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는 박찬호와 이승엽 덕분에 오릭스에 대한 주목도가 높아지고 있다. 반면 화려하지 않지만 한국과 인연이 깊은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구단이 있다. 라쿠텐이다.
24일 라쿠텐과 요코하마의 2군경기. "올시즌 LG 성적이 좋네요"라고 내게 말을 건넨 사람은 지난해 LG에서 마무리로 뛰다가 올해 라쿠텐 2군에 머물고 있는 오카모토 신야였다. 그는 "올해는 웬일인지 삼진을 잘 잡아요. 이유는 나도 모르겠네요"라며 특유의 얼버무리는 듯한 표현법으로 자신의 컨디션이 좋음을 알려 왔다. 오카모토는 25일 현재 3경기에 등판해 무실점을 기록중이며, 아웃카운트 9개 중 8개를 삼진으로 잡고 있다.
코칭스태프 중에는 1루 코치에 세키가와 고이치(전 SK), 3루 코치에 다네다 히토시(전 삼성)가 선다. 세키가와 코치는 "(정)근우가 홈런을 잘 치고 있군요"라고 했고, 다네다 코치는 "배영섭이 잘 치고 있네요"라고 하는 등 한국 프로야구의 상황을 잘 알고 있었다. 인터넷으로 자주 체크하고 있다고 한다.
두 코치들에게 일본에 복귀한 후 느끼는 한-일 야구의 차이점에 대해 물어봤다. 세키가와 코치는 "한국 선수들은 야구에 대한 자세가 탐욕스러울 정도다. 일본야구에 대해서도 많은 질문을 해 왔다"고 한다. 최 정이 "무라타(요코하마) 처럼 우측으로 잘 칠 수 있는 타자가 되고 싶다"고 해서 무라타의 타격 영상을 준비하거나 비슷한 선수의 기술을 가르친 적도 있었다고 한다.
다네다 코치는 "일본 선수들이 한국야구에 대해 묻는 일은 없습니다. 자기가 한국 선수보다 한수위라고 생각하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전 그들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너희들 2군 선수는 한국에 가도 1군이 될 수 없다'고요".
이들은 한국에서의 코치 경험이 선수를 지도할 때 많은 도움이 된다고 한다. 그 이유로 다네다 코치는 "한국 선수는 원인과 해결 방법을 제대로 설명하지 않으면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세키가와 코치는 "통역을 통해서 설명하기 때문에 더 세세하게 지도했다"고 말한다. 그들은 오히려 한국에서 한층 더 기본으로 돌아갈 기회를 얻은 셈이다.
세키가와 코치는 라쿠텐 선수들을 보면서 "한국에서 선수를 데려오고 싶네요. 모창민(현 상무)은 타력이 좋아서 괜찮을텐데"라고 옛 제자를 그리워했다.
예전에는 일본 야구인이 한국으로 건너가면 후퇴했다는 인상을 줬지만 요즘은 그런 선입견이 없어지고 있다.
한-일의 야구 수준이 대등하게 됐다는 인식도 확산된 데다 글로벌한 시야로 야구를 보는 것이 향후 야구 인생에서 플러스가 된다고 한국야구 경험자들이 말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어판 한국프로야구 가이드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