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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프터스토리] SM 이수만 회장-CJ 이미경 부회장, '어제의 적에서 오늘의 동지로?'

이정혁 기자

기사입력 2010-10-20 16:38


◇엔터테인업계의 양대산맥으로 불리는 CJ 이미경 부회장(왼쪽)과 SM 이수만 회장이 물밑 자존심 싸움을 펼치는 동시에 대외적으로는 협력 관계를 모색하고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사진제공=조선일보, SM엔터테인먼트

대국민 오디션 프로그램에 얽힌 대기업 총수간 자존심 대결이 끊임없이 화제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발단은 MBC,SBS가 오디션 프로그램을 기획하면서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와의 공조를 검토했던 것. 이 과정에서 오디션 프로그램의 원조라 할 수 있는 '슈퍼스타K 2'의 방송사인 Mnet의 모기업인 CJ그룹 미디어&엔터테인먼트의 이미경 총괄부회장과 국내 최대 연예기획사인 SM 이수만 회장(공식 직함은 프로듀서)의 자존심 싸움이 펼쳐지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그간 양 기업간 미묘한 자존심 대결은 연에가에서는 '공공연한 비밀'이었다. SM과 Mnet의 불편한 관계는 이미 업계에서 잘 알려진 사실. Mnet의 음원 사이트인 엠넷닷컴에는 SM 소속 가수들의 음원이 일절 서비스 되지 않고 있다. 또 SM은 지난해 Mnet의 연말 시상식인 'Mnet Asia Music Award'(이하 MAMA)에 순위 공정성과 유료투표의 상업성을 문제 삼아 소속 가수들의 출연을 거부했다. 또 두 회사간 감정의 골이 깊어진 결정적 계기는 Mnet이 지난해 MAMA에 SM과 법적 분쟁중인 동방신기의 영웅재중 시아준수 믹키유천을 시상식에 세웠기 때문이다. 이를 계기로 동방신기 3인은 국내 활동의 기반을 마련했다.

그러나 워낙 거물들이 연관된, 민감한 사안이다 보니 호사가들도 쉽게 이야기를 꺼내지 못했다. 이 미묘한 관계가 스포츠조선 보도(10월 4일자) 이후 수면 위로 떠올랐다. 연예가 관계자들은 '울고 싶은데 빰 맞은' 심정으로, 양 기업간 다양한 비하인드 스토리를 옮기며 '확대 보도'를 하고 있다

호사가들의 분석을 뒤로하고 업계 고수인 SM과 CJ는 협력을 모색하고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방식도 철저히 프로답다. 기존 감정의 골이 깊어진 장르는 피해, 새로운 종목으로 바꿔탈 태세다. 영화 등 다양한 콘텐츠 생산 유통 과정에서 공동 작업을 전제로 다양한 라인들이 테이블을 함께 마련하고 있는 것.

2007년 소속 아이돌 그룹인 슈퍼주니어를 내세워 '꽃미남 연쇄테러사건'을 제작했던 SM은 당시 영화사업체 SM픽처스까지 설립하며 야심차게 영화 시장 진출을 시도했으나, 별재미를 못봤다. 충무로에서 오랜 노하우를 쌓아온 CJ와의 공조는 당장의 실익을 위해서는 당연한 카드다. 즉 같은 배를 타게 되면 아무리 적이라도 바람이 불 때 같이 노를 저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만들어지고 있는 것이다. 한 관계자는 "실익을 위해서는 언제든 테이블에 나올 수 있지 않겠느냐"며 "비즈니스 세계에서 두 고수간에 대외적으로는 훈풍이 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자고로 '넘버원'은 단 한명일 수 밖에 없다. 어제의 적이 오늘의 동지가 되는 일이 다반사인 연예계에서 이들의 관계가 어떻게 결정날 지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 이 과정에서 엔터테인먼트 시장의 패권을 결국 누가 쥐게 될지, 그 결정 과정에서 작용하게 될 변수는 수도 없이 많다. '흥정은 말리고 싸움은 붙이는'게 취미인 연예 관계자들이 이 양 기업 총수의 자존심 대결에 유독 재밌어하는 이유가 여기 있다.
이정혁 기자 jjangg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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