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무로이의 가깝고도 먼 한일야구]실책많은 삼성 야수진을 보는 카도쿠라의 눈

박진형 기자

기사입력 2011-05-16 10:14


삼성이 5월 들어 4승8패로 부진하다. 그 원인은 5월 팀 타율이 꼴찌(0.207)이면서 실책수는 12개로 가장 많은 것과 직결된다.

특히 수비에서는 지난 13일 한화전에서 드러난 것처럼 야수들 사이에 플라이볼이 떨어지는 장면 등 기록되지 않은 실책이 실점으로 연결된 것도 적지 않다. 어려운 상황이 계속되는 삼성 야수조를 동료 투수는 어떻게 보고 있을까.

삼성 카도쿠라 켄에게 팀의 야수조에 대해 물었다. 카도쿠라는 야수들의 수비 실책에 대한 언급은 하지 않았다. 그는 "반대로 투수가 좋지 않을 때 야수들이 도와 주기도 하고, 서로 협력 관계이니까요"라고 했다. 다만 야수들에게 바라는 점은 있다고 한다. "투수는 마운드 위에서 고독합니다. 만약 실책을 했다면 마운드에 와서 투수에게 한마디 말을 걸어 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마운드에 오지 못할 경우엔 야수 중 누군가가 멀리서라도 '괜찮다'는 사인을 보내기만 해도 투수의 마음은 편해지게 됩니다. 이닝이 끝나고 덕아웃에 돌아올 때 사과하는 선수도 있지만 실책을 범한 직후 바로 하지 않으면 의미가 없습니다."

팀에서 일체감이 부족할 때 그걸 해소하기 위해선 야수 중에 리더가 필요하다는 것이 카도쿠라의 말이다. "삼성에는 진갑용이라는 훌륭한 주장이 있지만 그 외에도 파이팅을 보여주는 야수가 필요합니다. 팀이 침체 모드일 때야말로 목소리를 내지 않으면 안되는 거죠."

그러면서 카도쿠라는 한 선수의 부재가 안타깝다고 했다. 그는 지난 12일 SK전에 앞서 삼성 덕아웃을 찾아왔다. 왼손 엄지 골절로 재활중인 강봉규였다. "전력상은 물론 팀의 분위기 메이커로서도 그의 존재는 필요합니다. 그래서 제 모자에 그의 등번호 24번을 써놨지요."

리더는 어떤 선수가 적합할까. 카도쿠라는 이렇게 말한다. "한국은 선후배 관계가 엄격하지만 젊은 선수 중에서 리더가 나와도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투수조에서는 정현욱이 리더격인데 그보다 젊은 안지만도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합니다. 그런 역할 분담을 할 수 있으면 좋겠네요."

카도쿠라는 열정적으로 말하면서 이렇게 덧붙였다. "프로 16년차에 처음으로 야수들에 대해서 생각하게 됐습니다. 우리 팀은 좋은 선수가 모여 있는데 성적은 그만큼 오르지 않는 것이 안타깝습니다. 그래서 야수 중에 리더가 꼭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카도쿠라에게는 지금 하나의 계획이 있다. 야수들과 함께 식사를 하는 것이다. "그것이 김상수가 될지, 박석민이 될지 아니면 또 다른 선수가 될지 모르겠지만 누구든 팀을 이끄는 선수와 같이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요."


카도쿠라는 외국인 선수다. 그의 뜨거운 마음이 어느 정도 팀에 영향을 줄지는 미지수다. 단지 그의 생각을 계기로 리더십을 발휘하는 선수가 나온다면 삼성의 미래에 있어서 큰 힘이 될 것이다.

<일본어판 한국프로야구 가이드 저자>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