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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광래 A대표팀 감독이 눈여겨본 미드필더 이현승(23)이 전남 드래곤즈의 6강행 해결사로 우뚝 섰다.
이날 이현승은 후반 40분 이종호의 패스를 이어받아 문전으로 쇄도했다. 영리한 위치선정, 저돌적인 드리블과 골결정력을 선보였다. 빈공에 시달려온 전남의 해결사를 자처하고 나섰다. 경남전 초반 부진을 딛고 전열을 재정비한 데는 후반 투입된 '전남 유스' 김영욱-이종호의 패기 넘치는 플레이와 함께 중원에서 중심을 잡아준 이현승의 역할이 컸다. 정 감독은 "경남전 승점 3점은 다른 어느 경기보다 큰 의미"라고 평가하면서 "하프타임때 이현승에게 네가 흔들리면 모두가 흔들린다고 지적했다. 영리한 선수라 알아들은 것 같다"며 이현승의 선전을 칭찬했다.
지난 시즌 서울에서 주전경쟁에서 밀리며 단 3경기 출전에 그쳤던 이현승은 올 시즌 '1년 임대'로 옮겨온 전남에서 물을 만났다. 수원공고 재학중이던 17세에 프로에 입문한 '축구영재' 출신으로 K-리그 '최연소 골' '최연소 도움 해트트릭' 등 최연소 타이틀을 휩쓸었지만 전북 서울 등 초호화군단에서 선배, 용병들에 가려 만개할 기회를 잡지 못했다. 올 시즌 정 감독의 믿음 속에 19경기를 뛰었다. 자신이 출전한 경기를 일일이 메모하고 있다고 했다. 시즌 후반 최상의 컨디션과 정신력으로 2경기 연속골을 터뜨리며 전남의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지난 8월 23라운드 상주전을 앞두고 가진 인터뷰에서 이현승은 "6강은 승점 45점 내외에서 결정날 것이다. 남은 8경기에서 무조건 4경기를 이겨야 한다. 마지막이 선두그룹인 포항, 전북전이니 그 전에 6경기에서 4경기를 잡으면 편한 마음으로 뛸 수 있다"며 6강을 향한 구체적인 계획과 각오를 밝혔었다. 이현승의 6강 시나리오대로라면 4승 중 2승을 이미 확보했다. 상주-경남전 2연승이 모두 그의 발끝에서 비롯됐다. 팀이 가장 필요로 하는 순간에 한방을 터뜨리며 존재감을 뚜렷이 했다. 빛나는 활약에 완전 이적 얘기까지 솔솔 흘러나오고 있다. 이현승 역시 "팀이 원한다면 남고 싶다"며 자신을 믿어준 전남을 향한 애정을 표한 상태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