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현대의 일부 팬들이 잔칫상에 재를 뿌렸다. 아시아챔피언스리그 8강 1차전에서 세레소 오사카(일본)에 3대4로 패한 전북은 홈 2차전에서 6대1 대승을 거두며 4강에 진출했다. 최강희 감독이 시즌 초반 내건 목표, 2006년에 이어 5년 만의 아시아 정상을 향해 한 발 다가선 것이다.
그동안 전북 서포터스는 정도를 벗어난 응원과 상대 팀에 대한 적대적인 언행으로 물의를 일으켰다. 프로축구연맹은 지난 7월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1년 현대오일뱅크 K-리그 FC서울전 직후 벌어진 홈팀 서포터스의 폭력행위에 대한 책임을 물어 전북 구단에 제재금 1000만원을 부과했다. 당시 전북 일부 서포터들은 경기가 끝난 직후 그라운드에 난입해 서울 관계자를 위협하고, 원정팀 서포터스 버스의 출발을 막았다. 홈팀 서포터스에 둘러 싸인 서울 팬들은 버스 안에서 2시간 동안 공포에 떨어야 했다. 일부 홈 팬들은 경찰차량이 따르고, 경찰이 동승한 서울 서포터스 버스를 고속도로까지 따라와 위협했다. 이전에도 일부 전북 팬들은 원정팀 선수단 버스를 가로막고 출발을 방해한 적이 있다. 다른 구단 서포터스가 이번 사태를 보면서 "또 전북인가"라는 반응을 보이는 이유가 여기 있다.
전북 구단은 그동안 서포터스와 만남의 자리를 만들어 자제를 요구하고, 계도했다고 설명한다. 그렇다고 이번 사안에 대해 책임을 면할 수 없다. 이번 일로 그동안의 노력이 충분하지 않았다는 게 드러났다. 혹시 그동안의 안일한 상황 인식과 대처가 서포터스나 팬들에게 그릇된 인식을 심어준 게 아닌지 생각해봐야 한다.
2006년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챔피언인 전북은 2009년 K-리그 우승컵을 들어올렸고, 올시즌 선두를 질주하고 있다. K-리그를 대표하는 명문팀으로 도약했다. 하지만 명문팀 대접을 받으려면 성적뿐만 아니라 책임도 다해야 한다. 스포츠2팀 기자 huelv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