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일본의 프로야구 전지훈련지에서는 한국과 일본 구단 간의 연습경기가 이어지고 있다. 일본 구단 입장에서 보면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가 빠진 한국 팀 선수는 대부분 모르는 이름이다. 이 때문에 일본 구단 관계자들로부터 한국 선수에 대한 선입관이 없는 냉정한 평가를 들을 수 있다.
오키나와현 나하시에 스프링캠프를 차린 니혼햄은 지난 11일에 한화, 14일에 KIA와 연습경기를 했다. 한화전은 0대0으로 5회 강우콜드게임이 됐는데, 선발등판한 유창식이 니혼햄 타선을 4회까지 무안타로 막았다. 유창식에 대해 니혼햄의 스카우트는 "아주 안정된 피칭을 했습니다. 위력적이지는 않았지만 우리타자들이 고생했습니다"고 말했다.
한화의 2번째 투수 임기영은 1이닝을 3타자 연속으로 삼진 처리했다. 임기영에 대해 니혼햄의 스카우트는 이렇게 말했다. "사이드암으로서 아주 박력이 있는 투구였습니다. 볼 끝도 좋았습니다. (임기영이 프로 2년차라는 얘기를 듣고) 만약에 프로 5~6년차 였다면 부족한 점을 지적할 수 있겠지만, 이 시기라면 괜찮은 수준인 것 같습니다."
또 14일 경기에 선발등판한 KIA 양현종에 대해 이 스카우트는 "좌완으로서 최고 148km 직구를 던진다는 게 아주 매력적입니다"고 했다. 그는 양현종에게 한가지 아쉬운 점이 있었다고 했다. "경기 중반에 갑자기 제구력이 떨어졌습니다. 집중력 면에서 부족한 점이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일본 구단 스카우트는 16일 야쿠르트전에 나선 KIA 투수을 꼼꼼하게 체크했다. 이날 KIA의 선발 투수는 소사였다. 소사는 야쿠르트 타자 7명을 상대로 2이닝을 던져 1안타, 무실점을 기록했다. 소사의 최고 구속은 153km. 스피드건에 150km가 넘는 구속이 찍히자 스카우트는 휴대폰으로 소사에 관한 정보를 검색했다.
이번 연습경기 때 한국 투수들을 지켜본 스카우트들은 해외에서 뛰는 선수를 대상으로 활동하는 스카우트들이 아니다. 당장 영입을 목적으로 투구를 지켜본 게 아니라, 단순히 선수의 특징을 체크해 본 것이다. 앞으로 계속되는 한-일 구단 간의 연습경기에서 한국선수들의 모습이 일본 야구인들의 눈에 어떻게 비칠 지 궁금하다. <일본어판 한국프로야구 가이드북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