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비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올림픽과 같은 단기 토너먼트에서는 더욱 그렇다.
측면 수비와 수비형 미드필더의 역할이 중요해졌다. 주전 좌우윙백으로 유력한 윤석영(22·전남)과 김창수(27·부산)는 오버래핑보다는 수비 뒷공간 커버에 주력할 가능성이 높다. 중앙이 엷어진만큼 측면에서 무너지면 안된다. 특히 와일드카드 김창수는 수비진의 정신적 버팀목이 돼야 한다. 2010년 남아공월드컵서 왼쪽 윙백 이영표(35·밴쿠버 화이트캡스)가 수비진을 진두지휘했던 것처럼 실질적인 리더를 해야한다. 김창수는 부산서도 주장 완장을 차며 '질식수비'의 핵심역할을 훌륭히 소화해냈다.
수비형 미드필더는 보다 수비적인 역할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구자철(23·아우크스부르크)과 한국영(22·쇼난 벨마레)의 역할이 중요해졌다. 구자철은 섀도 스트라이커와 , 측면 미드필더, 수비형 미드필더 모두 소화가 가능하다. 홍 감독은 득점이 필요한 순간에는 구자철을 수비형 미드필더로 내리고 지동원(21·선덜랜드) 백성동(21·주빌로이와타) 같은 전문 공격수를 섀도 스트라이커로 기용할 계획을 갖고 있었다. 그러나 수비진이 흔들림에 따라 구자철을 공격쪽에 고정 배치하고 전문 수비형 미드필더로 기용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일정수준의 수비력을 갖춘 구자철이 전방부터 과감한 압박을 펼친다는 장점도 있다. 이 때 기성용(23·셀틱) 파트너 1순위는 한국영이다. 한국영은 넓은 활동량을 바탕으로 한 수비력이 주무기다. 여기에 상대 에이스를 끝까지 물고늘어지는 끈질김도 갖추었다. 선수들 사이에서는 '갈고리'나 '지우개'라는 별명으로 통할 정도다. 한국영과 비슷한 스타일의 박종우(23·부산)도 활용폭이 넓어질 수 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