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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 이브인 24일 광주 서구 치평동의 상무힐웨딩홀. 평소에는 남녀가 결혼을 축복받는 곳이지만 이날은 솔로들로 가득 찼다.
행사 시작 전 행사를 준비하는 스태프들의 표정은 어두웠다.
일찌감치 대기실을 가득 메운 남자 참가자들에 비해 여성참가자들이 턱없이 적었던 것. 그러나 행사 시작 시각인 오후 3시께가 가까워질수록 여성 참가자들이 속속 들어서자 행사가 열린 웨딩홀에는 참가자들이 뿜어내는 열기로 가득 찼다.
남자 300여 명과 여성 100여 명이 참가해, 남성 참가자가 압도적으로 많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참가자들의 어색한 표정은 상기된 표정으로 바뀌었다.
행사장에 입장한 남녀 참가자들은 행사장의 양쪽 서로 어색한 듯 갈려 자리 잡았다.
그러나 커플게임을 몇 차례 진행하자 어느 순간 남녀 참가자들은 뒤섞여 이야기를 나누는 등 서로에게 다가가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많은 인원이 모여 행사는 예정한 것과 달리 몇 차례 게임을 진행한 후 커플 선정과 함께 스태프들이 준비한 경품을 나눠주는 행사가 진행돼 몇몇 참가자들은 이른바 '커플성사'에 성공하기도 했다.
이날 행사에 참가한 송모(24)씨는 "커플이 되기 위해 이 자리에 나왔다"고 쑥스럽게 말하며 "누군가 내 손을 잡아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는 몇몇 자원한 스태프들의 십시일반으로 준비됐다.
일부 참가자는 장소와 협찬사를 구했고, 일부는 공연을 준비했다.
행사 진행비용도 30여 명의 스태프들이 십시일반으로 60여만 원을 모았다.
지인의 도움으로 웨딩홀을 섭외한 대학생 김세현(20)씨는 "솔로대첩은 솔로들의 파티를 표방하고 있다"고 행사 취지를 설명한 후 "올해는 처음이니까 미숙한 점이 많겠지만 내년부터는 본래 취지에 맞게 준비할 것이다"고 지속적으로 행사를 추진할 의지를 밝히기도 했다.
이날 행사는 애초 우려됐던 것과 달리 성추행 등의 불상사는 발생하지 않았다.
행사를 준비한 스태프들은 사전에 신분증을 검사해 신원을 확인하고 통제했으며 경찰은 행사장 주변에서 비상대기하는 등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pch80@yna.co.kr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