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뱅크 호크스의 이대호는 6월 30일 현재 타율 3할1푼7리로 퍼시픽리그 4위에 랭크돼 있다. 11홈런으로 이 부문 공동 6위이고, 37타점으로 7위에 올라있다. 그런데 "득점기회에서 좋은 결과가 더 나오면 좋을텐데"라는 소리도 들린다.
이대호의 득점권 타율은 2할3푼1리다. 팀타율 2할8푼6리로 리그 1위를 자랑하는 소프트뱅크는 4번 타자 이대호에게 큰 기대를 가지고 있다. 지난해까지 2년 동안 고군분투했던 오릭스 시절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기대가 크다. 그런 이대호에게 상대팀의 경계도 한층 더 높아진 모습이다.
세이부의 두번째 투수 후지와라 료헤이(28)는 이대호에게 초구로 바깥쪽 낮은 코스에 슬라이더를 던졌다. 볼. 그는 이어 초구 보다 약간 가운데로 몰린 낮은 직구를 던졌다. 이대호는 이 공을 잡아당겼고 타구는 유격수 앞 땅볼이 됐다. 6-4-3로 이어지는 병살타가 됐고, 5회초 공격이 끝났다.
주자 1,2루에서 수비팀은 도루에 대한 부담이 적고, 타자의 타구유형에 맞는 수비시프트가 가능하다. 또 이대호의 발이 느리기 때문에 땅볼을 유도한다면 병살로 연결하기 쉽다.
이대호는 퍼시픽리그에서 가장 많은 12개의 병살타를 기록하고 있다. 그 중에서 주자 1,2루 상황에서 나온 병살타가 절반 이상인 7개다. 만루에서 3번, 1,3루에서 1번을 기록했다. 주자가 1명인 상황에 나온 병살타는 한번 밖에 없다.
세이부의 이시이 다케히로 투수코치(50)는 이대호를 특정해 자세한 내용은 언급하지 않았지만 소프트뱅크 타선 전체에 대해 "타선이 좋다고 하더라도 상황에 따라 약점은 있습니다. 이 약점을 포수와 투수가 이해하고 공을 던질 수 있는 지가 중요하지요"라고 했다
물론 이대호는 상대 팀이 생각하는 대로만 치는 타자는 아니다. 6월 29일에도 비슷한 장면이 있었다. 1-0으로 앞선 소프트뱅크의 1회초 공격. 무사 1,2루에서 이대호가 타석에 들어섰다. 상대 투수는 5월 10일 경기 1,2루 상황에서 이대호에게 병살타를 유도한 적 있는 도가메 켄(27)이었다. 세이부는 다시 한번 병살을 기대했지만 이대호는 풀카운트 승부끝에 가운데로 들어온 슬라이더를 쳐 우익수 플라이로 아웃됐다.
병살타에 대해 이대호는 "안타는 나올 때도 있고 안 나올 때도 있죠"라며 크게 신경쓰지 않는 모습이었다. 이대호는 득점권 타율이 높지 않지만 결승타는 8개로 리그 3위에 올라있다. 결코 승부처에서 약한 타자가 아니다. '득점 기회에서 약하다'는 인상은 일류 선수에게 요구되는 높은 기대치에서 비롯됐다고 할 수 있다.
시즌을 치르면서 이대호에게 상대가 병살을 노리는 상황은 계속 발생할 것이다. 이때 이대호가 좋은 타격을 한다면 이러한 인상은 금세 사라질 것이다.<일본어판 한국프로야구 가이드북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