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무로이의 가깝고도 먼 한일야구]이토 코치, "양의지 경기중 웃는 건 곤란하다."

박진형 기자

기사입력 2012-04-02 13:56


시범경기가 끝나고 드디어 정규리그 개막이 임박했다.

시즌이 시작되면 지금까지와 달리 엄격한 모습으로 변신하고자 하는 사람이 있다. 두산의 이토 쓰토무 수석코치다. "수석코치로서 전문적인 부분은 담당코치들에게 맡기고 있지만 시즌이 시작되면 한가지 제가 요구할 것이 있습니다." 이토 코치의 요구란 다름아닌 그의 현역 시절 포지션인 포수의 투수리드에 관한 부분이다.

"포수는 다른 포지션과 달리 한번의 실수가 치명적인 영향을 줍니다. 시즌중에 몇 번이나 실수할 수 없기 때문에 볼배합에 대해 많이 공부시킬 겁니다."

포수의 공부는 이를테면 경기라는 수업과 더불어, 경기후 가지는 미팅이라는 예습 복습을 가리킨다. 선생님이 이토 코치라면 학생은 누구일까. 두산의 주전 포수 양의지다. 이토 코치는 학생 양의지를 지켜보면서 이렇게 느끼고 있다. "양의지는 느긋한 성격이 장점이자 단점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 느긋한 성격 덕분에 실수를 하더라도 다음날까지 질질 끌지를 않습니다. 경기는 매일 있으니 타자는 잇따라 타석에 들어섭니다. 그렇기 때문에 나쁜 기억은 빨리 털어버리는 것은 중요하지요. 하지만 완전히 잊어버려서는 또 곤란합니다. 곧바로 잊어버리는 성격과 기억해 뒀다가 다음에 같은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게끔 반성하는 태도 양쪽 모두가 필요합니다."

이토 코치는 스프링캠프 때 믿기 힘든 장면을 봤다고 한다. "연습경기 때 였어요. 투수가 상대팀에 맞았는데 덕어웃에 돌아온 양의지가 웃고 있었어요. 본인이 열심히 하고 있는 것은 알지만 그 모습을 보면 책임감이 없어 보입니다. 제가 현역 때는 맞은 후에 웃을 수 없었어요. 실수한 후에 웃고 얼버무리는 태도는 한국과 일본 선수들 사이의 가장 큰 차이라고 생각합니다. 번거롭게 느낄 지도 모르겠지만 시즌에서는 한번의 패배가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부릅니다.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엄격하게 말할 겁니다."

이토 코치는 양의지에게 일본야구라는 과목을 가르치고 싶은 게 아니다. 자신이 현역 때 세이부의 주전포수로서 14차례 재팬시리즈에 출전하고 감독으로서도 우승을 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한번의 실수가 무섭다는 것과, 우승의 기쁨이 얼마나 큰 지를 전하고 싶을 뿐이다.

"저는 한국에 온 후 못하는 선수가 있어도 지도를 포기하는 게 아니라 할 수 있을 때까지 도와주겠다는 생각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한국 선수들은 부끄러워서 그러는지는 모르겠지만 질문을 잘 하지 않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 대신 일단 충고를 해주면 아주 진지하게 듣습니다. 지도자로서 보람이 있어요."

두산이 맞이한 신학기. 이토 선생님과 학생 양의지의 이인삼각 게임이 이제 시작된다.<일본어판 한국프로야구 가이드북 저자>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