일본의 시설보다 새롭고 크고 멋지게 만들었습니다. 기본적으로 미국식의 센스있는 시설이라고 느꼈습니다"라고 첫 인상을 말했다. 2013년에 완성한 KIA 챌린저스 필드는 7만4777㎡의 부지에 메인구장에 보조구장, 실내연습장 등 충실한 야구 환경을 갖추고 있다.
두 번째는 많은 훈련양이었다. 오후치 스카우트는 "효율적이고 휴식시간도 고려하는 훈련을 하고 싶지만 실제로는 그렇게 못하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오후 2시쯤 투수들이 외야에서 펑고를 받고 있는 모습을 봤는데 목적 의식이 없고 타성적인 훈련을 하고 있다고 봤습니다"라고 꼬집었다.
오후치 스카우트는 유니버시아드 대회에서 플레이를 한 한국 선수에 대해 장점과 단점도 말했다.
"한국의 선수들은 소질이 아주 좋습니다. 일본전에 선발등판한 좌완투수(한양대 최채흥)는 좋은 공을 던지고 있었고 4번타자(경희대 김주현)는 스윙능력이 인상적이었습니다"라고 한국 선수 개개인의 실력은 높이 평가한 반면 하나의 팀이 되지 못한 아쉬움을 나타냈다.
오후치 스카우트는 "팀으로서 게임의 완성도는 낮다고 느꼈습니다. 대표팀은 혼성팀이지만 일본의 경우 선수 개개인이 경기중에 중요시 해야할 점을 공통적으로 인식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수비때 주자가 득점권에 있어도 어떤 상황에서는 주자보다 타자를 아웃시키는 것을 우선하거나, 공격 때는 특정 이닝에 반드시 점수를 내야 한다는 등 9회 전체를 생각한 공통된 의식을 갖고 있습니다"라고 했다.
이어 오후치 스카우트는 "그 배경에는 일본은 아마추어 팀이 많아 토너먼트전의 경험이 풍부해서 어렸을 때부터 이기는 방법, 지지 않는 방법을 많이 배우고 있어서라고 생각합니다. 지지 않는 방법을 알고 있다는 것은 결코 좋은 것은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그것이 일본야구의 특징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라고 부연 설명을 했다.
오후치 스카우트는 이번 한국 첫 방문을 통해 한국이 갖고 있는 하드웨어의 수준에는 큰 충격을 받았지만 소프트웨어에서는 조금 더 의식 개혁의 필요성을 느꼈다. < 일본어판 한국프로야구 가이드북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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