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전반기에 좋은 활약을 펼친 KIA 투수 양현종. 6월말까지 9승1패, 평균자책점 2.30을 기록했던 그는 옆구리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다.
양현종(25)이 지난 7일 롯데전을 통해 40일 만에 1군 마운드에 복귀했다. 이 모습을 일본에서 유심히 지켜본 이가 있었다. 2008년부터 2009년까지 KIA 투수코치로 있었던 간베 도시오씨(70)다.
간베 전 코치는 양현종이 선발등판할 때는 반드시 인터넷중계를 체크한다. 7일 롯데전을 본 간베 전 코치는 "직구 스피드가 140~145㎞ 정도 나왔는데, 괜찮아 보였어요. 옆구리 부상에 따른 후유증이 없고, 피칭 폼이 무너지지 않으면 점점 좋아질 것 같습니다"고 했다.
간베 전 코치가 양현종을 높게 평가하는 이유는 왼손이 늦게 나오는 투구폼 때문이다. 하지만 이 투구폼은 장점과 단점을 모두 갖고 있다. 간베 전 코치는 "하체 밸런스가 안정되면 왼손이 자연스럽게 따라나와 타자가 보기 어려운 투구를 할 수 있는데, 아주 늦어 버리면 공이 높게 가고 제구가 불안정하게 됩니다. 빠른 직구와 좋은 체인지업을 갖고 있어 제구만 안정되면 걱정이 없는 투수입니다"고 했다.
간베 전 코치는 양현종이 좋은 피칭을 하면 전화로 연락을 한다고 했다. "한국말이 서툴러서 자세한 이야기는 못 하지만, 잘 했다는 이야기를 해줘요."
간베 전 코치로부터 전화를 받곤 하는 양현종은 미소를 보이면서 이렇게 말했다."간베 전 코치가 계셨을 때는 저를 한번도 칭찬해 주신 적이 없었고, 자주 '바보!' 라고 하셨어요. 하지만 요즘에는 좋은 이야기를 해주세요."
간베 전 코치는 "KIA 코치 시절에는 양현종이 눈물을 흘릴 정도로 엄격하게 훈련을 반복해서 시켰습니다"고 했다. 하지만 요즘에는 따뜻한 마음으로 양현종을 지켜보고 있다.
둘의 신뢰 관계는 지난 2월 오키나와 캠프에서도 볼 수 있었다. 간베 전 코치는 당시 한화의 투수 인스트럭터를 맡고 있었는데, 한화와 KIA가 연습경기에서 만나면 두 사람은 오랜 시간 이야기를 나눴다. 햇살 아래 통역 없이 대화를 하던 둘의 모습이 떠오른다. 둘의 나이 차이는 45세. 흰머리의 간베 전 코치와 어린 얼굴의 양현종은 선생님과 학생같기도 했고, 할아버지와 손자같기도 했다.
"지난번에는 3이닝 동안 4실점을 해 전화는 하지 않았습니다. 다음에 좋은 피칭을 하면 축하 메시지를 보내려고 합니다." 간베 전 코치는 양현종으로부터 "(오늘) 잘 던졌어요"라는 전화를 기다리고 있다. < 일본어판 한국프로야구 가이드북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