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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산=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V리그의 '제왕'이 달라졌다. 33세의 나이는 잊었다. 전성기 시절 못지 않은 화력으로 코트를 지배했다.
세월엔 장사가 없는듯 했다. '무적' 삼성화재를 이끌던 레오지만, V리그에 복귀해 OK금융그룹 유니폼을 입은 뒤 2시즌 연속 봄배구에 실패했다.
스스로를 다잡고 또한번 도전했다. 구단도 레오의 기량이 건재할 때 성과를 내자는 공감대가 있었다. 일본 배구의 명장 오기노 마사지 감독을 영입하며 의욕이 넘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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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3라운드 전패. 6연패의 수렁에 빠졌다. 오기노 감독이 "혹시 내가 추구하는 배구가 잘못된건 아닐까?"라며 좌절했을 만큼 끝이 안보이는 터널이었다.
그 부진의 중심에 레오가 있었다. KB손해보험의 12연패를 끊어준 3라운드 KB손보전부터 공격 성공률이 50%를 밑돌기 시작했다. 급기야 5연패째인 한국전력전에선 단 2점, 공격성공률 8.33%를 기록하는 굴욕에 직면했다. 한국은 물론 선수생활 평생 6연패는 처음이었다.
오기노 감독은 레오와 터놓고 이야기를 나눴다. 평생 팀원 전체가 톱니바퀴처럼 맞아들어가는 조직력의 배구를 추구해온 그다. 하지만 "난 타고난 해결사다. 공을 더 많이 때리게 해달라"는 레오의 부탁을 들어주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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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스바니도 38득점으로 분투했지만, 승자는 레오였다. 5세트에도 하늘을 찌를듯한 타점이 돋보였다. 블로킹 위에서 내리꽂던 전성기 시절 그대로였다.
레오가 OK금융그룹에 입단한 이래 최다 득점, 한경기 40득점을 넘긴 건 6번째다. 하지만 공격성공률 70%를 넘긴 건 처음이다. 경기 후 만난 레오의 첫마디도 "공격 성공률이 높은 게 무엇보다 가장 기분좋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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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리고 성숙하지 못한 시절이었다. 재능과 점프만 믿고 배구를 했다. 이제 나도 경험이 쌓였다. 몸관리를 잘하고, 시즌 내내 꾸준한 기량을 보여주고 싶다. 나보다 팀 성적이 우선이다. 내 스타일은 V리그 다른 팀들도 잘 알고 있다. 오기노 감독님 덕분에 좀더 효과적인 공격을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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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산=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