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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로이칼럼]LG 황목치승을 일본에서 응원하는 사람들

권인하 기자

기사입력 2014-08-05 08:31


지난 7월 29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서 프로 데뷔 첫 안타, 첫 타점을 기록한 LG 트윈스 내야수 황목치승(29). 제주도에서 태어난 그는 야구 유학을 위해 고교 때 일본으로 건너갔다. 황목치승은 고교졸업 후 아시아대학에 진학했다.대학졸업 후에는 일본의 명문 사회인야구팀인 세가사미(SEGA SAMMY)에 입사해 선수생활을 계속했다.

지난해 고양 원더스에서 활동하다가 LG에 입단한 황목치승은 29세가 된 올해 1군에 올라가 맹활약 중이다. 그는 2008년부터 2011년까지 4년 동안 활동한 세가사미에서 어떻게 지냈을까. 황목치승과 한솥밥을 먹은 동료들에게 추억을 들었다.

황목치승을 스카우트한 세가사미 야구부 센다 아쓰시 부부장(39)은 황목치승의 첫 인상을 자세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대학 1학년 때 경기 전 펑고를 받는 (황목)치승의 모습을 봤습니다. 그때 어깨가 강한 유격수라는 인상을 받았어요. 우리 팀은 발이 빠른 우투우타의 유격수를 찾고 있었기 때문에 4학년 때 입사를 권유했습니다."

하지만 황목치승은 일본에서는 외국인이었다. 비자 문제로 입사가 쉽지 않았다. 센다 부부장은 황목치승의 '야구를 계속하고 싶다'는 꿈을 이룰 수 있게 힘을 쏟았고, 다행히 일이 잘 처리됐다. 센다 부부장은 "치승은 항상 '난 할 수 있다'고 긍정적인 말을 자주 했어요. 그런데 입사 1년째 캠프 때 훈련이 끝나자마자 침대에 유니폼을 입고 운동화를 신은 채 자고 있는 모습을 봤습니다. 대학 때보다 훈련이 힘들었던 모양입니다"라며 입사 초기를 회상했다.

그런데 센다 부부장은 황목치승에게 화를 많이 냈다고 했다. 그는 "회사에 치승이 야구를 계속할 수 있도록 도와준 사람이 많이 있었는데, 가끔 그분들에게 실망시킨 적이 있었고 저는 자주 화를 냈습니다. 그에겐 제가 항상 화를 내는 사람이라는 인상이 심어졌을 지도 모르겠어요"라며 "치승이 지난해 10월 LG 입단이 결정했을 때 저에게 곧바로 전화를 줬어요. 그 마음이 고마웠습니다"라고 했다.

사토 도시카즈 타격코치(36)는 황목치승의 실력을 더 올려주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이 크다고 했다. "치승은 발목 부상으로 3년차까지는 출전 기회가 적었는데 4년째 때 대타로 두각을 내기 시작했어요. 하지만 그때 우리는 치승의 실력을 업그레이드시킬 수 없었습니다. 그가 노력을 보답받지 못했던 것이 유감스러워요."

조시타 나오야 전력분석원(32)은 선수시절 황목치승과 같은 내야수였고 함께 생활했다. 조시타 분석원은 "치승은 강한 몸을 갖고 야성미 있는 화려한 플레이를 좋아했어요. 또 지는 것을 싫어하고 항상 큰 소리로 자신있게 얘기했는데, 귀엽고 재미있는 친구였습니다"고 그를 추억했다.

이들에게 황목치승에게 전할 메시지를 부탁했다. 센다 부부장은 "치승의 활약은 우리에게 자극을 주고 '네가 한다면 우리도 할 수 있다'는 목표가 되고 있습니다"고 했고, 사토 코치는 "치승이 수비하는 영상을 봤는데 같이 했을 때보다 더 잘 하고 있어요. 앞으로도 치승답게 과감한 플레이 부탁해요. 또 세가사미에서 고생했던 것을 잊지 말아요"라고 응원했다. 조시타 분석원은 "요즘에도 컵라면을 자주 먹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자기관리를 잘 해야 더 성장하는데…"라며 몸관리에 대해 걱정하기도 했다.

이제 프로의 1군 선수로 걷기 시작한 황목치승을 먼 일본에서도 응원하는 사람들이 많다. <일본어판 한국프로야구 가이드북 저자>


LG 트윈스 황목치승이 일본에서 활약했던 사회인야구팀 세가사미 선수단. 사진제공=무로이 마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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