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24연승(무패)을 기록한 일본 프로야구 라쿠텐의 우완투수 다나카 마사히로(25). 그의 놀라운 연승행진은 한국에서도 큰 화제가 됐다. 그런데 다나카의 활약 뒤에 탁월한 수비력을 갖춘 2루수가 있었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라쿠텐 2루수 후지타 가즈야(31). 지난해 시즌 중에 요코하마 DeNA에서 라쿠텐으로 이적한 프로 9년차 선수다. 요코하마 시절에 주전으로 자리를 잡지 못한 후지타는 올해 처음으로 규정타석을 채웠고, 수비를 잘 하는 선수에게 주어지는 골든글러브까지 받았다.(일본 프로야구는 수비력이 좋은 선수에게 시상하는 골든글러브와 베스트 9이 따로 있다) 삼성 카도쿠라 켄 투수 인스트럭터는 "요코하마에 함께 있을 때 후지타는 1군과 2군을 오가는 선수였다. 이렇게 활약할 줄 몰랐다"고 놀라워 했다.
한국 프로야구에서 눈에 띄는 2루수의 유형은 일본과 조금 다르다. 지난 한국시리즈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준 두산 오재원(28)은 극단적인 수비시프트가 인상적이다. 두산 김민재 수비코치는 "발이 느린 좌타자 타석 때 우익수쪽으로 깊게 수비를 하고 있습니다. 발이 빠르고 풋워크가 좋아 가능한 것입니다"라고 했다. SK 정근우(31)의 경우 누구도 따라갈 수 없는 자기 만의 순발력으로 공을 잡아낸다.
후지타와 오재원 정근우의 공통점이 있다면, 어깨는 강하지 않지만 송구가 정확하다는 점이다. 이런 호수비는 다나카 같은 최고의 투수와 함께할 때 단순한 아웃카운트 하나가 아니라 연승까지 이끄는 힘이 된다.
이번 아시아시리즈가 열리는 대만 타이중 인터컨티넨탈구장은 2007년 12월에 베이징올림픽 아시아예선이 열린 곳이다. 당시에 일본에서는 한국대표팀 '2익수' 고영민(두산)이 크게 화제가 됐다. 이번 아시아시리즈에서는 라쿠텐의 'F 지터(뉴욕 양키스의 내야수 데릭 지터 이름에서 따온 후지타의 애칭)'의 수비가 볼거리가 될 것 같다. <일본어판 한국프로야구 가이드북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