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전까지 등판이 없어서 오랫동안 기다렸던 바람에 긴장한 것 같다."(SK 김성근 감독)
"긴장해서인지 시즌중과는 다른 모습이였다."(삼성 선동열 감독)
카도쿠라는 등판하자마자 1회초 1번 이영욱을 초구에 몸에 맞는 볼로 내보내고 다음타자 조동찬에게도 볼넷을 허용했다. 제구가 좋지않아 2이닝 동안 3안타, 4사구 3개, 1실점으로 부진했다.
"긴장감은 없었고 이유는 모르겠어요. 그런 상태가 된 것은 처음입니다. 제구력이 너무 나빴어요. 스스로 실망했어요." 다음날 카도쿠라는 이렇게 되돌아 보았다. 자기 스스로도 분석 불가능한 부진이었다.
카도쿠라에 있어서 한국의 포스트시즌은 작년에 이어서 2번째다. 작년에는 "정규시즌 보다 구위가 좋았다"라는 평가를 받았다. 한국시리즈 1차전에 선발 등판, 5이닝을 1안타 1실점으로 막았고 포스트시즌 4경기에서 방어율 2.60이라는 좋은 성적을 남겼다. 당시를 돌아보며 카도쿠라는 "침착했던 것 같아요.이유는 모르겠는데 타자가 무엇을 노리고 있는지 다 알수 있었어요. 던지는 게 즐거웠고 매일 던지고 싶었죠"라고 말했다.
카도쿠라의 작년과 올해 포스트시즌의 차이는 무엇일가? 분명하게 다른 것은 책임감이다. 작년 SK는 에이스 김광현이 8월에 왼손을 부상, 카도쿠라가 중심투수 역할을 했다. 올해는 김광현이 완벽한 상태. 카도쿠라는 김광현에 이어 2차전의 선발은 자신일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나 3차전 선발로 밀렸다. 이에 대해 카도쿠라는 "솔직히 기운이 떨어졌어요"라고 말했다. 하지만 2차전에 선발로 나서지 못한 이유가 삼성 차우찬과의 맞대결을 피하기 위해서라는 사실을 알고는 기분이 바뀌었다. 그러나 김성근 감독이 "오랫동안 기다렸다"라고 했던 것처럼 작년만큼 최고의 기분 상태가 아니었던 것은 사실이다.
카도쿠라는 자기에 대한 기대감이나 신뢰감이 클 수록 그것에 부응하는 타입이다. 올해 3월27일의 개막전에 선발등판해서 시즌 첫승을 올렸다. 이후 7연승을 했고, 4월 월간 MVP를 받았다.
카도쿠라에 있어서는 '불완전 연소'로 끝나 버린 이번 한국시리즈. 그러나 카도쿠라에게는 불타는 무대가 남아 있다. 그것은 한일 클럽챔피언쉽이다. 김광현이 부상으로 빠져 카도쿠라가 에이스의 역할을 해야한다. "작년에는 한일 클럽챔피언쉽에 나갈 수 없어서 가족이 실망했지만 올해는 기회가 왔습니다." 책임감을 얻은 카도쿠라는 11월13일 도쿄돔의 마운드에 오르는 날을 기다리고 있다.
<일본어판 한국프로야구 가이드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