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열린 세이부-오릭스전 6회초. 헛스윙 삼진 판정을 받은 이대호(오릭스)가 구심으로부터 모욕 행위를 했다며 퇴장을 당했다.
경기 전에 필자는 오릭스 구단 구마가이 야스미츠 홍보담당에게 "올해는 이대호가 심판 판정에 대해 불만스러운 표정을 보여주는 일이 적네요"라는 이야기를 했다.
구마가이 홍보담당은 "올해 이대호는 볼 배합을 놓고 상대 배터리와 벌이는 머리 싸움에서 우위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대호가 전혀 생각하지 않은 코스에 공이 오는 경우가 아주 적어요. 진짜 영리한 타자 입니다"라고 했다.
구마가이 홍보담당은 프로선수 경험은 없지만 대학교까지 야구를 했고, 불펜 포수로 오릭스에 입사했다. 그는 야구 선수 출신으로서 이대호의 뛰어난 능력에 놀랐다고 했다.
퇴장 당하기 전 타석인 3회초에 이미 미묘한 분위기가 감지됐다. 오릭스가 0-1로 뒤진 2사 3루에서 이대호가 타석에 들어갔다. 세이부의 선발 투수 기시 다카유키가 초구 직구를 바깥쪽 낮은 코스에 던졌다. 애매한 코스였는데, 니시모토 긴지 구심은 스트라이크를 콜했다. 이 때 이대호는 납득하기 어렵다는 표정을 지었고, 이대호와 구심 사이에 미묘한 분위기가 형성됐다. 결국 이대호는 기시의 세번째 공을 때려 2루수 플라이로 물러났다.
이대호의 다음 타석은 6회초 1사 후. 0-6으로 세이부가 크게 리드하고 있었다. 볼카운트 1B2S에서 이대호는 기시가 던진 시속 109km 커브에 배트를 휘둘렀고, 공은 포수 앞에서 원바운드가 됐다. 니시모토 구심은 곧이어 헛스윙 삼진을 선언했다. 그러자 이대호는 구심에게 항의를 했다. 이대호는 "배트 끝에 공이 맞았어요. 소리가 들렸지요?"라고 했다. 오릭스 모리와키 히로시 감독이 나서 니시모토 구심에게 3분이 넘게 항의를 했으나 판정은 번복되지 않았다.
모리와키 감독 등 오릭스 코칭스태프가 덕아웃으로 돌아가려고 할 때 일이 벌어졌다. 이대호가 손가락으로 자신의 눈을 가리키는 제스처를 취하자, 니시모토 구심은 자기을 모욕한 걸로 판단하고 이대호에게 퇴장을 선언했다. 그러자 모리와키 감독이 니시모토 구심을 밀쳤고, 니시모토 구심은 모리와키 감독에게 퇴장을 명했다.
오릭스는 승률 5할 복귀를 노리고 있었다. 몇 차례 승률 5할 복귀를 노렸으나 실패한 오릭스는 이날 경기에 크게 신경을 쓰고 있었다.
경기 전에는 분위기 전환 차원에서 정창용 통역 대신 구마가이 홍보담당이 이대호의 티 배팅 훈련 도우미로 나섰다. 하지만 세이부에 패하면서 오릭스는 승률 5할에 마이너스 2경기가 됐다.
4번 타자와 감독의 첫 퇴장이 향후 팀에 어떤 영향을 줄지 궁금하다. <일본어판 한국프로야구 가이드북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