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무로이의 가깝고도 먼 한일야구]박현준 김성현, 다른 방법으로 기회를 찾아라

박진형 기자

기사입력 2012-03-19 11:31



프로야구 경기조작 사건 수사가 일단락됐다.

박현준 김성현 두 투수가 연관된 것으로 밝혀졌으며, 그들은 한국야구위원회(KBO)로부터 야구활동 정지 처분과 함께 소속 구단에서는 퇴단 처분을 받았다. 그들은 아직 20대의 젊은이들이다. 향후 제2의 인생이 지금까지 산 것보다 훨씬 길텐데 개인적으로는 걱정이 되는 것도 사실이다.

상황은 다르지만 일본 프로야구 선수들도 선수생활 종료후에 대한 걱정이 있다. 작년 10월 일본야구기구(NPB)와 전직 지원 전문회사인 리크루트 에이전트가 젊은 프로야구선수들을 대상으로 '세컨드 커리어에 관한 의식조사'라는 설문조사를 했다. 223명의 선수(평균연령 23.7세)가 응답한 이 조사의 결과에 따르면 은퇴후의 생활에 대해 70%가 불안감을 갖고 있었다.

은퇴후 하고 싶은 일로는 고교, 대학, 실업야구 팀의 지도자가 40.1%로 제일 많았다. 하지만 일본에서는 한국과 달리 프로야구 출신자가 고교생 이상의 학생선수를 가르칠 수 없게 돼있다.

만약에 고교야구 코치를 하고 싶으면 교직원 면허를 취득한 후 해당 학교에서 2년 이상 교편을 잡아야 자격을 얻을 수 있다. 따라서 일본에서는 지도력이 있어도 프로야구 이외의 레벨에서 지도자생활을 하는 것은 쉽지가 않다.

지난주 도쿄 신주쿠구에 있는 데이브 베이스볼 아카데미를 찾아갔다. 그곳은 세이부와 요미우리에서 활약한 오쿠보 히로모토 현 라쿠텐 타격코치가 개설한 개인 레슨용 야구학원이다. 프로야구 출신자들이 지도하는 그 학원에는 현재 45명의 선수가 일주일에 한번씩 레슨을 받고 있지만 그들은 다 중학생 이하다. 만약 고등학생들이 프로야구 출신자들의 지도를 받으면 출전 정지 등의 징계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곳에서 지도를 하는 프로야구 출신자들은 학원 일 외에 다른 직업도 갖고 있다. 요미우리 등에서 외야수를 본 요조 미노루씨(45세)는 편의점을 경영하고 있다. 또 주니치의 투수 출신인 미야시타 마사미씨(47세)는 가족이 경영하는 쌀 판매점에서 일하고 있다. 그들은 경기조작에 관련된 박현준 김성현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는 "열심히 하면 어떤 일도 할 수 있다"고 격려했다.


또 요코하마에서 강타자로 활약했고, 2009년에 전력외 통고를 받은 후루키 가쓰아키씨(31세)는 한국의 두 선수에게 뜨거운 심경을 토로했다. 그는 은퇴후 종합격투기 선수로 전향하고 'Dynamite' 등의 격투기 대회에 출전했다. 하지만 프로야구 선수로 복귀하기 위해 학원에서 지도를 하면서 한편으로 개인 훈련을 하고 있다. "저 역시 격투기 선수로 전향했을 때 돈 때문에 하는 것이라는 식의 오해를 받았어요. 그 오해를 푸는 것이 쉽지 않았어요. 아직 20대라면 넓은 세계가 열려 있습니다. 야구 이외의 다른 분야를 빠른 시기에 알게 돼 유리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요. 지금까지 경험한 좌절은 언젠가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경기조작에 관여한 두 선수가 신용을 회복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그들에게도 다른 방법으로 기회는 줘야 한다. 기회만 있다면 야구를 그만둬도 살 방법은 있다는 것을 많은 사람들이 증명하고 있다. <일본어판 한국프로야구 가이드북 저자>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