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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로이의 가깝고도 먼 한일야구]다나카의 21연승 신기록을 보는 풍경

민창기 기자

기사입력 2013-08-19 16:12 | 최종수정 2013-08-20 09:07


지난 16일 일본 프로야구 투수 최다 연승기록이 56년 만에 경신됐다. 라쿠텐의 투수 다나카 마사히로(26)가 세이부와의 원정경기에서 선발승을 거두면서 지난해 8월 26일부터 이어온 연승기록이 '21'이 됐기 때문이다.

한국 프로야구에서는 원년인 1982년 OB 베어스 박철순이 기록한 22연승이 최고기록이다. 당시 초등학교 4학년이었던 필자는 일본에서 실시간으로 대기록 달성을 알 수 없었다. 한국 프로야구사에 빛나는 위대한 기록인 박철순의 22연승. 대기록이 수립될 당시 박철순에 대한 기대감은 어느 정도였을까. 그 열기를 상상해보고, 느껴보고 싶어 다나카가 등판한 16일 세이부전을 관중석에서 팬들과 함께 지켜봤다.

경기 개시 시간인 오후 6시. 세이부돔 매표소에서는 "지정석은 모두 매진입니다"라는 안내방송이 나왔다. 아무리 여름 휴가기간이라고 해도, 평일 세이부-라쿠텐전의 지정석이 매진 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관중석의 분위기도 달랐다. 보통 세이부돔은 홈 팀 세이부가 자리를 잡은 3루쪽부터 관중들이 들어가는데, 이 날은 라쿠텐쪽 응원석에도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긴장감은 1회말부터 찾아 왔다. 다나카는 세이부 1~2번 타자에게 각각 우전안타, 좌익선상 2루타를 내주고 무사 2,3루의 위기를 맞았다. 득점권에 주자가 있는 가운데 클린업 트리오와 대결하게 된 다나카. 하지만 여기서부터 다나카다운 피칭이 나왔다. 3번 구리야마를 1루수 땅볼, 4번 아사무라를 루킹 삼진, 5번 아키야마를 2루수 땅볼로 처리하며 위기를 벗어났다.

올 시즌 다나카의 득점권 피안타율은 1할5푼에 불과하다. 다나카는 특유의 위기 관리능력을 경기 초반부터 발휘했다.

게임은 투수전으로 흘렀고, 양 팀은 6회까지 점수를 뽑지 못했다. 경기가 팽팽하게 전개됐지만 라쿠텐 팬들은 "마군(다나카의 애칭)이라면 이길 것이다"며 안심하고 있었다 . 관중석에는 다나카에 대한 절대적인 신뢰가 있었다 .

8회초 1-1의 동점 상황에서 라쿠텐이 2점을 뽑아 3-1로 앞서갔다. 다나카는 8회까지 5안타, 1실점한 후 마운드를 내려왔고, 9회에는 마무리 투수 라즈나가 등판해 무실점으로 경기를 끝냈다. 라쿠텐이 3대1로 이기면서 다나카는 일본 신기록인 21연승을 기록했다.


다나카는 경기후 관중석을 보면서 "라쿠텐 팬들이 아주 많이 있어서 놀랐습니다" 고 했다. 이날 세이부돔을 찾은 관중은 2만9846명. 투수의 투구를 가까이에서 볼 수 있는 내야 지정석에 몰린 많은 팬들이 다나카에 대한 기대치를 보여주고 있었다.

선발 투수의 이름을 보고 야구장을 찾은 팬들과, 기대에 부응한 에이스. 31년 전 박철순이 기록을 세웠을 때도 이런 풍경이었을까. 22연승에 도전하는 다나카는 23일 지바 롯데전에 등판할 예정이다. <일본어판 한국프로야구 가이드북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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